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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을 빛낸 출향인 <5>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NH금융 첫 내부출신 회장… 사회가치 높일 ‘녹색경영’ 선언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1-04-04 19:09:27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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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유일의 순수 민간자본 지주
- 농민 지원에 연간 4000억 투입
- 탄소중립 등 친환경 선도에 역점
- 농식품 투자·컨설팅 다양화 확대

- 부울경 메가시티땐 시너지 강화
- 동남권 광역본부 설립 가능성도
- 여신심사·기업투자 전결권 가져
- 지역밀착형 금융지원 수행 전망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느티나무는 정겹다. 고향마을 입구를 지키던 모습이 겹친다. 서울 중구 NH농협금융지주 회장실에서 만난 손병환(58) 회장은 고향마을 느티나무를 닮았다. 경남 진주(옛 진양)에서 태어나 30년 가까이 서울살이를 하고 있지만 고향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말씨도 고향 말투 그대로이다. ‘개천에서 용’이 된 이들이 죽마고우와 우정을 지키고 다듬어 가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손 회장은 입사 후 농협이라는 한 우물을 파 농협은행장을 거쳐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인물이다. 농협에서 기획실장과 사업부문장을 거쳐 은행장에서 지주사 회장까지 단숨에 올랐다. 내부 최초이자 초고속 영전이다. 몰려드는 인터뷰 요청을 한사코 물리친 손 회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 2월 5일 국제신문 출향인 인터뷰에 시간을 냈다. 취임 후 첫 공식 언론 인터뷰는 하마터면 취소될 뻔했다. 코로나19 밀접접촉자로 진단검사를 받고 나서야 인터뷰가 진행됐다. 그는 40년 가까이 롯데자이언츠 팬이다. 큰누나와 이모가 사는 부산에 대한 애정도 깊다. 아직도 창원에 근무하던 때 고향 사람이라며 챙겨준 기업인들을 잊지 못한다. 그가 “어디 살든 고향에 기여하겠다”고 밝히는 배경이다.

-불과 2년 사이에 부문장에서 은행장을 거쳐 초고속으로 회장까지 올랐다.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헤쳐나갈 경영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지주 부사장에서 은행장을 거쳐 지주 회장으로 승진해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금융지주 출범 이후 최초의 내부승진 지주 회장이란 데 의미를 두고 축하해 주신다. 나 또한 지주 회장 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후배에게 물려 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취임하자마자 새해 경영전략 등으로 바빴던 것으로 안다.

▶지난 2월 4일 2021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환 2025 비전’을 선포했다. 농협금융 중기 전략 및 경영관리 현황 보고 등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진행되는 상황이라 국내외 경제 상황 및 금융시장도 미래에 대비한 치밀한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농협금융은 우리나라 농업, 농촌 발전을 위한 수익 창출이라는 차별화된 사명을 갖고 있어 농협금융의 정체성 확립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경남 특유의 말씨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NH농협금융 로고를 배경으로 활짝 웃는 손병환 회장. 김정록 기자
▶특별히 달라질 것이 없다. 농협이라는 곳에서 평생을 보낸 탓도 있다. 어린 시절 고향 친구들과 지금도 함께하고 있다. 진양 이반성에서 나고 자랐다. 진양은 행정구역으로는 진주다. 그러나 마산이 더 가깝다. 고개 하나 넘으면 마산, 반대쪽은 진주다. 동네 친구들은 중학교 후 마산의 고등학교로 많이 갔다. 한일합섬, 수출공단 등에 근무하는 형님이나 누나들이 주로 일하고 있던 곳이라서 그랬던 것 같다. 어릴 때 집에서 약방을 운영했다. 농사를 짓거나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학교 다닐 때는 친구들이 얼마나 어렵게 살았는지 못 느꼈다. 나이를 먹고 보니 어려운 농촌에서 태어나 주변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자기 삶을 살아 온 친구들이 참 대견하고 고맙다.

-결혼하고 서울에 오래 살면 고향과 친구들에 대해 대개는 무심해진다.

▶나도 마찬가지다. 고향 떠나 40년 다 되어 간다. 아내도 서울 여자다. 시골 친구들과 취업 후 처음 휴가받아 고향 가서 만나 함께 술도 마시고 어울려 놀았다. 서로 처한 상황과 입장은 달랐다. 친구들과 거리낌 없이 지낸다. 그런 나를 보고 집착하듯 고향 친구에게 신경 쓰냐며 아내가 의아해 했다. 설명해 주어도 시골에서 어려울 때 함께 산 친구들과 애틋함을 잘 모른다. 고등학교는 진주에 갔지만 방학 때는 주로 친구가 있는 마산으로 놀러 갔다. 진주는 보수적이어서 제약이 많았으나 마산은 개방적이고 편했다. 그때 뭉쳐 다녔던 친구들을 어떻게 잊고 살 수 있나.

-서울대 농대 농업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졸업정원제 첫해였다. 전공을 사전에 맞춰 진학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 예비고사 시험 쳐서 그 성적 맞춰서 갔다. 이과 전공 후 농대로 진학했는데 적성이 맞지 않았다. 2학년 올라갈 때 일부 인원에 한해 문과계열인 농교육과로 전과가 허용됐다. 그때 동기생으로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을 지낸 이준원 박사, 김진모 서울대 교수, 송병국 전 청소년정책연구원장, 안상근 가야대 부총장 등이 함께 전공을 바꾸었다.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있는 대학 친구이다.

