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소 위치·의회 구성 방법 등
- 쟁점·이견 추리는 과정 급선무
- 3개 시·도 의원 모든 논의 참가
- 각 의회 조례 제정해 뒷받침을
- 연합장 선출 제일 민감한 문제
- 순번제·연임 금지 바람직할 듯
- 과세권 없어 분담금 갈등 가능성
- 공동자격시험 등 재정구조 필요
- 고향세 도입도 방안될 수 있어
- 행정적 필요에 의한 결정 아닌
- 주민 이익 위한 협의 이뤄져야”
개정 지방자치법(전부 개정법률안 지난해 12월 국회 통과)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특별지방자치단체다. 그 설치와 기관 구성·운영 등의 근거가 법 규정으로 마련된 것이다. 이는 2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광역적 사무를 처리하는 기관을 뜻한다. 하지만 이를 설치 운영하는 작업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국내에 전례가 없고, 풀어야 할 난제가 많아서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최초의 특별지방자치단체, 동남권 특별연합 설치 프로젝트’를 제안했던 이정석 부산연구원 연구위원과의 인터뷰로 추진방향과 주요 쟁점 등을 짚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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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석 부산연구원 연구위원은 “광역연합의 규약 제정과 조직 구성, 지역별 연합의원 수 결정 등 여러 과제를 원만히 풀어 나가기 위해서는 3개 시·도의 협력과 양보·배려 자세, 주민 홍보·의견수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
-주지하듯 법 개정으로 동남권 특별지자체(광역연합)의 길이 열리게 됐다.
▶사실, 종전 지방자치법에도 그 근거가 있었다. 제2조(지방자치단체 종류) 4항이 그것이다. 즉, ‘특별지자체의 설치·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돼 있었다. 그러나 실행되지 않았다. 중앙정부가 별도 시행령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에 의지가 없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제도의 필요성과 지방의 목소리가 높아지다 보니, 특별지자체 규정을 아예 개정 법률(제12장)에 집어넣게 된 셈이다.
-그런 만큼 의미가 적지 않아 보인다.
▶종전에는 (자치단체들이) 마음을 먹어도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서로 협력할 의지가 있고 공동 사무를 발굴해 선정하면 실행할 수 있게 됐다.
-새삼스러운 얘기지만, 부울경 메가시티 구축과 동남권 특별연합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보다 지역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다. 수도권 일극체제와 ‘인구 절벽’, 지방 재정난, 주민복지 및 광역행정 수요 증가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역이 뭉쳐야 한다. 그리고 세계의 광역권 발전 추세, 해외 대도시권들과의 경쟁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존 부울경 3개 시·도 행정협의회나 자치단체조합 등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요인도 큰 것 같다.
▶그렇다. 행정협의회는 어떤 사안이 있을 때 단체장들이 모여 협의하는 것이다. 하지만 결렬되면 서로 등을 돌린다. 그래서 문제 해결이 잘 안 된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처럼) 조합방식은 각자 이해관계로 인해 불협화음이나 다툼이 적지 않다. 조합회의 자체도 두 지역의 공무원·전문가들로 이뤄져 주민대표성에 문제가 있다. 또 특정 사안을 다룰 때 주민 이익보다는 행정에 필요한 협의를 하는 측면이 강하다. 그렇다 보니, 주민 대표성 확보와 업무의 효율적 처리 등을 위한 수단으로 광역연합 도입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개정 지방자치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발효된다. 준비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꼽아달라.
▶규약 제정이 핵심이다. 이는 특별지자체의 헌법과도 같다. 그 설치 목적부터 관할 구역, 사무소 위치, 사무 처리를 위한 기본계획, 연합의회 의원과 집행기관장(연합장)의 선임방법, 그 외 특별지자체 구성·운영에 필요한 제반 사항들이 포함된다. 규약은 구성 자치단체들 각자의 지방의회 의결을 거쳐 행정안전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 아울러 어떤 것을 광역사무로 정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예컨대, 교통 분야 중 광역간선망을 정했다면 3개 시·도는 그 업무를 취급하지 않고 광역연합의 해당 조직이 맡아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무엇보다 3개 시·도의 공동준비단을 설치해 가동하는 게 가장 급선무다. 여기에서 규약안을 만든 후 그것을 각 시·도에 제출해 논의해야 한다. 그리고 여러 쟁점과 이견을 추려내서 이를 다시 조정해야 할 것이다.
-최종 규약안을 각자 의회가 반대하면 혼란스러울 수 있을 텐데.
▶그런 점을 감안해 부울경 시·도의원들이 모든 논의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각 의회에 특별위원회를 만들어서 의원들이 미리 학습하고 협의해야 추진 과정에서 마찰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각 의회가 메가시티 추진 지원 조례를 제정해 뒷받침하는 게 필요하다.
-다른 쟁점 사항은 무엇인가?
▶연합의회 의원 및 기관장 선출과 관련된 것이 제일 민감한 문제일 것이다. 의원 전체 정수와 지역별 의원 수를 몇 명으로 할지 정해야 한다. 특히 연합장(기관장)을 뽑는 문제로 자칫 정치적 다툼이 생길지도 모른다. 3개 시장·도지사가(서로 맡겠다고) 다 나오면 (연합의회에서 선출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따라서 순번제나 윤번제로 하고, 연임은 금지하는 게 바람직할 듯하다.
일본 간사이는 광역연합의원 및 연합장을 간선으로 뽑지만, 법률에는 주민 직선도 허용하고 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지역연합은 의원을 주민 직선으로 선출한다. 우리도 향후 연합체제 정착으로 직선제가 도입될 경우, 현행 4대 지방선거에서 5대 혹은 6대 지방선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연합 본부의 사무소 입지도 민감한 문제로 지적된다. 간사이 광역연합이 중심도시인 오사카에 본부를 둔 점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특별연합의 재원(소요 경비)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법률에는 구성 자치단체들의 인구, 사무처리 수혜범위 등에 따라 분담하도록 돼 있다(특별회계 설치·운영). 또 국가 위임사무는 재정 지원을 받는다. 하지만 분담금을 놓고 불만이 나올 수 있다. 과세권이 없다는 점도 근본적 한계다. 따라서 분담금을 최소화하면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재정구조를 갖춰야 한다. 간사이 광역연합은 자격시험이나 면허 등을 공동 시행해 수수료 수입을 가져간다. 부울경이 국가 공모사업을 같이 신청해 지원금을 따내거나, ‘고향세’를 도입해 운영재원으로 돌리는 것도 한 방안이지 싶다. 직원 인건비의 경우 정부가 지원하도록 요청할 수도 있다.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부울경 3개 시·도가 법률 시행 전까지 적극 협력해 동남권이 전국 최초의 시범 실시 추진지역으로 지정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 지역의 모델이 국내 표준이 될 수도 있고, 동남권 특별연합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상호 합의와 실현이 비교적 쉬운 공동사무부터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성과를 관리·공유해 나가야 한다.
-끝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지역 주민들의 인식과 이해도를 높이는 작업이 절실하다. 특별지자체에 대해 정확히 알리고, 3개 시·도의 연합체제가 이뤄지면 지역 주민 입장에서 무엇이 좋은가를 쉽고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광역적 공공서비스제공과 역내 이동 편리성 향상, 복리 증진 등 본질적 측면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권역별 혹은 지역별 설명회나 공청회를 개최해야 하겠다. 구시영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