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작년 과태료 20건 미만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김모(42) 씨는 최근 아이들과 어린이놀이터를 갈 때마다 불안하다. 개 주인이 반려견에 목줄을 하지 않고 산책을 나오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주인에게 목줄을 하라고 요청하면 “우리 개는 안 문다”고 넘겨 관할 지자체에 신고했지만 “연락처를 남기라”는 말만 돌아왔다. 그사이 주인과 개는 사라졌다.
반려동물이 늘고 있지만 목줄 착용 등 펫티켓이 지켜지지 않아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2018년 3월부터 개정된 동물보호법 시행으로 반려견의 목줄을 채우지 않을 경우 50만 원 이하, 맹견은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개에 물려 병원으로 이송된 건수는 20건에 이른다.
하지만 단속은 극소수에 그친다. 통상 지자체별로 하루 평균 5건의 동물 관련 신고가 접수되지만 지난해 부산 16개 구·군이 부과한 전체 과태료 건수는 20건이 채 되지 않는다.
단속 인력 부족이 큰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해운대구와 북구만 동물보호 전담팀이 있을 뿐 그 외 지자체는 농축산 담당자 등이 혼자 도맡는 실정이다. 목줄을 비롯해 배설물과 맹견 입마개 등 동물 관련 모든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개별 신고마다 현장에 나가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다.
부산의 한 지자체 동물 담당자는 “소방처럼 민원 접수를 받고 바로 현장 출동할 수 없는 데다 설령 나가더라도 인적사항을 강제로 확인할 수 없다 보니 단속이 매우 어렵다”며 “한 곳에 단속을 나가면 다른 업무를 처리할 수 없는데 왜 단속을 제대로 안 하느냐는 항의 민원까지 받아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동물학대방지연합 김애라 대표는 “청년 및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 단속인력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 과태료 부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계도와 경각심 유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경찰과 합동단속을 정례화해 펫티켓 문화를 정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