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명품마을' 혁신을 찾아서 <29> 김해 관동동 김해공방마을

율하천변 작은 마을, 끼 있는 작가들 정착 ‘소확행’ 공간 변신

  •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
  •  |   입력 : 2021-03-07 19:34:35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7년 전부터 작가들 유입 시작
- 40명 오손도손 보금자리 마련
- 페인팅·인형 소품·액세서리 등
- 소소한 예술작품 즐기기엔 제격

- 작년 ‘경남 골목상권 사업’ 당선
- 마을 꾸미기에 1억 원 투입해
- 고양이 모양 입간판·안내도 설치
- 카페·식당가 등 즐길거리 가득
- 일반인 대상 체험 수업도 진행

세계 3대 뮤지컬로 꼽히는 ‘캣츠’에는 30여 마리의 고양이가 등장한다. 매혹적인 고양이(그리자벨라), 반항아 고양이(럼텀 터거) 등은 때로는 홀로, 때로는 어울려 멋진 안무를 선보이며 관람객의 혼을 빼놓는다. 이처럼 흔히 고양이는 함께 어울리기도 하면서 때론 도도하게 혼자 놀기를 좋아하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불린다.
   
코로나19가 닥치기 전인 2019년 열렸던 화요 공예 장터에서 김해공방마을 작가와 시민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해공방마을 제공·박동필 기자
자신의 영역에서 자유롭게 예술혼을 불사르는 예술인의 속성도 이런 고양이를 닮았다. 최근 생태하천인 경남 김해시 관동동 율하천변에 일명 ‘고양이마을’이 들어서 화제다. 옛 덕정마을에 자리 잡은 김해공방마을이다. 이곳엔 창작혼을 불태우는 작가들이 6, 7년 전부터 모여들기 시작해 지금은 40명이 오손도손 보금자리를 틀었다. 개성 있는 ‘끼’로 뭉친 작가들이 펼치는 세상으로 들어가 본다.

■ 고양이들, 자연의 품에 보금자리

   
마을 안으로 들어가자 빨간 스카프를 목에 두른 푸른 고양이 한 마리가 행인을 바라본다. 공방 위치 등을 알리는 고양이 형상의 대형 안내도다. 단독택지 지역인 마을 내부는 저마다 멋진 옷을 입은 3층짜리 건물이 빼곡하게 들어섰다. 시원한 도로에 아름다운 공원, 율하천까지 어우러져 예술마을이 들어서기에 제격이다.

공방 앞마다 늘어선 긴 나무 의자에 눈길이 간다. 작가들이 창작품을 전시·판매하는 매대로 저마다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 페인팅 소품을 제작하는 ‘사는게니나노’, 소품인 컨츄리 인형을 제작하는 ‘클라라’, 패션 액세서리를 제작하는 ‘호수공방’ 등 미니 간판을 지나가면서 예술의 향기에 흠뻑 취하게 된다.

‘클라라’를 운영하는 서혜정(55) 작가의 공방에 가면 눈을 질끈 감거나 졸리는 모습 등을 한 천진난만한 고양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금방이라도 몸에 온기가 돌고 살아 움직일 듯 생동감이 넘친다. 서 작가는 “이 마을은 작가들이 서로 울이 되고 격려하며 꿈을 키워 가는 놀이터다. ‘꿈과 낭만’을 배우고 싶은 사람이면 누구나 환영이다”며 활짝 웃었다.

■ 공모사업 업고 ‘날개’

   
김해공방마을 조형물.
공방마을에는 회화(민화 포함)는 물론 라탄(등공예), 핸드메이드 화장품, 예술 및 생활도예, 세라믹 페인팅, 손바느질(퀼트, 컨츄리 인형), 프랑스 들꽃자수, 요리 공방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가 입주했다. 공방들은 독립적인 고양이처럼 마을 곳곳에 흩어져 있다. 코로나19가 덮치기 전인 2019년까지 작가들은 화요 공예 장터를 열고 창작품을 선보이거나 즉석 판매행사를 했다.

