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북면 중심지 역할하던 마을
- 신도시 탓 상권 위축·인구 감소
- 쇠락 길 걷던 중 정부 공모 선정
- 전통시장, 현대식 아케이드 단장
- 공용화장실·마을공원 새로 설치
- 환경정비 마무리 후 방문객 늘어
- 코로나 이전엔 종전보다 50%↑
- 노후주택 개량·문화시설 확보 등
- 2단계 사업 이달부터 본격 추진
경남 양산의 한 농촌 마을이 주민 주도로 추진한 마을 정비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상권 활성화와 마을환경 정비, 문화시설 확충 등 큰 변화를 끌어냈다.
양산시 상북면 석계리 상북면행정복지센터 소재지인 삼계1마을은 110가구가 거주해 농촌지역에서는 규모가 큰 마을이다. 면사무소 소재지여서 상북면 중심지 역할을 하면서 오래전에는 비교적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으로 꼽혔다. 하지만 2000년 양산 물금신도시 조성 등으로 상권이 위축되면서 인구가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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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어촌개발 공모 사업비를 받아 완전히 탈바꿈한 100년 역사 석계전통시장 입구의 아치형 간판. |
■정부·농어촌공사 공모 선정
쇠락의 길을 걷던 삼계1마을은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주관한 농어촌개발 공모사업인 상북면 소재지 종합정비사업(사업비 70억 원)에 선정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이 사업은 주민이 추진위원회를 꾸려 사업 아이템 선정부터 공사까지 모든 과정을 도맡아 하는 게 특징이다. 물론 양산시가 행정지원을 하는 등 거들지만 주된 결정은 주민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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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깔끔한 디자인의 석계시장 신축 공용화장실. |
추진위는 100년 전통의 석계전통시장과 원적산 봉수대(경남기념물 제118호) 소경재(조선시대 재실) 남양정사(조선 후기 학문을 익히기 위해 지은 집) 등 권역 내 자원을 활용한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추진위는 우선 석계전통시장(오일장)의 현대화를 메인 사업으로 해서 변화에 시동을 걸었다. 석계시장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는 등 파급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먼저 철판으로 된 옛 시장 건물을 헐고 아케이드로 단장된 현대식 건물을 지었다. 바닥에 아스콘을 깔고 비 가림 시설을 갖추는 한편 개별 점포의 간판도 세련되게 바꾸었다. 깔끔한 디자인의 현대식 공용 화장실도 설치했다. 시장 입구에는 큼지막한 아치형 디자인 간판을 설치해 눈에 잘 띄게 했다. 석계시장은 종전에는 천장에서 물이 새고 바닥에도 물이 흘러 비가 오면 시장 개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또 재래식 화장실이 시장 중간에 있어 미관상 문제는 물론 이동에도 불편을 주는 등 시장 활성화의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마을과 석계시장 동시에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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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의 문화 사랑방 구실을 하는 삼계1마을회관. |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해 문화 사랑방으로 만들고, 체육시설을 갖춘 마을 공원도 꾸몄다. 정자에 각종 화초류와 수목을 심고, 기와 담장으로 고풍스럽게 꾸민 공원인 주민교류 쉼터와 상북어울마당도 만들었다. 깨끗한 밀양댐 물을 정수한 마을 상수도를 설치해 계곡물을 끌어 온 간이상수도 사용에 따른 불안감에서 벗어났다. 이 사업은 원래 계획에는 없었으나 주민의 오래된 숙원사업인 점을 고려해 추가로 포함했다.
2019년 12월 말 사업이 마무리되자 마을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석계시장은 시설 현대화 덕분에 코로나 이전에는 오일장을 찾는 손님이 종전보다 50%가량 증가했다. 마을환경 정비로 공원 등 여가 시설이 확충되면서 마을을 찾는 방문객이 더욱 늘어난 것도 오일장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이러한 성과를 낸 데는 이동식 위원장과 박종선 사무국장, 류태안 마을 이장을 비롯해 양산시 상북면 소재지 종합정비사업 추진위원회의 역할이 컸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보상 문제로 지루한 소송전이 펼쳐지고, 보상 민원 처리로 사업이 지연됐다. 추진위는 이들 세 사람을 중심으로 주민을 설득하는 등 내 일처럼 열성적으로 대처해 난관을 극복했다.
이동식 추진위원장은 “보상가 문제로 주민을 설득하는 게 여간 어렵지 않았다. 아쉬움도 있지만 사업을 끝내고 몰라보게 달라진 마을을 보니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창헌 과장과 전진승 농촌개발팀장 등 양산시 지역재생과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줘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전통시장 문화공간 확보 기대
추진위 등 주민은 2단계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2단계 사업은 노후 주택과 오래된 화장실 개량 등 마을 주거환경 개선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노후 주택이 깔끔하고 세련되게 바뀌어 명실상부한 면 중심지로 일신할 것으로 기대한다.
삼계1마을 2단계 사업은 지난해 정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이달부터 본격적인 추진에 들어간다. 주민은 1단계 사업에서 석계전통시장과 연계된 문화시설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점을 아쉽게 여긴다. 이 위원장은 “대형마트에서 보듯 판매시설에서 고객 확보를 위한 문화 프로그램 운영은 대세가 됐다. 대형 매장과 경쟁해야 하는 전통시장 입장에서는 더 절실한 문제인데도 여러 사정으로 성과를 내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민은 석계시장 문화시설 유치 등 마을 정비사업이 안착할 때까지 양산시가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바랬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