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푯값 대가로 5억 줬다” 폭로에도 처벌 못 하는 금권선거

작년 부산 중구청장 재선거 후보 권혁란 측 직원, 고발장에 기재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1-02-09 22:02:50
  •  |   본지 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경찰, 시효 지나 선거법 수사 못 해
- 죄목도 사기… ‘돈 회수’용 짙어
- 증거확보·자금추적 어려워 난감

지난해 치러진 부산 중구청장 재선거 당시에 일어난 매표 행위 의혹(국제신문 지난 7일 자 6면 등 보도)에 대해 수사 중인 경찰이 난감함과 자괴감을 호소하고 있다.

고발장에 ‘돈 선거’ 정황이 나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수사해야 하지만, 고발장이 접수될 당시 이미 6개월의 공소시효가 지났다. 여기에 고발장에 적시된 죄목도 사기 혐의로 기재돼 애초부터 고발인이 불법 선거 엄단보다는 ‘떼인 돈’을 돌려받겠다는 압박용으로 사건을 접수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부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신창요양병원 A 실장은 경찰에 제출한 고발장에 ‘현금 5억 원을 중구 한 예체능 단체 B 사무국장에게 전달했다’고 기재했다. 그는 재선거에 출마한 권혁란 신창요양병원장의 재산을 관리했다. 고발장 등에서 A 실장은 “권 원장의 재산 중에서 5억 원을 가져갔다. 그 뒤 승용차 안에서 B 사무국장에게 현금을 줬다”고 주장했다. 금품의 대가로 B 사무국장은 권 원장에게 8000표를 몰아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품을 건넨 측으로부터 ‘돈 선거’가 있었다는 구체적인 폭로가 제기된 셈이다. 그러나 중부서는 공직선거법상 금권 선거 정황에 대해서는 수사를 할 수 없다. 공직선거법 위반의 공소시효는 6개월로 짧다. 이번 고발은 중구청장 재선거가 열린 지난해 4월 15일로부터 9개월이 지난 지난달 4일 이뤄졌다.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불법행위의 당사자인 A 실장이 과감하게 ‘폭로’를 감행할 수 있었던 데는 이미 공선법의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점이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A 실장은 애초부터 고발 죄목을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한 사기로 설정했다.

경찰은 자괴감을 토로한다. 고발의 취지가 혼탁 선거를 엄정히 처벌해 달라는 것보단 ‘떼인 돈’을 돌려달라는 압박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을 수사해 달라고 들고 왔다. 금권 선거로 처벌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고발 취지도 자신의 돈을 돌려받게 해달라는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를 불법 자금 회수 기관 정도로 여기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토로했다.

수사 자체도 난항이다. 금품이 현금으로 승용차 안에서 전달된 탓에 자금 추적이 어렵다. 고발 사안을 입증할 만한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경찰은 금품 전달과 관련해 B 사무국장과 통화했다는 A 실장의 진술을 근거로 B 사무국장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B 사무국장은 선거 이후 휴대전화 단말기를 교체했다.

취재진은 이와 관련해 권 원장의 설명을 듣고자 전화 통화 등을 시도했지만 닿지 못했다. 해당 고발이 공개됐을 당시인 지난달 7일 권 원장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선거 캠프의 자금 관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 이 고발은 A, B 두 사람 간의 사적인 감정 다툼에 의해 일어난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4. 4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5. 5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6. 6‘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7. 7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8. 8[사설]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법 개정 앞서 정부가 힘 실어야
  9. 9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10. 10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4. 4[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5. 5‘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6. 6아시안게임 논란에 병역특례 도마 위…정치권 개편론 확산
  7. 7젤렌스키 또 북한·한국 언급, 러, 北에 제트추진 드론 기술도 공유한 듯"
  8. 8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9. 9李 대통령 “무책임 극단주의 ‘무극파’ 경계" 언급.. 인선 반발 의식했나
  10. 10軍 “MDL 이남서 정상 작전 중 北 지뢰로 장병 부상 최종판단”
  1. 1‘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2. 2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3. 3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4. 4전남 시·군 절반 이상이 지난해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다 못 써.. '실수요 고려 필요'
  5. 5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6. 6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7. 7누리호 5차 발사 초읽기…6일 세운다
  8. 8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9. 9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10. 10‘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AI로 지인 성착취물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 잡고 보니 현직 경찰관(종합)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8. 8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9. 9[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10. 10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 1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2. 2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3. 3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9. 9[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