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원봉사인 학교보안관, 잡무 떠안았다며 채용 요구 논란

2006년 학교폭력예방 위해 도입…“청소·택배관리 등 온갖 일 도맡아, 日 8시간 일하고 月 80만원 받아”

  •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   입력 : 2021-03-24 22:03:17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부산교육청 “처우 개선은 준비중
- 당장 노동자로의 전환은 어렵다”

퀴즈 하나. 전국 초등학교 정문 경비초소에서 등하교 지도와 방문객 관리 임무를 맡는 이들의 신분은 정직원일까 비정규직일까. 정답은 ‘자원봉사자’다.

그렇다면 학교보안관에 수위 역할도 맡는 배움터지킴이의 활동을 봉사로 여기는 게 합당한 걸까. 이들은 “노동자로 인정해달라”고 주장한다.

부산의 초교 배움터지킴이 A(65) 씨는 ‘자원봉사 멍에를 벗겨주고 근로자 지위를 찾아주세요’ 제목의 글을 지난 19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24일 현재 동의자는 180여 명이다. A 씨는 “평일 하루 8시간, 토요일 5시간 일해 받는 봉사 대가가 월 80만 원 수준이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검사와 발열체크 임무까지 더해졌는데, 예년에 비해 대가가 더 줄었다. 더 사명감을 갖고 일하게 정식 직원으로 채용해달라”고 강조했다.

배움터지킴이 제도는 2006년 부산에서 처음 시행돼 전국으로 퍼졌다. 전직 교원과 경찰 등 50, 60대 봉사자가 초중고교 학교폭력 예방활동(순찰과 학생지도)을 하도록 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제도 시행 16년을 넘기며 일은 점점 늘었다. 부모가 건넨 준비물을 교실까지 배달하거나 ▷학교 안팎 청소 ▷CCTV 확인 ▷택배관리 ▷기타 학교 지시 등 업무가 20개에 육박한다.

오래전부터 이들은 ‘배움터지킴이 부산모임’을 결성해 ‘근로자성 인정’을 촉구했으나 지금은 거의 와해됐다. 전직 교원으로 8년간 지킴이 활동 중인 ‘부산모임’ 김영준 회장은 “말이 봉사지, 우리 빈자리를 채워줄 사람이 없다. 대다수가 책임감을 갖고 ‘노동’한다.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월급을 받지만, 이마저 하루 쉬면 3만9000원을 제하고 받는다”고 말했다.

학교와 1년 단위로 계약하고, 한 곳에서 최대 3년 동안 활동할 수 있다. “정식 근로계약서를 쓰고 최저임금은 넘게 받는 아파트 경비 같은 임계장(임시계약직노인장)보다 못한 처지”라는 게 이들의 속내다. 서울시교육청이 초교에 한해 배움터지킴이를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는 ‘학교보안관’으로 채용 중인 것과 대조된다.

현재 부산 636개교에 800여 명의 지킴이가 있다. A 씨는 “학교당 1명이 배치되는 게 보통이다. 경조사 등 급한 일이 있어도 빠질 수 없는 구조다. 학교가 직접 계약 맺는 방식 대신 부산시교육청이 800명 지킴이를 채용해 각 학교로 보내고, 권역별 유휴인력을 둬 급할 때 투입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교육청은 당장 정책 변화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담당 사무관은 “애초 자원봉사자로 뽑았다. 조퇴와 출장 등은 학교와 협의해 얼마든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이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설문 등 의견 수렴을 거치고 있으며, 근로자성 인정은 교육부 등 협의를 통해 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부산노동권익센터 정영주 사무국장은 “지킴이가 학교 안에서 상시 지속해서 필요한 노동을 하고 있는 게 맞다. 시 교육청 등 지역사회가 이들을 직원으로 채용해 더 의무감을 갖고 일하도록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화영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3. 3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4. 4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5. 5“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6. 6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7. 7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8. 8[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9. 9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10. 10[사설] 북항 돔 아레나 유치전, 사업 타당성이 성패 가른다
  1. 1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2. 2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3. 3민주 “조희대 국정조사 실시”…국힘 “탄핵보다 더 비열”
  4. 4국힘 “공소취소 특검 전에 3+1 조작 특검 국조부터”
  5. 5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6. 6시설공단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田 인사 첫 낙마
  7. 7"농지조사 송 장관이 제안" 이 대통령에 野 "불리해지니 장관 탓"
  8. 8김정호 "국제신문 100억 체불 지광, 동행명령장 거부시 고발조치"
  9. 9중수청장 “한동훈 딸 의혹 규명 필요”(종합)
  10. 10김지용 중수청장, 또다시 국무회의 참석
  1. 1“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2. 2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 무상 교체 방침(종합)
  3. 3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최병호
  4. 4강연 통역하고 요금 모니터링…관광·마이스산업 AI 바람
  5. 5내년 상반기 재가동…한빛 등 7기도 연장 속도(종합)
  6. 6부산시 벤처펀드 받은 유망기업 ‘쑥쑥’…IPO 도전
  7. 7“임기내 부산 1호 유니콘기업, 기업공개 2건 목표”
  8. 8주가지수- 2026년 10월 27일
  9. 9복권판매점 늘어난다…정부, 우선계약 대상에 14만명 추가
  10. 10부산경실련 “산은 이전 없다는 금융위원장 발언 유감”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3. 3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4. 4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5. 5[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6. 6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7. 7동부산 시민 만난 전재수 “산은 유치·동남투자공사 동시 추진”
  8. 8“국제신문 회생 더이상 미룰 수 없어”…전재수 시장, 지광에 공식서한 보내
  9. 9법원 “부하직원 횡령, 감독 안 한 상급자 견책 정당”
  10. 10“국제신문 지켜야” 시민단체 대표·원로 29일 법원 앞 선다
  1. 1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2. 2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3. 3‘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4. 4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5. 5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6. 6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7. 7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8. 8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9. 9[뭐라노] 데이터 기반 똑똑한 야구·수비강화…롯데의 ‘새판 짜기’
  10. 10[뭐라노] 아직도 '그들만의 체전'?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노후 산단을 스마트 밸리로 혁신…구 소유 건물 팔아 재정 안정화를”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