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울·경 광역푸드플랜 약속
- 김해 농산물종합유통센터 내
- 통합센터 설치해 전초기지로
- 부산은 공공급식센터 신설 등
- 로컬푸드 선순환 체계 구축
- 메가시티 마중물 역할 기대
- 생산·소비자 모두 가격 민감
- 예산 한정된 공공급식에 맞춰
- 가격공유·계약재배 검토 필요
경남 김해시 장유신도시에 있는 김해농산물종합유통센터는 동남권 메가시티 ‘먹거리 공동체’의 전초기지로 예정된 곳이다. 이 센터가 일반적인 농산물 판매 외에 공공 급식용 친환경 농산물 공급을 도맡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매장과 달리 김해 농산물종합유통센터의 이면은 전쟁터나 다름없다. 유통센터의 하루는 새벽녘 경남 전역에서 들여온 농산물을 급식 기관의 요청에 맞게 분류해 30대의 트럭에 적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점심 급식에 맞추기 위해 분초를 다투는 싸움인 만큼 신속과 정확성이 생명이다. 상품의 질이 낮거나, 잠깐의 실수로 상품이 빠지거나 부족하면 낭패를 볼 수 있어 직원 모두의 신경이 날카롭다.
오전 배송이 마무리되면 한숨 돌리기도 전에 수도권으로 향하는 배송 트럭에 농산물을 다시 채워야 한다. 이후에는 다시 경남 전역에서 들어오는 농산물 상태를 확인하고 분류해 다음 날 배송을 준비해야 한다. 김해농산물종합유통센터는 김해지역 학교급식과 서울 영등포구 공공 급식에 한 달 평균 10억 원가량의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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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김해시 신문동 김해농산물종합유통센터 일반 매장에서 고객들이 농산물을 고르고 있다. 이 센터는 일반 판매와 함께 공공 급식용 농산물 공급을 담당한다. 박동필 기자 |
■메가시티 첫걸음은 ‘먹거리 공동체’
부울경은 먹거리 공동체를 통해 생산지인 경남의 농업과 소비지인 부산·울산을 연결한 로컬푸드화로 선순환 체계를 구축, 메가시티를 선도한다는 구상이다. 이런 부울경의 먹거리 공동체 구상은 부산과 울산이 분리하기 전 ‘경남’이라는 한솥밥을 먹던 식구라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는다.
먹거리 공동체에 대한 구상과 논의는 2019년 3월 부울경의 ‘동남권 먹거리 공동체 실현’에 대한 협약 체결로 시작됐다. 이어 지난해 11월 ‘경남·부산 광역푸드플랜 통합 추진계획’이 확정되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추진에 나선다. 울산시는 올해 중에 ‘광역푸드플랜’을 수립해 ‘먹거리 공동체’에 참여한다.
경남도는 김해 농산물종합유통센터 내 부지에 60억 원을 들여 기존 공공급식 지원센터를 확충한 ‘경남광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설치, 향후 부산과 울산과의 먹거리 공동체 전초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상반기에 부산지역 학교급식지원센터 3곳(금정구, 강서구, 기장군)에 농산물 공급을 계획한다. 이에 맞춰 부산시도 기존 3곳의 학교급식지원센터 외에 2023년까지 공공 급식지원센터 5곳을 신규로 구축해 친환경 농산물의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광역지역푸드플랜 수립을 통해 공공 급식(4387억 원 규모) 공적 조달 체계를 수립함으로써 연간 132만 명이 이용하는 안전한 공공 먹거리 보장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경남도 이정곤 농정국장은 “경남·부산 먹거리 공급은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생산 기반이 우수한 경남 중·소 농가의 소득을 늘리고 대량 소비처인 부산시민에게는 안정적으로 먹거리를 공급해 도농 상생과 균형 발전의 ‘광역 먹거리 협력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급식 기관 협력, 넘어야 할 과제
‘먹거리 공동체’는 부울경의 행정협약과 의기투합만으로는 성사되기 어렵다. 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현실 때문이다.
경남도는 ‘먹거리 공동체’ 추진에 앞서 지난해 시범사업 형식으로 부산의 3개 학교급식지원센터를 대상으로 농산물 공급에 나섰다. 모두 63개 농산물 품목을 공급했지만, 농산물유통 현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전남·경북 등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보다 조금이라도 가격이 높으면 여지없이 공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품목 역시 경남은 친환경 절임 배추를 생산·공급하지만, 급식 기관은 친환경 생배추를 요구해 거래가 성사되지 않기도 했다.
한정된 예산으로 식품 재료를 구매해야 하는 공공 급식의 경우 단순히 ‘먹거리 공동체’라는 이유만으로 비싼 재료를 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생산자 역시 고정적인 납품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 행정기관의 독려만으로 특정 농산물을 재배하거나 싼 가격에 납품할 수 없는 구조다.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가격정보 공유와 조정, 안정된 농산물 공급을 위한 계약 재배 방식 도입 등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경남도와 부산시는 ‘부산-경남 먹거리 공동체 실현 운영협의회’를 구성해 생산·공급 방안을 논의하고 먹거리 정보를 공유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또 양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다양한 먹거리 체험·교류 행사와 먹거리 주체들이 참여하는 원탁 모임, 포럼 등을 개최해 먹거리 공동체의 걸림돌을 수정·보완한다는 전략이다. 이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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