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서구, 정기 실태조사 불구
- 취득 5년 농지만 표본조사
- 관리 허술 … 단속 유명무실
부산 강서구 연구개발특구 인근 대저1동의 농지 상당수가 농사 목적이 아닌 투자 목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강서구의 관리 부재로 투기꾼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있다.
논과 밭, 과수원 등 농지는 원칙적으로 현지에서 농업을 하는 사람만 소유자가 될 수 있다. 농지법은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농업 종사자나, 앞으로 농업에 종사할 의향이 있는 사람에게만 농경지를 매매하도록 허용한다. 농업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이 농지를 매입할 때는 농업경영계획서와 농지취득자격증명을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공공개발에 따른 투기 의혹이 일고 있는 대저지구에는 지목상으로는 농지이지만 시세 차익 목적으로 방치되고 있는 나대지가 적지 않다.
14일 오후 대저1동 강서구청 인근 공장 밀집 지대. 공장 건물 사이의 한 토지(410㎡)는 잡초와 쓰레기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어 한 눈에도 방치된 땅으로 보였다. 하지만 등기부등본상 해당 토지의 지목은 ‘답’, 즉 논으로 설정돼 있다. 지난해 한 개인이 3억1000만 원에 사들였지만, 농사를 짓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농업경영계획서에 따라 직접 농업을 하지 않을 경우는 명백한 위법이다.
이처럼 대저1동 곳곳에는 농지가 나대지로 방치되거나 다른 용도로 활용되면서 투기 목적의 매매가 의심되고 있다. 강서구청 인근 또 다른 토지 1380㎡ 역시 지목은 논이지만, 현재 폐비닐로 덮인 비닐하우스 두 동만 남은 채 실제로 농사를 짓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이곳은 2016년 7월 11억2690만 원에 거래됐다. 부산김해경전철 평강역 인근 225㎡ 규모의 토지도 논으로 설정된 지목과는 다르게 컨테이너 가건물이 설치된 채 창고로 쓰이고 있다.
농지를 매입해 수개월 만에 100%의 투자 수익을 올리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지만, 관할구청인 강서구는 투기 목적으로 의심되는 거래에 대해 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강서구는 매년 농지이용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하지만, 전수 조사가 아니라 취득한 지 5년 이내 농지 가운데 일부 표본을 조사하는 방식이다.
농지이용실태조사 결과, 농업경영계획서에 따라 실제로 농사를 짓지 않는 경우 관할구청은 농지처분 의무를 부과하고 이행강제금을 매기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표본 조사에 그치다 보니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취재진이 확인한 토지들 역시 한 번도 농지이용실태조사를 받지 않은 채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강서구 관계자는 “실태조사도 현재 땅이 어떤 상태인지 확인만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지원 배지열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