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부·대학원 주장에 일리 있다”
- 대학본부 측 기존 안건에 제동

코로나19로 학내 시설 이용이 제한되면서 학부와 대학원생이 각각 등록금 인하와 동결을 요구해 갈등을 빚고 있는 부산대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 국제신문 지난 11일 자 8면 등 보도)가 새 국면을 맞았다. 동문회 위원이 “후배들 주장에 일리가 있다”며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대학 측의 표결 강행이 어려워졌다.

부산대는 지난 15일 제2차 등심위를 열었다고 17일 밝혔다. 위원 10명 중 학부생 위원을 제외한 7명이 참석해 정족수를 채웠다. 하지만 대학본부 바람과는 달리 ▷학부생 등록금 동결 ▷대학원생 등록금 1.2%(인상 가능 최고율) 인상안을 표결에 부치지 못했다.

참석 위원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동문회 최승조 위원이 후배들 주장에 힘을 실었다. 최 위원은 “코로나19 탓에 수업과 등교, 학내시설 이용 등에 큰 제약이 생겨 사용자로서는 등록금 조정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수년째 등심위에 참여했는데 올해 후배들의 근거는 매우 탄탄하다. 오히려 대학본부가 사전에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는 등 설득에 소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위원은 또 “부산대 등심위는 늘 합의를 존중했다. 위원 3분의 1을 차지하는 학부생을 배제한 상황에서 표결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심의위원 10명 가운데 5명(학부 3, 대학원 1, 동문회 1)이 등록금 안건 조정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아 대학본부로서는 표결 강행이 어려워졌다.

앞서 대학본부는 학부생 등록금 동결, 대학원생 등록금 인상안을 등심위에 상정했다. 이에 맞서 재학생 위원은 학부생 등록금 인하, 대학원생의 경우 동결 또는 인상에 상응하는 복리후생 확대안을 요구했다. 대학본부는 늦어도 이달 말까지 등록금 심의를 끝내야 해 설득과 합의점 도출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학부 총학생회가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923명 가운데 87.4%(장학금 수령자 제외)가 현행 등록금 액수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