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차례 공모, 업체 안 나서 무산
- 세 번째 진행 중… 성사는 불투명
- 주민 “불황 핑계 市 너무 안일해”
경남 거제시가 숙원 사업으로 추진 중인 고현시외버스터미널 이전이 하세월이다. 이전을 추진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두 차례 공모 무산에도 거제시는 경기 불황 탓만 하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시민의 불만이 커진다.
14일 거제시에 따르면 도심 팽창에 따라 고현버스터미널을 연초면으로 옮기기 위해 민간사업자 공모를 세 번째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한 업체가 의향서를 내 오는 3월 2일까지 최종 제안서를 받을 계획이지만 제출 여부는 불투명하다. 실제 2018년 12월과 2019년 10월, 두 차례 공모에서도 모두 의향서를 낸 업체는 있었지만 최종 제안서를 접수하지 않아 무산됐다.
이번 세 번째 공모 역시 지역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낙관적이지 않다. 장기간 불황인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막대한 자금 조달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시는 업체가 최종 제안서를 낼 경우 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제안서 통과 여부를 심사할 계획이다. 하지만 앞선 사례처럼 최종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제출하더라도 부결되면 사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시는 별다른 대책 없이 업체의 최종 제안서 제출 여부를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터미널 이전에는 1100억 원 이상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업은 민간사업자가 개발 방식을 제안하고 재원을 투자하는 수익형 민자사업 방식이다.
거제 최대 도심인 고현동에 자리 잡은 고현버스터미널은 1995년 문을 열었다. 당시에는 버스 노선이 많지 않았고 주변도 복잡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현동이 지역 최대 도심으로 팽창하면서 여러 문제가 생겼다. 시내·시외버스터미널을 겸하면서 주변 교통 정체가 심해졌고 사고도 잇따랐다. 또 부지가 협소하고 건물이 낡아 이용객 불편도 커졌다.
이에 따라 시는 2009년 터미널 이전 방침을 확정했고 2015년 용역을 거쳐 연초면 연사리 8만516㎡ 부지를 낙점했다. 고현터미널과 직선거리로 2.5㎞ 떨어진 곳으로 시는 이곳에 시내·외버스터미널을 비롯해 차고지와 주유소, 유통 판매시설 등을 갖춘 복합터미널 건설을 구상 중이다. 하지만 민간사업자 참여가 이뤄지지 않아 제자리를 맴돈다.
터미널 이전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의 목소리가 거세진다. 업체가 최종 제안서를 내기만 기다릴 게 아니라 거제시가 두 차례 무산된 원인을 파악하고 보완해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시민 김모 씨는 “사업자가 안 나서니 어쩔 수 없다는 건 너무 안일한 행정이 아니냐”며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