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번 버스 정류소 3곳 추가
- 24번·583번은 단지 내 경유
- 중구난방 노선 변경에 질 저하
- 수요 등 명확한 조정 기준 필요
민원만 넣으면 바뀌는 노선이 부산 시내버스 배차 간격을 늘리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0번 버스는 부산 기장 청강리에서 구포시장을 운행하며 동래~해운대 버스전용차로(BRT) 전 구간을 통과하는 노선이다. 그러나 200번 버스는 동래구 안락동에서 잠시 BRT를 벗어난다. 인근 아파트 단지를 경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200번 버스가 아파트 단지를 경유했던 건 아니다. 원래 이곳 주민은 안락 뜨란채 2단지 쪽에서 시내버스를 탔다. 길어봐야 500m 남짓 걸었다.
그러나 이곳 아파트 주민들은 아파트 단지를 가로지르는 연안로 약 900m를 둘러가게 해달라고 민원을 넣었다. 버스 는 정류소 3곳을 더 들려야 한다. 안락 뜨란채 1·2단지와 경동리인 아파트 주민이 혜택을 받았고, 다른 승객은 2분가량 더 버스에 머물게 됐다.
이후 200번 버스는 한 차례 더 노선 조정이 있었다. 이번에는 안남초등학교 측에서 넣은 민원이었다. 버스가 연안로를 회차하면서 학생이 위험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200번 버스는 등하교 시간대 이곳을 거쳐 가지 않게 됐다. 교통 전문가 A 씨는 “기괴한 노선이다. 처음에 전문가들도 반대했지만 결국 관철됐다”며 “대부분 아파트 주민이 부산시에 민원을 넣고, 시가 받아주지 않으면 시의원이나 구의원을 통해 다시 민원을 넣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명확한 기준 없이 수시로 바뀌는 노선은 배차 간격을 늘려 시내버스 전체의 질 저하를 일으킨다. 200번 외에도 오륙도SK뷰를 경유하는 24번 버스, 용호동 LG 메트로시티 단지를 경유하는 583번 버스 등도 민원으로 노선이 바뀐 사례다.
부산시가 2019년 10월 말 버스운영과에 접수된 민원 90건을 검토한 ‘시내버스 노선조정 연구용역’ 결과도 마찬가지 문제점을 지적한다. 용역 보고서에는 “현재 시내버스 노선 조정 시스템은 대부분 민원 해소를 위해 추진되고 있고, 아파트 단지에 따른 노선 연장이 민원의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는 노선 조정의 프로세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부산연구원 이원규 박사는 “민원이라고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꼭 필요한 곳에는 주민 의견을 반영하는 것도 맞다”며 “그러나 예상 수요보다 승객이 적으면 노선 조정을 재검토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