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 협약 중 ‘사권 조항’ 빌미로
- “국유지 2239㎡도 사권” 주장
- 삼정기업 “부산시 논리 억지”
지난해 폐장한 부산 유일의 동물원 ‘삼정더파크’의 매수 의무를 두고 운영사와 소송 중인 부산시가 ‘민간인이 공동 소유 중인 땅이 향후 시의 동물원 부지 운영 계획을 방해할 것’이란 기존 매수 거부 근거에 더해 ‘국유지도 시의 온전한 권리 행사를 막는 장애물로 봐야 한다’는 논리를 추가했다.
원만한 운영 재개 논의가 날아간 상황에서 ‘적자 동물원을 떠안지 않겠다’는 시의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향후 제3자에 의한 동물원 운영 등의 방안을 마련하기가 한층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는 지난달 17일 열린 ㈜삼정기업과의 삼정더파크 매입 의무 관련 민사소송 1차 변론에서 ‘국유지도 사권(私權)’이라고 주장했다. 사권이란 사법 관계에서 개인 재산으로 인정되는 권리를 말한다. 시는 ‘동물원 부지에 사권이 없어야 한다’는 협약 조항이 있다는 점 등을 매수 거부 근거로 내세웠다. 처음 시가 사권이 형성됐다고 주장한 땅은 부산진구 초읍동 43의 10번지(1만1088㎡)에 국한됐다. 이곳은 삼정기업의 토지 신탁사 KB부동산신탁㈜이 민간인과 땅을 나누어 가진 공유지분이다.
그런데 소송이 진행되면서 시는 새 논리를 추가했다. 동물원에 중앙부처 등이 소유한 국유지 2239㎡가 존재하는데, 이 또한 시의 온전한 권리 행사를 막는다는 점에서 사권이라는 거다. 시 관계자는 “사권으로 지목된 땅을 두고 2019년 7월부터 5차례 땅 소유자와 삼정 등 간의 협의를 주선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소송까지 간 이상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삼정기업 박상천 전무는 “사권 조항은 원래 동물원 매점 등 개인의 재산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로 삽입된 거다. 소송에서 이기려고 국유지도 사권이라 주장하는 건 억지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시의 논리가 받아들여지면 제3자 매각 등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의 국유지를 사려면 공개 입찰을 거쳐야 하는 등 과정상 애로사항이 있다. 동물원은 돈이 안 된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확인된 상황에서 사업상 난점이 추가되면 동물원을 매수할 민간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정기업은 지난해 6월 ‘시가 동물원 매수 협약을 이행하지 않는다’며 504억 원대 소송을 제기했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