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아침 국제신문으로 부산시교육청 직원의 내부 제보와 토로가 빗발쳤다. 제보의 요지는 “김석준 교육감이 소통하려는 의지가 없다. 시교육청을 비판하는 기사를 언론 보도 스크랩에서 누락시킨다”는 거였다.
지난 5일 김 교육감은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47분28초 동안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된 회견은 부산 시민과 시교육청 소속 3만5000명의 교직원과 공유됐다. 이날 회견에서 주된 이슈는 추락한 시교육청의 청렴도와 직무수행 지지도였다. 출입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고, 국제신문 6일 자 5면에도 ‘청렴도 직무수행도 낙제점…새해 숙제 떠안은 부산교육청’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하지만 시교육청 대변인실이 매일 부산지역 3만5000명 교직원에게 제공하는 언론 보도 스크랩에선 비판적인 기사가 모두 누락됐다. 스크랩된 20여 개의 기사 중 ‘부산 교육’ 관련 기사는 다섯 꼭지였는데, 이 중 2꼭지가 기자회견 내용이었다. ‘비대면 교육 본격화’ 같은 홍보성 기사만 담기고 비판적인 기사는 흔적도 없었다.
“뺀다고 모를 수가 있나. 직원을 기만하는 거다” “과거에는 취지만 공감되면 비판 내용이라도 교육감과 전 직원이 함께 공유했는데….” 꽉 막힌 언로에 직원들은 한숨을 내쉰다. 이런 ‘자체 검열’이 3만5000명 교직원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 행위는 아닌지 반문한다. 대변인실의 한 관계자는 “신년 기자회견인데 비판 강도가 너무 셌다. 비판적인 기사는 출력해 국장급 이상 간부에게 참고하라고 돌렸다”고 말했다. 또 신문사에 들어간 제보는 많은 직원의 생각은 아닐 것이며, 교육감에게 불만을 가진 소수일 거라는 의견도 전했다. 부산시를 비롯한 많은 공공기관은 언론 보도 스크랩을 만든다. 언론 보도를 통해 기관장을 비롯한 내부 구성원이 그 기관의 정책 방향과 잘한 일은 물론 비판에 대해서도 공유하기 위함이다. 잘한 일은 롤 모델로 삼고, 잘못한 일은 반면교사로 삼아 개선하자는 취지일 것이다. 부산시는 뼈아픈 비판 기사도 언론 스크랩에 담는다. 비록 순서는 홍보기사보다 뒤로 밀릴지라도 말이다. 부산시 시민행복소통본부는 “비판 기사는 당연히 아프고 민망하다. 그렇지만 외려 더 숙고해 스크랩에 넣고 간부와 전 직원이 볼 수 있게 한다. 그래야 조금씩 조직이 바뀌니까”라며 이유를 설명한다. 하위권을 면치 못하는 시교육청의 청렴도와 직무수행 지지도는 이처럼 매끄럽지 못한 소통이 근본 이유가 아닐까.
그래서 묻는다. “오늘 언론 스크랩에는 이 기자수첩 올려주실 거죠?”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