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의회가 SNS 구독자를 늘리려 벌인 이벤트가 공직선거법상 기부 행위와 관련한 위반 소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궐선거 직후 또 다른 행사를 기획하던 시의회는 본지 취재가 시작되자 급히 일정을 바꿨다.
7일 시의회는 페이스북 ‘부산광역시의회’ 페이지 등 4개 SNS 채널의 구독자를 늘리기 위한 이벤트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8일부터 열흘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트위터 등 채널 가운데 하나를 구독한 뒤, 해당 SNS의 시의회 계정에 인증 댓글을 남기면 추첨해 경품을 나눠주는 방식이다. 추첨 인원은 100명이며, 1인당 도넛박스(6개들이)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할 예정이었다.
이처럼 예산을 들인 자체 사업 계획에 따라 금품을 증정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112조가 규정한 ‘기부 행위’ 범주에 포함된다. 선거법은 이럴 경우 ‘대상·방법·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의한 금품 제공 행위’면 허용한다. 의원이나 단체장 등 정치인이 예산을 들여 유권자인 주민에게 무분별하게 금품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막는 취지다.
문제는 부산시나 시의회에 SNS 운용 방침을 규정한 조례가 없다는 점이다. 부산 기초지자체에서도 10곳이 이 조례를 제정해 SNS를 운용한다. 하지만 부산시는 이제 막 조례 내용을 가다듬고 있으며, 빨라도 오는 6월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의회가 SNS를 통해 계획한 구독자 증가 행사는 법적 근거인 조례 없이 추진됐다. 시의회는 이 행사를 계획하면서 부산시 선관위에 법 위반 가능성을 확인하지 않았다. 이 행사에 대해 시 선관위 관계자는 “SNS 관련 조례 없이 행사를 그대로 진행하면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시의회가 이미 SNS를 통해 금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여러 차례 벌였다는 점이다. 최근 6개월 사이에만 구독자 증가 등 비슷한 내용의 SNS 행사가 3건 진행됐다. 3건 모두 예산을 들여 치킨이나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의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해 명백한 금품 기부 행위에 해당한다. 행사 건당 예산은 100만 원 미만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의회 관계자는 “시 인터넷 홈페이지 설치 및 운영 조례 내용을 준용하면 되는 것으로 여겨 계획한 것”이라며 “8일부터 계획한 행사는 보류했다. 검토 후 법규에 맞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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