-농협금융지주사를 소개해 달라.

▶농협금융은 1961년 설립된 농협중앙회에 뿌리를 두고 있다. 2012년 3월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해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지주 출범 9년 차인 올해는 대한민국의 명실상부한 5대 금융지주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농협금융은 국내 유일의 순수 민간 자본으로 설립된 금융기관이다. 100% 농협중앙회 단일 주주다. 농업인들이 출자해 조합을 만들고 그 조합이 출자해 농협중앙회를 만든다. 그 중앙회가 정점에서 투자해 금융을 하는 금융지주와 유통이나 축산을 하는 경제지주를 만들었다. 농업인은 기본적으로 주식회사가 주주에게 그렇듯 주주이기도 하고 협동조합이니 주인이기도 하다. 사업을 통해서 생기는 이익이지만 사업도 상당 부분을 주인인 조합을 대상으로 하는 특성이 있다. 연간 4000억 원 정도 중앙회에 보내 농업인 지원사업을 한다. 현재 농협금융에는 9개 자회사와 2개 손자회사가 있다. 농협금융은 기본적으로 금융회사로서 역할을 수행하지만 농업·농촌과 농업인 지원이라는 특별한 역할도 있다. 농협금융은 협동조합 금융그룹이자 농업·농촌 발전을 위한 수익센터로서 타 금융지주회사와 차별화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손 회장의 경영전략은 무엇인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디지털, ESG, 농업금융, 소비자 보호다. 고객과 금융업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고, 철저하게 고객관점에서 고객의 불편한 점을 디지털 기술로 해결하려고 한다. 최근 마이데이터사업 본허가 획득을 계기로 고객 맞춤형 개인종합자산관리서비스도 본격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사회 가치 제고와 녹색금융 확대를 위해 ESG 경영을 강화할 것이다. 그룹 ESG 경영원칙과 체계를 수립해 경영 전반에 적극 반영하고, 친환경 투자 확대 등을 통해 탄소중립 선도 금융그룹을 지향하려고 한다. ESG 경영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사회 안에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ESG 추진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ESG 요소를 성과평가에 반영할 것이다. 농업금융 역할 확대를 통해 농협금융의 정체성을 강화하려고 한다. 기존 농업자금 여신지원 위주의 역할을 넘어 농식품산업 투자와 농업금융 컨설팅 다양화 등 역할을 보다 확대할 것이다.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로 고객중심 신뢰경영을 정착시키려고 한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대비해 금융투자상품 소비자보호체계와 불완전판매 방지 프로세스 역시 지속적으로 혁신할 것이다.

-부울경 메가시티 성공을 위해 금융 부문과 농업 부문에 관해 조언해 달라.

▶동남권 메가시티가 출범하면 농협도 현재의 지역본부보다 기능이 대폭 확대되리라 본다. 사실상 제2의 본사 역할을 수행할 동남권 광역본부를 설치, 지역밀착형 금융지원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광역본부는 현재 수도권에 집중된 금융기능을 지역으로 분산하고 여신심사나 기업투자 등에 확대된 전결권을 가짐으로써 기업의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할 수 있고 기업 본사의 동남권 이전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농업 분야에서는 메가시티 내 도시지역의 학교급식 등에 지역 내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산물의 우선 공급체계를 갖춤으로써 우수 농산물 생산 및 유통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 울산 경남은 우리나라 1960, 70년대 근대화를 이끌었던 저력이 있는 지역이다. 이를 기반으로 메가시티로 확대 통합되면 그 효율성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의 사업 규모는 조합금융 다 합하면 200조 원 규모다. 농업인 기업인 중소 상공인에게도 금융지원을 한다. 지역경제가 살아나면 지역금융기관으로서의 농협이 지역발전을 도울 수 있는 기회도 커질 것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동남권 메가시티 건설이 순조롭게 이루어져 고향 경제발전의 계기가 되면 좋겠다.

-후배들에게 한마디 남겨 달라.

김일출 Systems Wisdom Korea 대표이사
▶지방 소멸론이 대두되고 지역 환경은 열악하다. 그러나 나의 경우를 돌아보면 인생이라는 것이 완전하게 출발하는 것도 좋지만 부족한 것을 채워가는 것도 의미가 있다. 어렵게 출발하는 것, 뭐라고 말해야 할까? (그는 “뭐라 캐야 합니까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열심히 하라는 것 외엔 더할 말이 없는 것 같다.

◇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누구

▷1962년 경남 진주 출생 ▷1981년 경남 진주고 졸업 ▷1988년 서울대 농업교육학과 졸업 ▷1990년 농협중앙회 입사 ▷1994년 농협중앙회 창원남지점 대리 ▷2011년 농협중앙회 창원터미널지점장 ▷2012년 농협은행 서울대지점장 ▷2015년 농협은행 스마트 금융부장 ▷2016년 농협중앙회 기획실장 ▷2018년 농협중앙회 농협미래경영연구소장 ▷2019년 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 ▷2020년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 ▷2020 농협은행 은행장 ▷2021 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김일출 Systems Wisdom Korea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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