- 수원지 공사로 이주 당해 형성
- 진해 웅동·웅촌 독립운동 발생지
- 해마다 관광객 2만5000명 방문
- 월하선생 문학관·생가 볼거리
- 김씨박물관 전축·TV 등 포토존
- 갤러리엔 다양한 주제 작품 선봬
- 소사주막 스토리텔링으로 주목
어른에게는 추억을, 청소년에게는 복고 감성을 전달하는 곳으로 명성을 얻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동 소사마을. 굴암산 자락에 자리 잡은 소사마을은 어린 시절 함께 동네를 뛰놀던 옛 친구들을 떠올리게 하며 괜히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 주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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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이자 승려이자 한학자인 김달진 선생을 기리는 김달진문학관 전경. 이종호 기자 |
이 마을은 근대에 만들어졌다. 1905년 일본이 조선에서 통감 정치를 실시한 이듬해 웅천군 서면과 중면 일대에 진해 군항 건설이 본격화되면서 진해군항과 도시에 용수를 공급하고 전기를 생산할 수원지가 필요했다. 1908년 소사천 상류에 소사수원지(지금의 웅동저수지) 공사가 시작될 무렵 심동마을, 들마을 등 7개 마을 주민이 강제로 이주당해 정착한 곳이 지금의 소사마을이다. 마을 남쪽 소사다리 일대는 웅동·웅천 독립운동의 발생지이기도 하다.
■월하 김달진문학관과 생가
소사마을 중심에는 이곳에서 나고 자란 김달진 선생을 기념하는 김달진문학관이 있다. 시인이자 승려이자 한학자이자 교사였던 김달진 선생이 일생을 살았던 소사마을에 2005년 개관한 문학관은 생가와 함께 주변 볼거리가 많아지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방문객이 늘어난다. 김달진문학관은 한국문학관협회의 2016년 올해의 최우수 문학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층 전시관에는 김달진 시인의 생애와 시, 자필 원고, 도서, 사진 등이 전시됐다. 또 시인이 사용하던 토시, 사진, 전화기, 사위에게 쓴 편지, 시계, 면도기 등 유물과 유품을 만날 수 있다.
김달진문학관 내 한쪽에 우뚝 솟은 340년생 팽나무 아래를 자세히 보면 신기하게도 마치 큰 두꺼비가 붙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관광객에게는 두꺼비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문학관 바로 맞은편에는 김달진 시인의 생가가 있다. 이곳은 2004년 1600여 ㎡(500여 평) 규모로 복원했다. 생가 마당에는 100년이 넘은 가죽나무와 감나무가 오랜 연륜을 보여준다. 김달진문학관 심화선 학예사는 “수학여행, 현장학습 등으로 많은 학생이 문학관을 찾는다”면서 “매년 9월에 진행하는 김달진문학제는 ‘국제 시 낭송 콘서트’ ‘동화구연대회’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관광객에게 흥미를 더해 준다”고 소개했다. 특히 문학관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인 ‘꿈나라 토요문화학교’는 큰 인기를 끈다. 매년 3기수(기수당 20명을 대상으로 8주 기간)로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할 정도다. 문화학교 수업을 담당하는 문학관 상주 작가인 이서린 시인은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과 함께 ‘놀고 글쓰기’를 하는 시간이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뛰어놀며 느낀 소중한 감성을 시로 표현하는 시간이 아이들은 물론 저에게도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다”고 말했다.
■시간이 멈춘 ‘김씨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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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을 시간여행으로 이끄는 김씨박물관 모습. 이종호 기자 |
김달진 생가에서 북쪽으로 길 건너 김씨박물관으로 가는 길목에 접어들면 마치 시간여행을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세월의 희로애락을 온몸으로 받아낸 칠이 벗겨진 간판이 방문객을 20세기 초·중반으로 데려간다. 이곳은 가정집을 개조한 개인 박물관으로 1900년대 생활상을 담은 전축, 영사기, 다이얼 전화기, 시간이 멈춘 괘종시계, 텔레비전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씨박물관 주인은 김현철(67) 씨다. 그는 30여 년간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근현대 유물을 수집해오다 1930년대에 지어진 어머니가 살던 가정집에 2009년 박물관을 개관했다. 소사마을을 찾은 관광객에게는 최고의 포토존으로 꼽힌다.
김씨박물관에서 50여 m 떨어진 곳에는 김 씨가 운영하는 또 하나의 스토리텔링 박물관인 ‘소사주막’이 있다. 이곳은 김 씨가 마산·진해 근대 생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구식 의복과 교복, 담배, 교과서, 사진기 등 생활용품이 이곳을 찾은 관광객을 추억 속으로 이끈다. 소사주막이라는 명칭은 개화기 때 실제로 존재했던 소사주막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박배덕 갤러리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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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바라기 등 다양한 조형물이 눈길을 사로잡는 박배덕 갤러리 마당 전경. 이종호 기자 |
소사마을을 관통하는 소사천 상류 웅동저수지 아래에는 박배덕 갤러리마당이 문화 공간으로 조성됐다. 소사마을에서 갤러리로 가는 길에서는 담장에 그려진 벽화를 감상할 수 있다. 갤러리마당에 들어서면 많은 작품이 눈길을 끈다. 다양한 주제를 가진 설치 미술도 있고 포토존, 해학적인 미술품, 철학적인 의미를 담은 작품이 구석구석 전시돼 있다.
작품 수가 많아 사진을 찍어가며 제대로 구경을 하려면 한두 시간은 훌쩍 지나가 버린다. 알록달록한 색감부터 단조로운 흑백의 묘미까지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소사마을은 2015년 SNS가 한창 인기를 끌기 시작할 무렵에는 4만여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의 절정기를 누렸다. 이후에도 해마다 2만5000여 명의 관광객이 문학여행과 더불어 추억여행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