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감염 전담병원 추진했지만
- 건물 세입자 반발에 없던 일로
- 전문가 “고위험 시설 대책 필요”
감염병에 취약한 요양병원 내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부산지역 코로나19 치사율이 전국 평균에 배에 달하고 있다. 노인 요양시설은 감염 예방뿐만 아니라 발생 이후 대응 체계도 중요하다. 하지만 감염병 고위험군의 중증 진행을 막기 위해 추진하던 전담 요양병원도 차질을 빚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의 코로나19 감염병 현황을 보면 20일 기준 누적 확진자 2462명 중 사망자는 85명(요양병원 관련 67명)으로, 치사율은 3.4%다. 이는 누적 확진자 7만3518명 가운데 1300명이 사망한 전국 평균 치사율 1.7%의 배이다.
지난해 11월 25일까지만 해도 누적 사망자는 15명에 머물렀다. 하지만 인창요양병원을 시작으로 학장성심요양병원, 제일나라요양병원, 해뜨락요양병원, 파랑새노인센터 등에서 잇따라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두 달도 되지 않아 69명이 사망했다. 부산 전체 코로나19 사망자의 80%가 이 기간에 발생한 것이다.
치사율은 같은 기간 2.2%에서 3.4%로 증가했다. 7대 특·광역시 중에선 울산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울산 역시 최근 240여 명의 관련 확진자가 나온 양지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치사율이 높아졌다. 도시별 코로나19 치사율은 ▷서울 1.2% ▷인천 1.2% ▷대구 2.5% ▷대전 1.2% ▷광주 0.9%다.
요양병원 환자는 고령에 기저질환까지 안고 있어 중증으로 쉽게 진행돼 사망할 확률도 높다. 최근 부산대 의대 연구진은 노령층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한번 침투하면 리보솜 스트레스 반응이 증가해 장기 손상 등으로 치사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부산시는 요양병원 집단감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방역수칙 강화 및 종사자 동선 관리 등을 강화하고 있지만, 발병 후 대응 체계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요양병원에서 확진된 사람 가운데 증상이 없거나 경증인 환자를 따로 옮겨 치료하는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을 추진했지만, 협의 중이던 병원이 포기하면서 최근 무산됐다. 같은 건물을 쓰는 다른 세입자가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전환에 반발하면서 승인 일주일만에 없던 일이 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변이 바이러스 등 여러 위험이 상존한 상황에서 또 다시 요양병원 집단감염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고위험 시설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동안 요양병원 감염 환자를 맡아온 부산의료원 의료진의 피로도가 높은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경기도는 지난 19일 도내 요양병원과 요양노인시설에서 집단감염이 지속하자 민관협력형 ‘의료자원 확충 및 감염취약시설 보호를 위한 전담조직(TF)’을 구성하고 감염 취약시설 예방대책과 집단감염 발생 이후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