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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대'업' 총장에 듣는다 <6> 영산대 부구욱 총장

“고전 읽으면 콘텐츠 개발 도움 … 인문학으로 경쟁력 키울 것”

  •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   입력 : 2021-03-22 19:03:09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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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 50권 읽기 ‘다산 프로젝트’
- 전공·교양수업 때 최소 1권 연계
- 연극·노래로 ‘인간 내면’ 말하는
- 대회열어 인문학·예술 결합 앞장

- 해운대캠퍼스 마이스 인재 양성
- 양산캠퍼스에선 드론 집중 육성
- 실습 중심 커리큘럼 운영에 방점

“인문학 소양과 지혜를 갖춘 졸업생을 배출하겠습니다.”
   
영산대 부구욱 총장이 22일 총장실에서 신입생 유치 등 어려움을 겪는 대학의 위기 극복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영산대 부구욱 총장에게 22일 ‘대학 위기 극복 전략’을 묻자 그가 한 대답은 이랬다. 부 총장은 지역 15개 대학 총장 중 재임 기간이 가장 길다. 1981년부터 20년간 판사로 재직하다가 2001년 총장이 된 뒤 20년째 이 대학을 이끈다. 대학 운용에 관한 고민이 여느 총장보다 깊을 수밖에 없다. 그는 “어떤 이색 출구전략 시행보다도 어려울 때 대학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 인재를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믿었다. 이는 대학의 건학이념인 ‘홍익인간’과 영산대의 제2교명인 ‘와이즈유(Y’s U·Wise You·지혜로운 당신)’ 정신과도 부합한다.

■고전 읽기로 인문학 인재 양성

“고전 50권을 읽고 졸업하게 독려합니다.” 이는 영산대만이 추진 중인 이색 커리큘럼이라고 했다. 인문학 소양을 쌓은 인재가 어느 산업현장에서든 높게 평가받기에 ‘다산(茶山)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고전으로 지혜를 쌓게 만드는 교육 시스템 운용이 핵심이다.

전공 서적을 충분히 학습하기도 어려운 마당에 따분하게 여겨지는 고전을 수십 권이나 읽게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걸까. 부 총장은 “모든 과목에서 고전을 읽은 이들이라야 학점을 딸 수 있게 구조화했다”고 강조했다.

전공이나 교양 수업 때 최소 1권의 고전이 연계되게 했다. 첫 장부터 끝까지 다 읽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독서 추천 범위도 설정했다. 고전 목록은 교수와 학생이 의견을 모아 매년 정하는데, 올해 수업에 쓰일 60권의 고전이 선별됐다. ‘종의 기원’(찰스 다윈)은 3장 생존투쟁과 4장 자연선택을 읽게 범위를 정했고 ‘파우스트’(괴테)는 비극 제1부, ‘노인과 바다’(헤밍웨이)는 민음사 기준 60쪽에서 128쪽까지 읽게 했다. 고전 독후감 대회(1학년 대상)와 논어 에세이 공모전(2학년), 고전인문학기행(희망자) 등도 함께 시행되고 있다.

부 총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 산업현장의 최우선 과제는 개발된 신기술에 어떤 콘텐츠를 적용하느냐다. 인문학적 성찰 능력에 따라 콘텐츠 성패가 달라질 것이며 고전 독서로 습득한 지혜가 이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산 프로젝트의 지역 확산은 부 총장의 또 다른 목표다. 그는 “고전 읽기를 대학 문화로 정착시키는 것에 이어 지역 전체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부울경 인문학 대중화 선도에 영산대가 앞장설 수 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휴머니티 콘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인간의 깊은 아름다움은 무엇일까’를 학생들이 고민하고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게 하는 독특한 비교과 활동이다. 인간 내면 모습을 연극과 노래 춤 등으로 표현해 진선미로 평가하는 대회를 5년 전부터 열고 있다. 부 총장은 “인문학과 예술을 결합시키는 활동은 이제 교내에서 자연스럽다. 지난해 현대그룹 대학 연극·뮤지컬 페스티벌에서 우리 학교가 ‘하녀’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탈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분위기 덕분”이라고 말했다.

