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당 직원들 “시한부 인생” 자조
- 다른 부서로 이동 요구도 빗발쳐
- 인사권자 구청장들 “고민 깊다”
‘부산 초량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담당 공무원이 구속되는 등 최근 안전사고에 대해 검찰과 사법부가 엄중하게 공무원의 책임을 묻고 나서자 공직 사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2일 공직사회의 말을 종합하면, 특히 사고 위험이 높은 안전 관련 부서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인사권자인 구청장의 고민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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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8월 부산경찰청 수사관이 동구청 건설과를 압수수색 하는 모습. 국제신문 DB |
앞서 부산지검은 지난달 초량지하차도 사건 담당자인 동구 공무원 A 씨를 구속 기소했다. 지난해 7월 폭우로 시민 3명이 숨진 참사 당시 재난 대비 시설을 부실하게 관리하거나 사고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의 혐의다. 검찰은 다른 공무원 피의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2018년 부산 서구 다이빙 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입수 도중 목뼈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된 사고에 대해 부산지법 서부지원이 담당 계장과 주무관에게 각각 벌금 1000만 원과 금고 8월 및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대회 당일 수심이 낮아 다이빙을 하기 어려웠음에도 추가로 수심을 측정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공무원 과실을 인정했다. 국가공무원법상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당연퇴직(파면)된다.
오는 12일 수영구 황화수소 여고생 사망 사고 공판을 앞둔 공무원들도 긴장하고 있다. 2019년 7월 수영구 민락회센터 공중화장실에 들어갔던 B 양은 당시 화장실에 기준치 60배가 넘게 유출된 황화수소에 중독돼 쓰러진 뒤 끝내 숨졌다. 당시 부서 담당자 등 수영구 공무원 4명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 관내 안전사고에 대해 하급 직원들이 형사 및 사법 조치를 받으면서 안전 관련 부서는 기피 대상으로 떠올랐다.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업무까지 가중돼 ‘극한 부서’로 통한다. 담당자들은 타 부서로 전출을 요구하고 이마저도 안 될 때는 휴직계를 내는 경우도 다반사다.
부산의 한 구청 공무원은 “아무리 잘해도 인명 사고 땐 담당자들이 무조건 책임을 지게 되니 누구도 안 가려고 한다”며 “담당 부서에 있는 동안은 ‘시한부 인생’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을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인사권자인 구청장들도 고민에 빠졌다. 부산의 한 구청장은 “격무 부서에 보낸다고 해 인사 혜택을 주면 특혜라는 말이 나오기도 하니 참 난감하다”며 “누구나 업무 편차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몰라도 현재는 부담과 신경 쓸 게 더 많아져 힘들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