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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498> 배달과 박달 : 밝게 살자

  • 박기철 경성대 교수
  •  |   입력 : 2021-01-25 19:57:29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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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은 부지런하여 배달(配達, delivery)을 잘 하는 민족이었을까? 그런 민족은 우리 말고도 많다. 인도에 사는 인디언들은 오토바이도 아니고 대중교통으로 도시락을 나르는데 배달 실력이 출중하다. 우리는 원래 배달(倍達)국 민족이었다. 도대체 배달이란? 1배 2배 3배 할 때의 곱 배(倍)와 통달할 달(達)로 이루어진 배달! 하나를 알면 곱으로 통달하는 배달민족일까? 억지다. 하나의 한자가 여러 뜻을 가졌다지만 아무리 여러 뜻들을 이리저리 이어 풀려 해도 도무지 알 수도, 알 리도, 알 길도 없다. 배달민족의 배달은 비슷한 발음의 한자어를 빌려 만든 음차어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인정한다면 배달의 뜻을 알 법도 하다.

   
어원에 관해선 100% 딱 맞는 정설(正說)이 없다. 다만 그렇게 하기로 사회 공동체 구성원들끼리 정한 정설(定說)이 있다. 낭설(浪說)도 가설(假說)도 통설(通說)도 있다. 여러 설들이 복잡 난해하다. 필자는 그러한 설들을 하나하나 살피고 가로지르며 나름의 해설(解說)을 통해 배달에 관한 일설(一說)을 보태고자 한다. 그럴 듯한 잡설(雜說)이길 바란다.

배달은 박달과 같은 말이다. 한민족의 시조인 단군(檀君)에서 단(檀)은 박달나무 단이기 때문이다. 왜 하필 박달나무일까? 삼국유사에 이에 관한 신화적 기록이 있다. 하늘 나라를 다스리는 환인(桓因)의 서자인 환웅(桓雄)이 이 땅에 내려왔다. 내려와 정착한 장소가 신단수(神壇樹) 아래다. 여기서 단(壇)은 박달나무 단(檀) 아래였을 것이다. 아마도 박달나무 아래가 유난히 밝았기에 그 곳에 자리잡았을 것이다. 그 곳에 제단(祭壇)을 쌓으며 박달국, 즉 배달국인 환국(桓國)을 세웠다. 환국을 다스리던 환웅은 웅녀와 혼인하여 아들을 낳았다. 단군이다. 단군은 단국지군(檀國之君)의 줄임말이다. 단국의 임금이다. 단군은 단기1년, 즉 BC 2400년에 조선을 세운다. 이성계가 세운 조선과 비교하기 위해 고(古)조선이라 부른다.

   
환국→단국→조선의 순으로 명칭이 달라졌다.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환은 크다는 뜻과 함께 밝다는 뜻도 있다. 그러니 환국은 환하고 훤한 밝은(桓) 나라다. 밝은 땅을 뜻하는 배달의 나라와 같은 뜻이다. 단이 뜻하는 박달나무는 밝은 땅인 배달에서 자라는 나무이다. 그래서 백달나무로도 쓰였다. 백달국인 단국도 밝은(白) 나라다. 조선에서 조(朝)는 밝은 아침이며 선(鮮)은 빛날 선이다. 밝게 빛나는 조선이다. 도읍지인 아사달도 아침 해가 뜨는 밝은 땅이란 뜻이다. 결국 공통점은 밝음이다. 배달은 밝다(bright)는 뜻이다. 우리 한민족은 선교(仙敎), 풍류도와 같은 맥락인 밝도(道), 밝사상을 따르며 살았었다. 밝음을 추구하며 살던 배달국의 배달족이었다. 역시 밝은 햇빛이 비추는 울타리(韓) 나라인 한국(韓國)에서 배달민족의 맥을 잇는 우리도 밝게 살아야 하겠다. 배달=백달=박달=밝달! 밝게 살자! 맑고 밝게 맑밝자!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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