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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마을' 혁신을 찾아서 <30> 거제 예구마을

‘꽃의 천국’ 봄철 명소… 순례길 열어 사계절 관광지로 부상

  •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  |   입력 : 2021-03-28 19:06:26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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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곶이 봄철 수선화 노란 물결
- 쪽빛 바다·몽돌해변 환상 풍경
- 전국적 명성으로 방문객 몰려

- 순교한 윤봉문 선생 발자취 따라
- 마을 선착장~돌고래 전망대 등
- 3.4㎞ 코스 ‘천주교 순례길’ 추진
- 내도 연결한 뱃길 관광코스도

경남 거제도의 동남쪽 끝자락에 있는 예구마을은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하는 마을이다. 이 시기가 되면 쪽빛 바다와 어우러진 샛노란 꽃들의 향연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이 마을에 있는 공곶이는 노부부가 한평생을 가꿔 온 비밀의 정원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친다. 이곳 수선화 군락은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거제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남쪽으로 남해와 내도를 배경으로 노란 수선화의 물결이 장관을 연출하는 공곶이.
예구마을은 화려한 봄꽃과 함께 해안을 접한 마을 풍경이 편안함을 안겨준다. 개발되지 않은 어촌마을의 소박함이 더욱더 정겨운 곳이다. 한편으로는 거제도에서 처음 천주교 박해를 피해 숨어들어온 순교자의 유해와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은 아픈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그래서 봄철에만 집중되는 관광을 천주교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더해 사계절 체류형 관광으로 바꿔 새롭게 도약을 꿈꾼다. 지난해 해양수산부의 어촌뉴딜 300에 선정되면서 사계절 관광지로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

■꽃의 천국, 마지막 비경 ‘공곶이’

   
공곶이 입구에서 판매하는 수선화를 살펴보는 관광객.
예구마을은 대외적으로 ‘공곶이 수선화마을’로 널리 알려졌다. 마을 입구에는 상춘객을 위해 주민이 직접 키운 각종 채소와 특산품을 파는 모습부터 정겹다. 공곶이로 가는 길은 두 갈래다. 왼쪽은 산비탈을 타고 동백터널 돌계단을 내려가는 길이며, 오른쪽은 공곶이 몽돌해변으로 바로 이어지는 코스다. 어느 길을 택하든 30분가량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비밀의 정원에 도달할 수 있다.

공곶이는 거제 8경 중 마지막 비경으로, 남도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이름난 곳이다. 공곶이의 봄은 노란 수선화 물결과 몽돌해변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비경을 연출한다. 3~4월이면 만개한 수선화 군락지를 보기 위해 밀려드는 방문객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곳은 강명식·지상악 노부부가 52년간 피땀 흘려 오직 호미와 삽, 곡괭이로만 일궈낸 자연 경관지다. 수선화를 비롯해 동백나무, 종려나무, 조팝나무, 팔손이 등 나무와 화초류만 해도 50여 종에 달한다. 13만 ㎡(4만 평)를 넘는 농원 곳곳에는 노부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농원 입구 무인 판매점에서는 활짝 핀 수선화 한 포기를 1000원에 판매한다. 이 수선화를 들고 몽돌해변으로 내려가 맞은편 섬 내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 공곶이 인생 샷이다.

■‘천주교 순례길’로 사계절 관광

   
예구마을은 공곶이 방문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마을 입구에 숙박·편의시설이 형성돼 있지만 봄철에만 성황이다. 그래서 주민은 지속 가능한 사계절 관광상품으로 ‘천주교 순례길 답사’를 해답으로 찾고 있다.

예구마을은 거제도에서 천주교 복음이 처음 닿은 곳이다. 병인박해 직전 한 신부와 목사가 전교를 위해 다녀간 것이 시초다. 이후 1868년 천주교 선교자 윤사우 일가가 신앙생활이 비교적 자유로운 일본 대마도로 피신할 목적으로 이 마을에 숨어들었다. 그의 아들인 윤봉문(1852~1888) 형제가 이곳에 움막을 짓고 살면서 복음을 전파했다고 전해진다. 150여 년에 이르는 신앙의 역사를 가진 탓에 마을 주민의 70% 이상이 천주교 신자다.

‘천주교 순례길’은 순교한 윤봉문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길이다. 공곶이도 순례길의 일부분이다. 총 6구간으로 나뉘었는데, 백미인 1구간이 예구마을 선착장을 출발해 공곶이와 돌고래 전망대 등을 둘러보는 3.4㎞ 코스다. 종교적 차원을 떠나 관광명소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걸을 만한 길이다. 주민은 마을에 자연스럽게 밴 천주교 문화를 스토리텔링해 테마 상품 개발로 지역 관광 활성화를 꿈꾼다.

■명품 섬과 어촌뉴딜로 도약

   
공곶이로 가는 길에 만나는 몽돌해변. 명품 섬 내도가 지척에 바라보인다.
공곶이 몽돌해변 바로 앞 섬이 명품 섬 내도다. 공곶이에서 부르면 들릴 정도로 내도는 지척이다. 남해안 섬이 지닌 온난한 기후와 다양한 해양생태, 수려한 자연경관, 청정 수산물 등 뛰어난 관광자원을 지닌다. 이 섬은 행정안전부의 명품 섬 베스트 10 특성화 사업에 선정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는 변화를 거듭한다. 숙박시설이 속속 생겨나고 낚시와 레저가 가능한 체험시설은 물론 탐방로와 전망대 등도 정비했다.

예구마을 선착장~공곶이~내도를 뱃길로 연결하는 관광 코스도 곧 현실화된다. 예구마을이 지난해 해양수산부의 어촌뉴딜 300에 선정되면서 가능해졌다. 힘들게 발품을 팔지 않아도 더욱 편안하게 공곶이를 둘러본 후 내도를 탐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총사업비 102억 원이 투입되는 예구마을의 테마는 ‘꽃길 따라 뱃길 따라 바다정원’이다. 도선 접안시설과 테마길, 경관조명 등을 설치한다. 마을의 정취를 그대로 살릴 수 있는 옛길 복원에도 나선다. 또 마을의 폐교 부지를 활용해 어린이 동반 관광객과 귀촌·귀어 가족이 머무를 수 있는 자연 놀이터를 내년까지 조성한다. 공곶이를 기반 삼아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원예를 마을 콘텐츠로 특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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