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금정구 지원 등 통해
- 외대 정문~이슬람부산성원 2㎞
- 아세안 푸드거리 등으로 특화
- 각국 언어 관련 전공학생들
- 창업 상인에 나라별 문화 조언
- 이색 도시재생 프로젝트 기대
- 동남아와 교역 중인 지역 기업
- 실무 원스톱 지원 공간 설치 계획
- 아세안 언어 평가시스템도 구축
‘지역대학 위기 타개책, 총장에게 묻는다’는 국제신문의 기획 취지에 공감했다며 김홍구 부산외국어대학교 총장은 직접 쓴 이메일을 보내며 의욕을 보였다. 김 총장은 부산외대가 ‘지역 최대 규모의 외국어 특화대학’임에도 현재는 저평가돼 움츠린 상태지만, 뚜렷한 청사진을 제시해 공감을 얻으면 전국서 인재가 몰려 들어 도약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아세안 10개국과 협력하는 ‘신남방 정책’을 위한 국내 첨병(尖兵)을 키우는 요람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 학생이 도시재생 촉진자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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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구 부산외국어대학교 총장이 금정구 일원에 조성할 아세안 국가의 음식을 주제로 특화시킨 글로벌 테마거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
김 총장이 구상하고 있는 4개 분야의 ‘위기 타개책’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글로벌 테마거리 조성’이다. 숙명여대가 서울 용산구 등이 투입한 100억 원대 예산을 지원받아 청년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에 나선 것처럼 부산외대도 ‘부산형’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와 금정구의 예산 투입 규모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사업 내용과 전략은 꽤 구체적이다.
글로벌 테마거리 조성은 금정구 남산동 부산외대 정문~부산도시철도 1호선 남산역~한국이슬람부산성원으로 이어지는 2㎞ 구간을 ‘아세안 푸드거리’ 등 신남방 정책에 연관된 주요 국가의 특화거리로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맛보는 곳’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수준을 훨씬 넘는다. 지역상인과 부산외대 학생, 청년창업가가 협업해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특화된 상권으로 변모시키는 프로젝트다.
테마거리의 마중물은 세계 각국의 전통음식이다. 여느 국내 베트남 음식 체인점이 본사에서 알려주는 요리법에 따라 쌀국수를 만들고 영업했다면, 테마거리 음식점은 맛에 문화를 더한다. 부산외대 언어 관련 학과 전공자는 부산 본교에서 3년을 배우고 전공 언어의 국가에서 1년을 공부한다. 현지의 역사·정치·문화·경제에 관한 식견이 비전문가에 비할 바 없이 뛰어나다.
김 총장은 “부산외대 청년이 아세안 푸드거리의 ‘전문 교류 촉진자’ 역할을 할 것이다. 단편적으로 레시피에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아세안 음식 창업을 준비하는 상인에게 각 나라의 문화에 관한 전문 교육도 한다. 이를 통해 국가별 특색을 반영한 음식점과 다양한 분야 청년 스타트업이 자리를 잡으면 이색적인 글로컬(글로벌+로컬) 테마거리가 조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화 거리가 조성되면, 국내 관광객뿐만 아니라 해외 유학생과 외국인 노동자로 북적댈 수 있다고 김 총장은 기대한다. 그는 “근처에 범어사가 있어 불교 국가 출신 유학생이 매우 흥미롭게 여긴다. 근처에 이슬람 성원도 있다. 스토리를 어떻게 입히느냐에 따라 다양한 관광객 유입 전략이 수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외국 정부와 협력하면 이 테마거리가 각국의 특산품 등을 교류하며 소통하는 ‘한·아세안 소통 1번지’가 될 것으로 김 총장은 생각한다. 그는 “대학과 지자체가 협의해 추진하는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부산에서 어떤 성과를 내는지 꼭 보여주고 싶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 신남방 정책 실무 플랫폼 역할
김 총장은 부산이 국내 신남방 정책의 허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외대가 실무를 맡아 추진하는 플랫폼이 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 규모 있는 기업 상당수가 태국과 필리핀, 싱가포르 같은 아세안 국가와 교역하고 있는데 기업 투자와 관광 사업 같은 실무를 위해서는 서울 등 수도권을 왕래해야 해 번거로움이 많다.
부산외대에 이런 업무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공간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김 총장의 전략이다. 그는 “아세안 여러 국가의 무역 사무소나 관광청의 부산지사를 학교 유휴공간에 유치하겠다. 무역 상품 전시는 물론, 테스트나 투자 관련 실무를 이곳에서 지원한다면 각국 기업의 업무 부담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미 인적 인프라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부산외대는 한국외대에는 없는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 아세안 국가의 언어를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학과가 개설돼 있다.
이에 더해 정부의 ‘특수외국어사업단’ 시행기관에 선정돼 2018년부터 4년간 38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고 있다. 미얀마어 힌디어 등 8개 분야 외국어 교육과 ▷언어 관련 취·창업 역량 강화 ▷국제교류 네트워크 고도화 ▷특수외국어 확산 인프라 구축 등을 진행한다. 부산외대는 이를 통해 ‘동남권 수출기업 실무인재 양성 거점대학’이 되고자 한다.
김 총장은 “영어를 토익으로 평가받는 것처럼 태국어나 라오스어 등 아세안 언어의 평가인증 시스템을 우리 학교가 구축 중이다. 그만큼 아세안 언어 역량만큼은 국내에서 우리 대학이 최고이며, 이 역량을 국내에서 발휘할 무대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