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03> 하도와 낙서 : 도사가 되려면?

  • 박기철 경성대 교수
  •  |   입력 : 2021-03-01 19:14:01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미국 영국에 라이브러리(library)가 있다면, 유럽 대륙엔 비블리오텍(bibliotheque)이 있다. 전자가 나무 속껍질로 만든 책이라는 뜻의 라틴어 ‘liber’에서 왔다면, 후자는 나일강 유역에서 자라는 풀인 ‘papyrus’에서 왔다. 이집트로부터 파피루스를 들여오던 도시가 레바논의 비블로스다. 파피루스의 발음이 변해 비블로스(byblos)가 되고 유럽으로 건너가 종이인 페이퍼(paper)와 책인 바이블(bible)의 어원이 되었다. 라이브러리와 비블리오텍은 종이로 만든 책을 모아둔 곳이다. 뜻이 그냥 단순하다. 한국 중국 일본에선 도서관이다. 그 뜻이 그리 간단치 않다.

   
일본인들은 메이지유신 이전에 서적관(書籍館)이나 문고(文庫)라 했다. 그러다 1868년 메이지유신 이후에 도서관(圖書館)이라 했다. 그림 화(畵)와 글월 문(文)을 써서 화문관(畵文館)이라 해도 될 텐데 왜 굳이 도서관이라 했을까?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바로 하도와 낙서다. 신화와 전설이 혼재된 3황시대 삼황의 한 존재인 태호복희는 약 5000년 전 황하 유역에서 살던 말의 등짝 모양에 하도(河圖)를 그렸다. 약 3000년 전 5제시대 마지막 순임금 때 9년 홍수로 인한 치수사업을 성공시켜 하나라를 세운 우임금은 황하의 지류인 낙하(洛河) 유역에서 살던 거북이 등껍질에 글과 함께 그려진 모양을 보고 낙서(洛書)를 남겼다. 하도의 도와 낙서의 서를 합쳐 도서라는 낱말이 나왔다.

하도는 양○ 홀수인 1 3 5 7 9와 음● 짝수인 2 4 6 8 10을 동서남북과 중앙에 배치하며 상생(相生)하는 하늘의 원리를 담았다. 낙서도 1 3 5 7 9와 2 4 6 8을 동서남북과 중앙, 네 모퉁이에 어느 줄에서나 합이 15가 되는 마방진(魔方陣)으로 배치하며 상극(相剋)하는 땅의 원리를 담았다.

하도에 있는 ○와 ● 갯수를 모두 세면 55개다. 낙서에는 10이 없기에 ○와 ● 갯수를 모두 세면 45개다. 하도의 55와 낙서 45를 더하면 100이다. 100(百)은 백(白)이기도 하다. 밝음을 뜻하며, 10(十)이 열(10) 개나 되니 온천지가 환하게 열(open)린 밝은 세상이다. 음양오행, 10간12지, 주역, 황제내경 등의 시원 시발 시작은 하도와 낙서에서 비롯되었다.

고대 동아시아인들의 철학과 사상이 하도낙서에 응축되어 있다. 그렇게나 심오하며 장구한 하도낙서가 담긴 곳이 도서관이다. 단지 책을 모아둔 라이브러리와 비블리오케가 따라올 수 없는 포스와 아우라가 있다. 그러니 우리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하도와 낙서에 100개 음양(●○)의 점들이 지닌 의미를 살필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아무 짝에도 쓸모 영양가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 시대정신을 뛰어넘는 원천정신이 깃들어 있다. 그 어느 누구도 감히 저항할 수 없는 가장 도도한 철학이다. 알아 볼 만하다. 가벼운 점술(占術)보다 묵직한 명리(命理)의 이치다. 달통하면 도통(道通)한 도사가 된다는데…. 그럴 만하다.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5. 5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9. 9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9. 9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0. 10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9. 9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8. 8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부산청년 취업 등 여전히 팍팍하네 “맞춤형 정보 절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57년 평생 심한 말더듬에 고통…소통 연결고리 이어주길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거제 양대 조선소와 상생 협의…남부내륙철도에 행정력 집중”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