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 인구재난 세계서 가장 심각
- 단번에 해결할 ‘한 방’은 없어
- 좀더 종합적·구조적 고민해야
- 청년, 지나친 경쟁 등에 불안
- 과거 만들어진 사회 경제시스템
- 현재 인구에 맞춰 변화 급선무
“현재 한국의 저출산·고령화를 획기적으로 해소할 ‘한 방’ 해결책은 없습니다. 특히 저출산 문제는 ‘허들 경주’처럼 청년 앞에 놓인 복잡 다양한 장애물을 해결해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인구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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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열린 ‘저출산·고령화 콘퍼런스’에서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부산 콘퍼런스 사무국 제공 |
15일 열린 ‘저출산·고령화 콘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을 맡은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국의 인구문제를 ‘인구재난’으로 규정하고, 우리 사회의 지나친 격차, 지나친 경쟁, 지나친 집중으로 인한 청년 불안 해소와 지금의 인구 규모에 맞는 사회 경제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서 부위원장은 현재 대한민국의 인구 문제는 세계 어느 나라도 겪어본 적 없는 특별하고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국내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1.0명에 미치지 못했다. 통계청 ‘장래인구특별추계’에 따르면 2080년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절반인 46.7%까지 늘어난다.
그는 “저출산 현상을 단번에 해결할 방안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며 “좀 더 종합적이고 구조적인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출산 관련 청년 문제를 ‘허들 경주’에 빗댔다. 청년 각자 처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정책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서 부위원장은 “장애물은 10여 개가 놓여있는데 일자리, 보금자리, 맡길 자리 등 가장 기본적인 이 세 가지도 해결이 안 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서 부위원장은 이어 저출산 문제는 정책 사이 정합성과 일관성, 장기적인 신뢰가 확보되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청년은 자신이 부모 세대보다 어렵게 살 것이고, 자녀는 그러한 자신보다 더 불행한 삶을 살 것이라는 ‘불안감’을 가진다”며 “이 때문에 자녀에게는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는 가치관이 생기게 되는데, 사회 경제 구조의 불안감과 이러한 가치관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회 경제적인 작동원리, 개인의 규범 가치관의 문제를 정부 정책수단만으로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정부와 지역사회, 기업 등 모든 사회가 이 문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 경제적 불안에도 ‘저출산 현상이 유독 한국에서 심각한가’에 대해 그는 “우리 사회의 지나친 격차와 여기서 비롯된 지나친 경쟁, 그리고 조금 더 나은 곳으로 가려는 지나친 집중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큰 틀의 문제의식을 느끼고 사회 해체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과거 만들어진 사회 경제 시스템을 현재 인구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금 우리 사회 경제 시스템은 한 해 출생자 수가 80만~100만 명(중위연령 20~30세)일 때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한 해 20만~30만 명(중위연령 50~60세)이 태어난다”며 “과거 구축된 시스템이 현재 제대로 작동할 리 없다. 지금의 인구 규모에 맞춰 적응하는 것이 급선무다”고 덧붙였다.
서 부위원장은 “현재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완화하고 해결점을 찾는 것보다 새로운 인구구조에 맞는 사회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내면, 그 안에서 출산율을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적정인구가 얼마든 그 인구를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을 2명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며 “아이 3, 4명을 낳고 키워도 불이익이나 부담이 되는 사회가 돼선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