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일에 망설임 없이 도전”
부산지역 특수학교의 통학버스를 운전하던 50대 기사가 교원 임용고시에 합격해 학교 도서관 사서가 됐다. 소방관과 역무원 등 그의 공무원 직업 이력은 이번이 4번째다.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마다 그는 거침없이 도전했다.
송재원(50·사진) 씨는 2일부터 울산시교육청 관할의 한 초등학교에서 사서교사로 근무한다고 28일 밝혔다. 학교 도서실에서 책을 관리하고, 학생을 상대로 독서지도 수업을 한다.
지난 26일까지는 송 씨는 특수학교 통합차량 운전직 공무원(지방운전주사보 7급 상당)이었다. 45인승 대형버스를 몰며 부산 사상구 솔빛학교 등 특수학교 재학생의 등하교를 책임졌다. 2006년 1월 1일부터 15년간 해 온 일이었다.
송 씨는 “매일 오전 7시 출근해 오후 5시면 퇴근한다. 사서가 되기로 결심한 뒤에는 출근 시간을 1시간 당기고, 퇴근 시간도 2시간 늦췄다. 혼자 기사대기실에서 교원 임용시험에 필요한 전공과목과 교육학을 공부했다”고 말했다.
사서 임용고시 패스는 다른 공무원 시험보다 더 까다롭다는 평가가 많다. 우선 ‘사서 자격’이 있는 이만 응시할 수 있다. 4년제 대학 문헌정보학과 도서관학 등을 전공하거나 대학원에서 관련 석사 학위를 딴 이들이 응시 자격을 갖는다. 논술형 1차 필기시험과 2차 심층 면접도 통과해야 한다.
올해 울산에서 6명의 신규 사서교사가 임용됐는데, 그 중 한 명이 송 씨다. 2018년 가을 처음 시험에 도전한 뒤 3년 만에 이룬 쾌거다. 2019년 시험에서는 아까운 점수 차로 떨어졌다고 한다. 송 씨는 “책으로 소통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내가 학교 교사로 근무해 사서가 매력 있는 일이라고 조언해 도전에 나섰다”고 말했다.
송 씨는 운전직 공무원에 앞서 2005년까지 부산소방본부 소속 구급대원으로 5년8개월간 근무했다. 화재 현장이나 사건사고 발생지에 신속하게 도착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 이들을 도왔다. 송 씨는 “자부심이 컸지만, 화재현장에 갔다가 무릎을 심하게 다쳤다. 내근직 근무를 신청했지만 응급구조사 자격이 있는 사람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구급대원 이전의 공무원 커리어는 철도 역무원이다. 송 씨는 20대에 철도직 공무원을 시작해 밀양역에서 역무원 생활을 했다.
송 씨는 “모든 직업이 정년 보장되는 공무원이었다. 한 곳에 안주할 수도 있었지만 늘 새로운 일에 호기심이 생겼고 그때마다 망설이지 않고 도전했다”며 웃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