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 17억 청소용역 계약 해지 뒤
- 교직원에 청소 업무 맡길 예정
- 해고 노동자들 집단 반발·시위
24일 오후 부산 신라대에서는 청소 노동자들의 ‘딱한’ 집회가 벌어졌다. 학교 측이 예산 절감을 위해 청소 용역계약을 해지하고 교직원에게 교내 청소를 맡기려는 시도를 한 것이 발단이다. 집회 현장을 바라보는 교직원들의 속내도 착잡하기만 하다.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지역대학이 직면한 위기(국제신문 지난 23일 자 8면 보도)의 단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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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전 부산 사상구 신라대 대학본부 로비에서 이 대학 청소노동자들과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관계자들이 집단 해고 철회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
민주노총 일반노조 신라대지회는 24일 대학본부 로비와 총장실을 점거하고 학교 측에 청소 용역계약 해지 철회와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27일부터 매주 3회씩 점심시간에 집회를 이어왔지만, 학교 측의 수용 의지가 보이지 않자 행동에 나섰다.
신라대는 지난해 12월 청소 용역업체에 이달 중 만료되는 계약 기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학교 측은 재정 문제로 연간 17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기 어려워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청소 자동화와 교직원 투입 등을 대안으로 계획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이미 부문별 예산을 줄일 수 있는 데까지 줄였다. 다른 업체를 들이거나 노조 활동에 대한 반감으로 계약 해지를 추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청소 노동자의 집회를 지켜보는 교직원들의 심경도 착잡하다. 학교 측은 이미 직원들이 담당할 건물을 배정하고 청소도구 지급 등을 준비하고 있다. 직원 A 씨는 “선뜻 받아들이기는 힘들지만, 일단 학교가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따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직원 B 씨도 “학생들과 가까이서 일하는 게 좋아 학교에 들어 왔다. 최소한 학생들에게 피해는 가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대학알리미 공시정보를 보면 신라대의 지난해(2020학년도) 신입생 최종 등록률은 88.3%에 그쳤다. 2344명의 신입생을 뽑기로 계획했는데 수시·정시·추가모집을 통해 2069명만 선발할 수 있었다. 2019학년도 등록률은 95.2%였다.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등록금 수입은 2019년 619억 원에서 지난해 597억 원으로 20억 원이 넘게 줄었다.
신라대는 지난해 추가모집에서 부산지역 최다인 314명을 공고했고, 올해도 지역 대학 중 두 번째로 많은 746명의 학생을 추가로 선발해야 한다. 700명의 신입생을 충원하지 못하면 1년에 49억 원, 재학 기간인 4년간 196억 원가량 재원에 구멍이 난다. 학교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는 어쩔 도리가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라 해결책 모색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신사업 발굴과 긴축 재정으로 위기를 넘기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화영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