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정 등기부등본 397개 열람
- 단기매매로 100% 수익 드러나
- 마을주민 “비영농인 문의 잦아”
- 공무원 가족 등 차명거래 가능성
- 개발정보 활용 알박기 소지도
- 조사 시기·범위 확대 여론 확산
국제신문 취재진은 지난 11일부터 나흘간 부산 강서구 대저1동의 등기부등본 397개를 조회했다. 지난달 24일 발표된 공공택지지구 지정 지역 내에서 최근 거래된 토지의 지번과 해당 지역 인근 지번을 특정해 등기부등본을 열람했다. 그 결과 대저지구의 농지가 수개월 동안 100% 가까운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드러나 투기 목적의 정황이 의심된다. 관할 구청의 느슨한 단속 속에 일반인은 물론 법인까지 농지 구입에 뛰어들면서 투기 광풍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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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부산 강서구 대저동 공장밀집지에 위치한 토지. 이 토지는 농지로 등록돼 있지만 농사를 짓지 않고 방치돼 있다. 전민철 기자 |
■농지 매매, 6개월에 9억 원 차익
정부는 지난 2일 투기 차단을 위해 경기도 광명, 시흥과 강서구 대저1동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정부의 발표가 있기 전부터 거래량이 급증했으며, 실제 투기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대저1동의 농지 거래는 이미 2016년 정부의 김해신공항 계획 발표 이후 시작됐다. 당시 평당 50만 원 전후였던 논·밭의 거래가격이 평당 100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 일부 농지는 보상 등을 노리고 매물을 거둬들이기도 했다.
부산의 한 부동산개발법인은 10억 원에 가까운 차익을 얻었다. 이 법인은 2016년 10월에 면적 995㎡의 농지를 3억9600만 원에 사들인 후 6개월 만인 2017년 4월 13억5440만 원에 팔아 9억5840만 원의 차익을 냈다.
A 씨도 지난해 2월에 면적 939㎡의 농지를 10억4500만 원에 사들인 후 9개월 만인 11월 19억1400만 원에 되팔았다. 매매차익만 8억6900만 원이다. 매도 시점이 공교롭게도 대저동 공공택지 주민 공람공고 시점인 2021년 2월24일과 3개월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매입 당시 농지는 매도 때 지목이 대지로 변경돼 있었다. 가격이 싼 산지나 농지의 지목을 건축행위를 할 수 있는 땅으로 바꾸면 값어치가 배 이상 올라간다.
외지인 거래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B 씨는 2020년 10월에 면적 149㎡의 농지를 2억8500만 원에 매수했으며, 양산에 거주하는 C 씨는 면적 330㎡의 대지를 2019년 7월에 9억7020만 원에 사들였다.
마을 주민들은 비영농인 외지인이 지번을 물어보는 사례가 잦다고 입을 모았다.
■차명거래까지 전수 조사해야
취재진은 대저1동 등기부등본 397개에 드러난 거래자 정보와 부산시(부산도시공사·상수도사업본부), 강서구, 국토교통부, 한국주택토지공사(LH) 부산울산본부의 직원 명단을 대조했다. 같은 이름이 7건 거래에 6명이 나왔지만, 당사자 확인 등을 통해 대조한 결과, 토지 거래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어느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직원이 본인 이름으로 땅을 사겠느냐. 매입을 해도 가족 등 차명으로 거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부산시와 경찰의 조사 범위를 공공택지와 그 주변 토지까지 넓히는 한편 조사 기간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민단체 부산경남미래정책은 “LH와 부산도시공사 관계자 중심으로 개발정보를 활용해 2012년부터 알박기를 시도했을 소지가 있다”며 “부산경찰청 등 수사기관과 감사원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원 배지열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