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마항쟁 전초 ‘9·17 못골 시위’ 주역, 명예회복 길 열렸다

김맹규 등 8명 항쟁 관련자 지정…심의 대상 기간 확대로 인정받아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1-01-27 19:51:14
  •  |   본지 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반유신 선언문 낭독 후 구속 고초
- 한달 뒤 부산대 시위에 영향 평가

1979년 10월 16일 부마민주항쟁의 전초적 사건으로 평가받는 ‘9·17 못골 시위’의 주역들이 부마항쟁 관련자로 공식 인정됐다. ‘부마민주항쟁 진상 규명 및 관련자 명예 회복 심의위원회’는 지난 21일 열린 본회의에서 ‘9·17 못골 시위’의 주역 김맹규 씨 등 8명을 부마민주항쟁 관련자로 지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시위는 1979년 9월 17일 부산 남구 대연동 부산공업전문대학(현 부경대) 교내에서 일어난 반유신·반독재 투쟁이다. 위원회는 9·17 시위가 그해 10월 16일 부산대에서 촉발된 부마항쟁에 영향을 줬다고 봤다.

위원회에 따르면 못골 시위는 당일 낮 12시30분께 일어났다. 이들은 메가폰으로 사이렌을 울려 학생 500여 명을 주강의동 인근 게시판 앞으로 모은 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하야와 유신 철폐를 요구하는 선언문을 읽었다. 학내 독서 모임을 꾸려 시국을 논해온 이들은 그해 8월 서울 신민당사에서 일어난 ‘YH무역 사건’에 분개한 것을 계기로 시위를 준비했다.

당시 선언문은 부산 천주교 교구청에서 빌린 등사기와 줄판을 이용해 등사됐다. 600장의 선언문이 배포됐으나 현재는 남아있지 않다. 시위를 주도한 김 씨와 신홍석, 서석권 씨는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됐다가 그해 12월 8일 긴급조치가 해제되면서 82일 만에 풀려났다.

학생들 앞에서 선언문을 낭독한 신 씨는 부산대 항쟁의 주역 정광민 10·16부마항쟁연구소 이사장의 고교 동창이다. 부마항쟁을 기록한 조갑제의 저서 ‘유고!’를 보면 당시 시위를 준비하던 신 씨는 정 이사장에게 계획을 알린 뒤 부산대도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 이사장이 “분위기가 충분히 익지 않아 자신이 없다”며 거절해 무산됐다.

2015년 부경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 이사장은 “친구 홍석이가 시위를 제안했지만, 처음에는 거절했다. 그러나 9·17 이후 친구가 옥살이하는 것에 일종의 부채 의식을 느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9·17 항쟁은 내가 부마항쟁을 결행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 바 있다.

애초 9·17 시위 당사자들은 2017년에도 위원회에 관련자 심의를 신청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1979년 10월 16일부터 10월 20일까지 일어난 사건에 국한해 의결이 이뤄진 탓에 기각됐다. 지난해 6월부터 해당 기간을 전후해 일어난 사건 또한 심의 대상에 포함되면서 마침내 관련자로 인정받게 됐다.

9·17 시위 주역 중 한 사람인 신 씨는 “부끄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1979년 9월 16일 해운대 최치원 동상 앞에서 시위 계획을 짜고 이틀 뒤 9월 18일 진행하려 했다. 모든 부산시민과 대학생이 이날 광복동 부영극장에 집결해 국기하강식 때 애국가를 제창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 하야와 유신 철폐를 요구하는 대중 시위에 돌입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시위를 실질적으로 이끈 김 씨의 계획이 대학교수에게 발각돼 김해 한 사찰에 감금된 터라 무산될 위기였지만 학내에서나마 뜻을 밀고 나가게 됐다”며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산화한 분들도 계신다. 그들을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이 울컥한다. 살아 있는 나로선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했다. 신심범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3. 3“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6. 6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7. 7[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8. 8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9. 9“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10. 10[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1. 1[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2. 2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3. 3[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4. 4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5. 5'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6. 6'광대극'’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7. 7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8. 8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9. 9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10. 10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1. 1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2. 2“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3. 3[속보]돌아온 ‘부캉이’, 식지 않는 인기…누적 방문객 80만 넘어
  4. 4"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5. 5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6. 6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 급증… 재정 부담 가중될 듯
  7. 7"산업용 차등요금제, 기업의 지역이전 효과 극히 불투명"
  8. 8카카오 월4900원 멤버십 출시…네이버 쿠팡과 3파전
  9. 9미래대응기금, 국감 쟁점 부상…국회 "재원 지속가능 의문"
  10. 10SK지주 최태원 지분율 3% 하락…최 회장 재산분할 자금 충당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3. 3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4. 4“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5. 5AI 성착취물 텔레그램방 ‘그놈’…잡고 보니 경찰관
  6. 6부산·울산·경남 일부 비…낮 최고 23∼26도
  7. 7울산바위 배경으로 사진 찍다 추락한 70대 등산객 숨져
  8. 8“차량 흔들린다” 술 취해 소화기로 버스기사 폭행한 60대
  9. 9ADHD 치료제 처방 2년 새 38% 급증…“공부 잘하는 약 없어”
  10. 10"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1. 1“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2. 2‘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3. 3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4. 4[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5. 5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6. 6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7. 7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8. 8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9. 9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10. 10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우리은행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교통취약지 ‘버스형 콜택시’ 도입, 울주 전역 도시가스 공급도 추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