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개 지점 6, 7m 아래 흙 뽑아
- 성분 분석엔 20일가량 걸릴 듯
- 오염 많을땐 100㎡당 정밀조사
- 토양 정화작업 부실 의혹 커져
- “유해성분 광범위하게 조사해야”
옛 미군 하야리아 부대에 자리한 부산시민공원에서 기름에 오염된 토양이 확인(국제신문 지난 5일 자 1면 보도)되면서 정밀 조사가 시작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한 기름 성분에 대해서만 토양 오염 분석이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많은 시민이 찾는 공원인만큼 중금속과 화학물질 등 유해성분 전반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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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부산시민공원 내에 건립 중인 부산국제아트센터 공사부지에서 신라대 산학협력단 토양분석센터 관계자들이 토양 시료 채취장비인 ‘지오프로그’를 통해 토양오염 우려지역의 시료를 확보하는 개황조사를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6일 오전 10시30분. 부산시민공원 북문 인근 부산국제아트센터 건설 현장에서 토양 시료 채취 장비 ‘지오 프로그’가 땅속 깊이 관을 삽입해 흙을 뽑아냈다. 흙 속 성분에 대한 정밀 조사를 위해 샘플을 채취하는 과정이다.
이곳은 지난달 터파기 공사 중 기름 냄새가 포착돼 작업이 중지됐다. 시공사의 샘플 조사 결과, 흙에서 토양환경보전법상 1급지인 공원의 석유계총탄산화수소(TPH) 기준치 500(㎎/㎏)을 3배 이상 초과한 1600이 검출돼 정밀 조사 명령이 떨어졌다.
안전 펜스에 둘러싸인 터파기 현장에는 당시 굴착된 흙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탁한 색을 띤 흙에서는 여전히 미세한 기름 냄새가 풍겼다. 시공사 ㈜태영건설컨소시엄의 한 관계자는 “예민한 사람은 굴착 당시 기름 냄새가 아주 심하다고 느꼈다”며 “경남 창원시 옛 39사단 터에 유니시티 아파트를 지을 때도 흙에서 기름 냄새가 나는 일이 있었는데, 당시와 흡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신라대 산학협력단 토양분석센터는 아트센터 현장에서 개황(현황) 조사를 실시했다. 정밀 조사의 1단계 격으로, 토양 오염이 우려되는 부지에 1000㎡당 1개꼴로 시추공을 뚫어 얻은 시료를 분석하는 조사다. 신라대 팀은 아트센터 부지(2만9708㎡) 내 31개 지점에 구멍을 내 조사를 진행했다. 한 지점당 6, 7m 파 내려가 구간별로 흙을 확보했다.
성분 분석에는 20일 정도가 걸릴 전망이다. 시료에서 토양 오염이 확인되면 상세 조사가 추가로 실시된다. 이 때는 시추 구역이 100㎡당 1곳으로 늘어난다. 개황·상세 조사 결과, 아트센터 부지 전반에 정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면 흙을 외부로 반출해 관련 작업을 거치게 된다.
이번 조사는 TPH 농도를 확인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중금속이나 화학 성분 등 유해성분은 분석 대상에서 빠졌다. 지난달 실시된 오염 조사에서 TPH 외에는 관련법상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초과한 성분이 없었다는 이유다. 이를 근거로 부산진구는 TPH만 정밀 조사를 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부산시민공원 조성 당시 오염된 토양에 대한 정화작업이 허술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시민의 안전을 위해 유해성분 전반에 대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시민공원에는 한 해 800만 명 수준의 시민이 방문하고 있다. 지난 5일 어린이날 하루에만 약 5만7400명이 공원을 찾았다.
초록생활 백해주 대표는 “캠프 하야리아 토양 오염 조사 당시 유류와 중금속 오염이 복합된 곳이 적지 않았다. 중금속 성분 조사가 함께 이뤄졌어야 하는데 아쉬운 대목이다”고 지적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