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공무원 비위사례 나오면
- 공공택지 조성 취소될까 걱정”
- 강서구 관련 부서 문의전화 쇄도
- 토지 거래는 이전보다 줄었지만
- 공장·점포 등 매매 문의 이어져
“여기도 거기(경기 광명·시흥)처럼 미리 땅을 사뒀다는 공무원이 나오면 쑥대밭이 될 겁니다.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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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부산 강서구청 후문에 밀집한 부동산 중개사업소에 대저1동 토지매매 게시글이 붙어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LH(한국토지주택공사)사태’로 전국민적 공분이 일면서 부산시가 11일 최근 연구개발특구 공공택지 지구로 선정된 대저1동에 대한 토지거래 전수조사 방침을 발표하자 일대는 ‘혹시나’ 하는 긴장감으로 술렁이고 있다. 현재 일대는 논·밭 등의 임야 위주지만 ‘미리 정보를 알고 사놓은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이유다.
대저1동은 지난달 24일 발표한 국토교통부 ‘대도시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에 따라 지방권 공공택지 지구로 선정됐다. 약 243만㎡ 부지에 1만8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지난달 대저1동의 토지거래 건수와 거래대금은 한 달 전의 3배에 육박(국제신문 지난 10일 자 1면 보도)한다.
주민은 개발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LH 사태가 터지면서 사업이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고 있다. 주민 강영자(64·대저1동) 씨는 “30년 넘게 이곳에 살면서 불편함을 감수했는데 이제 빛을 보나 싶었다. 혹시 투기 사례가 나와서 하려던 사업을 못 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강서구에도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토지 및 주택 정보와 관련해 토지정보과와 건축과 등에는 하루에도 수십 통의 민원 전화가 쏟아진다. ‘직원 중에 부동산 거래한 사람은 없느냐’는 항의성 전화도 섞여 있다고 한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부동산’이라는 단어가 금기시되는 분위기다. 강서구청 공무원 A 씨는 “농담으로라도 ‘부동산’이나 ‘투기’ 같은 단어가 나오면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진다. 다들 눈치만 보는 분위기인데 정말 그런 직원이 나온다면 메가톤급 후폭풍이 불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달 24일 택지지구 발표와 함께 대저1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규제가 강화됐지만, 거래 문의는 여전하다. 강서구청 후문 일대 도로를 따라서는 30여 개의 부동산 중개업소가 성업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토지 거래는 마무리되는 분위기고 다른 매물을 거래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부동산 업자는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부지에서 지난달까지 공장과 소매점 등 건물 거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실수요자 뿐만 아니라 개발 기대감으로 매수한 투자자도 더러 있다”고 귀띔했다.
‘수상한 거래’에 대한 수사기관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소속 경찰 16명을 부동산 투기 사범 수사 전담팀으로 편성하고 대저지구의 투기 사범 단속에 착수했다. 부산경찰청 최익수 수사부장은 “불법 투기 행위를 철저히 수사해 투기사범을 엄단하고, 불법 이익도 적극적으로 환수할 것”이라며 “앞으로 설치될 신고센터에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정식 수사 전환 가능성도 열렸다. 시민단체 활빈단은 지난 10일 부산경찰청 반부패 수사본부에 ‘긴급 국민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들은 대저 공공택지지구 선정 발표 이전까지 일대의 토지 거래가 갑자기 늘어난 상황과 관련해 사전 투기세력을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지원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