플리마켓이 펼쳐지면서 부산과 창원은 물론 전국에서 온 인파로 부산했다. 탐방객들은 작품을 감상해 즐겁고, 적당한 가격에 소품을 구매하며 작가들에게 힘을 보태준다. 주민 박모(24) 씨는 “우리 마을은 지방에서 흔치 않은 보석 같은 존재다. 장터가 열릴 때면 소확행(소소한 가운데 확실한 행복)을 실천하는 마니아들의 천국이 된다”고 자랑했다.

‘사는게니나노’ 공방 대표이자 김해공방마을 회장인 강옥화(53) 작가는 “우리 마을은 김해 관동소품거리에서 출발해 오늘에 이르렀다”며 “마을에는 공방뿐만 아니라 카페, 식당가, 쇼핑가 등이 형성돼 즐길거리가 가득하다”고 들려줬다. 상당수 공방이 학생, 일반인을 상대로 체험 수업을 한다.

이 마을은 지난해 ‘2020 경남도 골목상권 활력 사업’ 공모에 당선됐다. 사업비 1억 원으로 입간판을 설치하고 공방 안내지도를 만드는 등 마을 꾸미기를 벌였다. 덕분에 고양이 마을이 현재의 모습으로 단장하며 분위기가 밝아졌다.

■ 둥지 내몰림 우려하는 작가들

   
김해공방마을을 함께 거니는 작가들.
작가들에게도 걱정거리는 있다.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불리는 ‘둥지 내몰림 현상’이다. 예술인들에 의해 유명해진 전국의 유명 거리나 예술마을이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리면서 쇠락의 길을 걷게 된 건 흔하게 보는 일이다. 패션 액세서리 등을 제작하는 호수공방의 백호수(52) 작가는 “지금은 16.5㎡(5평) 기준 매월 임대료가 33만 원 선으로 시내보다 50%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이런 조건이 작가들을 모이게 하고 창작 의욕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작가들로서는 적정한 임대료가 필수 조건인 셈이다.

휴갤러리를 운영하는 강현주 작가는 “마을이 명성을 얻으면서 방문객이 늘면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릴 수 있어 걱정이다. 건물주도 작가들이 떠나면 지역이 다시 낙후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작가들은 다음 달 6일 코로나 기간에 열지 못했던 화요 공예 장터를 재개할 계획이어서 기대감이 커진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4. 4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5. 5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6. 6성장이냐 쇠퇴냐…부산이란 도시 운명은 이것에 달렸다
  7. 7부산이 대륙 끝? 지도 돌려보면 북극항로 시작점
  8. 8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9. 9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10. 10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3. 3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4. 4“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5. 5이 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37%…민주당 35%, 국민의힘 26%
  6. 6李대통령 “우리 말과 글의 힘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
  7. 7‘정청래 비자 보류’에 민주당은 유감…국힘 “한미동맹 균열”
  8. 8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9. 9인천 해수욕장서 北유실지뢰 54일만에 또 발견.. "안전 유의"
  10. 10부산시의회, 교통공사·시설공단 대표 후보 ‘부적격’ 의견
  1. 1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2. 2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3. 3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4. 4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5. 5[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6. 6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7. 7‘극지해양 독후감’ 공모전 대상 고등부 김세형, 대학·일반부 하웅 씨
  8. 8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9. 9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10. 10[증시와이드] 실적 유지·턴어라운드 종목 선별 접근을
  1. 1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2. 2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3. 3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4. 4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5. 5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6. 6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7. 7“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8. 8박완수, 우주항공·SMR 기반 메가 특구 공들여
  9. 9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9일
  1. 1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2. 2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3. 3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4. 4“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5. 5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6. 6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7. 7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8. 8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9. 9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10. 10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우리은행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기초생활수급비로 홀로 생계…병원비 부담에 치료 막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