■MICE는 해운대, 드론은 양산캠퍼스

영산대 캠퍼스는 부산 해운대와 양산 등 두 곳으로 이원화됐다. 해운대는 마이스(MICE), 양산은 드론 등 4차산업혁명 분야 등에 집중한다.

해운대캠퍼스가 전시와 컨벤션, 관광 등 마이스 인재 양성에 강점을 지니는 이유는 여럿 있다. 국내 대표 특급호텔과 벡스코(BEXCO)가 20분 안팎의 지척 거리에 포진한 점은 가장 큰 시너지 요인이다. 그는 “호텔 경영이나 기업 회의 등을 이론 위주로 가르치는 여타 대학과 다르다. 학생이 틈날 때마다 현장에서 실무를 직접 경험할 수 있게 수업이 짜여 있다. 벡스코 사장과 임원을 거친 인사가 우리 대학 교수로 있어 현장 연계가 더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영산대 호텔관광대학 안에는 ▷호텔관광학부 ▷조리예술학부 ▷항공관광학과 ▷글로벌투어플랜학과 ▷해양레저관광학과 등이 속해 있다. 마이스와 관련한 학과가 이처럼 한데 모인 곳은 전국 대학 중 드물다. 특히 호텔관광학부는 전시컨벤션·호텔경영·외식경영·국제크루즈융합 전공 등으로 세분되는데, 마이스의 핵심인 전시컨벤션을 심화 과정으로 배울 수 있는 곳도 거의 없다.

부 총장은 “대규모 전시이벤트를 어떻게 유치할 수 있는지 집중적으로 배운다. 재학생이 어학실력만 충분히 쌓는다면 졸업 후 활동무대를 싱가포르와 도쿄 등 세계로 넓힐 수 있다”고 했다.

영산대 양산캠퍼스는 미래수송기기 산업인 ‘드론교통’을 전략적으로 키운다. ‘드론 신기술이 지역 산업에 적용돼야 한다’는 부 총장의 철학 때문이다. 그는 “상업용 드론 분야에서 중국이 우리나라를 능가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금은 우리가 중국에 차를 팔지만, 앞으로 ‘하늘을 나는 드론 택시’를 중국에서 수입해야 할지도 모른다. 영산대가 드론교통 인재를 키워 지역 업체에 공급하고, 신성장 동력이 마련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울산의 자동차 대기업과 부산경남 자동차 부품업체가 가솔린 엔진 차량 중심에서 배터리 전기차 위주로 산업 구조를 바꿔야 하며, 이때 투입될 인재는 영산대에서 대거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 총장은 학생 스스로 공학 연구에 매진할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 중이라고 했다. 그는 “개념이 어려운 과학과 수학 전공 이론 수업을 최소화하고, 움직이는 드론과 자동차를 직접 만드는 실습 중심의 커리큘럼을 운영 중이다. 성취감을 느낀 학생이 심화학습의 필요성을 느껴 스스로 필요한 전공 이론을 찾아볼 수 있게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다산 프로젝트(고전 읽기) 개요

정의

 모든 교양과목 개설 때 관련 고전을 한 권씩 읽게 해 4년간 50권 독서 유도

학년별

 1학년-‘동서양 고전읽기 1·2’ 교양필수-1학기와 2학기 때 2권씩 총 4권
 2학년-‘논어와 인성’ 교양필수- 논어 전공 교수 강의
 3·4학년-‘동서양 고전읽기 3·4’ 교양선택

비교과프로그램

 고전독후감대회(1학년), 논어에세이 공모전(2학년), 고전인문학기행(희망자). 
 고전읽기캠프(희망자)

주요 고전목록

 신약성경, 크리톤, 국가론, 안티코네, 오디세이아, 일리아스, 고백록, 명상록, 맹자, 
 논어, 장자, 묵자, 한비자, 군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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