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동구, 총괄 관리·실무 행정
- 시민단체, 소유권 관련 일 맡아
책임자가 없어 관리에 어려움을 겪은 ‘부산 평화의 소녀상’이 앞으로는 시민사회와 지자체의 합동 관리를 받는다.
부산시와 동구는 초량동 일본총영사관 앞 소녀상(사진)의 안정적 관리 체계를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관리 계획’을 수립했다고 16일 밝혔다. 2017년 7월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가 제정된 지 약 3년8개월 만이다.
앞으로 소녀상은 시와 동구, 소녀상 건립주체가 3개 축이 돼 관리한다. 시 여성가족과는 소녀상 관리를 총괄하고, 민간 지킴이단 운영 등 관련 조례에 명시된 소녀상 지원 사항을 추진한다. 동구는 현장 보안과 점용 허가 등의 실무 행정을 전담한다.
동구는 일주일에 한 번 소녀상 주변을 순찰하고, 일대 환경을 정비한다. 또 주변 CCTV를 통해 소녀상에 위해를 가하는 이가 없는지 상시적으로 감시한다. 소녀상 건립 주체인 시민 사회는 소유권과 관련한 일을 도맡는다. 예를 들어 괴한이 소녀상을 훼손했을 때 그를 고발하는 주체 역할을 수행한다. 소녀상의 보수·유지 역할도 시민사회에 주어졌다.
소녀상은 지금까지 관리 책임자가 없었다. 관련 조례에는 부산시장이 책임자를 지정해 소녀상을 관리하도록 규정이 명시됐으나, 어느 지자체 또는 단체가 소녀상 관리를 전담할지를 놓고 오랫동안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 때문에 ‘소녀상을 지키는 부산시민행동’ 등 시민사회가 나서 소녀상을 돌봤다.
책임자 지정 논의의 물꼬가 튼 건 지난해 8월이다. 당시 동구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8월 14일)을 맞아 소녀상의 도로점용 허가를 승인하면서 소녀상은 완전히 합법화됐다. 이후 시와 동구는 소녀상을 관리할 책임자 지정과 관리 체계 마련 방안을 협의했고, 결국 이달 들어 최종 관리 계획이 수립됐다.
소녀상을 지키는 부산시민행동 김미진 집행위원장은 “소녀상을 처음 건립하면서부터 지자체와 시민사회가 함께 소녀상의 관리 책임자가 돼야 한다고 오랫동안 목소리를 내왔다. 지금이라도 민관이 함께 소녀상 보호 관리의 역할을 맡게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