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도 어려움 함께할 것”
경남 양산시 평산동의 한 건물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한 세입자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월 임대료 전액을 받지 않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려 가슴을 훈훈하게 한다.
평산동의 지상 4층 건물 신일빌딩 건물주인 최일환(67) 대표는 올해 1월 임대료를 전액 감면했다. 세입자는 모두 11명으로 월 임대료만 해도 900만 원 안팎에 이른다. 최 대표는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하반기에도 두 차례에 걸쳐 임대료를 받지 않았다.
이 건물에는 노래방, 음식점, 부품점, 인력사무소, 중개업소 등 다양한 업종의 업소와 교회가 들어서 있다. 모두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손님이 급감한 업소여서 최 대표의 임대료 감면은 큰 도움이 된다.
세입자들에게 또 하나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최 대표가 8년 전 이 건물을 인수한 이후 관리비는 물론 상·하수도료도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세입자들은 전기료만 부담한다. 건물을 인수한 최 대표가 세입자들의 편의를 위해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도 했다. 임대료도 주변 건물과 비교하면 싼 편이다. 이 건물 4층 전체를 임차한 참행복한교회 민병수 팀장은 “코로나19로 그동안 예배가 전면 금지되면서 어려움이 컸는데 최 대표의 선의가 눈물겹도록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힘들게 자라 어려운 사람의 심정을 잘 안다. 그래도 세입자들보다는 내가 낫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감면을 결심했다. 앞으로도 세입자들과 어려움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덕계동의 한 주민은 “상가를 여러 채 가진 건물주도 임대료가 조금이라도 밀리면 나가라고 닦달하는 게 요즘 인심인데 최 대표의 착한 베풂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자신의 얼굴과 임대료 감면 이야기가 알려지는 것을 꺼렸다. 모두가 힘들 때 조금 도와주었을 뿐인데 자랑거리가 못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최 대표는 부산 강서구 범방동에서 30년 이상 6만6000㎡(2만여 평) 규모의 밭에서 미나리를 재배하며 번 돈으로 8년 전 이 건물을 매입해 관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