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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대'업' 총장에 듣는다 <10> 경상국립대 권순기 총장

“공유대학 울산도 동참해 경쟁력…부산과 협업 땐 더 큰 시너지”

  •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   입력 : 2021-05-17 19:00:26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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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과기대와 민주적 통합 이뤄
- 학생감축 없이 매머드 정원 확보
- 지역 유사·중복학과 하나로 묶고
- 특성화 학과 운영 인재육성 필요

- 2학기에 개도국 인재 20명 입학
- 무상교육 지원해 협력 토대 마련
- 공유대 학생 현대車 등 취업 가능
- 미래 모빌리티·스마트 제조 선도

경상국립대학교 총장을 만나면 꼭 묻고 싶은 게 있었다. 대학 간 통합 문제다. 부산교대와 부산대의 통합 이슈가 전국 대학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고, 강원대-강릉원주대, 한경대-한국복지대학 등 전국 지역 국립대학이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문제 등을 극복하려 통합 추진을 논의 중이어서다. 4년제 경상대와 4년제 경남과학기술대가 통합한 경상국립대의 올해 출범이 지역대 통합 논의에 불을 붙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7일 진주 경상국립대 칠암캠퍼스에서 이뤄진 인터뷰 서두에서 권순기 총장은 지역대학 위기 극복 수단으로 통합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1시간 뒤 마무리 발언을 요구할 때도 마찬가지 대답이었다.
   
17일 권순기 경상국립대학교 총장이 칠암캠퍼스에서 지역 국립대 발전 방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경상국립대 제공
■선공후사 대학통합 전략 필요

“전국의 국립대는 장기적으로 1도 1대학 체제로 통합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합니다. 지역사립대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특성화된 학과를 키워 강소대학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재정적으로 지원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지역대학 위기 대처 전략을 묻자 권 총장은 망설임이 없었다. 얼핏 몸집을 줄이는 방식의 물리적 통합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게 아니었다. 2개 중 하나를 없애거나 줄이는 구조조정도, 1+1로 2를 만드는 것도 그가 밝히는 대학통합의 요점이 아니었다. 1+1로 구조개혁을 이뤄내고, 이를 통해 3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권 총장은 “지역에 유사·중복 학과가 많다. 이들을 하나로 묶고, 나머지는 시대와 지역이 요구하는 특성화된 학과를 운영하며 관련 인재를 키울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가령 A대학과 B대학의 컴퓨터공학과 재학생 정원의 합이 100명이었다면, 통합을 통해 70명 정원만 기존 컴퓨터공학과로 운영하고, 나머지는 지역 산업 연계형 드론·인공지능(AI) 분야 특성화 학과를 신설하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차례 통합이 논의되거나 실제 이뤄진 적도 있으나 경상국립대 통합은 입학 정원 감축 없이 두 대학을 합친 국내 첫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 대학은 매머드급 정원을 확보하게 됐는데, 지난해 기준 입학정원이 4313명으로 서울대를 제외한 전국 거점국립대 중 정원이 3번째로 많다. 권 총장은 “당장 통합의 효과를 체감할 수는 없다. 양 대학의 강점 분야를 살리는 구조개혁을 통해 성과는 차츰 가시화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두 대학 통합 논의는 2000년 중반부터 시작됐으나, 실질적 통합 절차는 최근 4년에 걸쳐 속도감 있게 이뤄졌다. 2017년 정부의 국립대학혁신지원사업(PoINT)이 발판이 돼 대학 구성원과 졸업생, 지역사회의 찬반 의견을 끊임없이 수렴해 이뤄낸 결과물이라고 했다.

부산대-부산교대 등 통합에 관해 그는 “우리 학교의 경우에도 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 그 자체에 반대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민주적 통합 과정과 통합 이후의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고 구성원과 얼마나 소통하느냐가 관건”이라면서 “통합은 ‘선공후사(先公後私)’가 원칙이어야 한다. 전체 대학의 발전을 먼저 생각하고, 그 이후 학과와 개인의 발전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한파 해외 청년 육성·‘USG+U+B’

전국 어느 대학에서도 시행하지 않는 교육분야 ODA(개발도상국 원조)사업을 경상국립대는 올해부터 추진 중이다. 경상국립대-경남도-기업체가 협력해 개발도상국 최고 인재를 친한 지도자로 육성하는 프로젝트. 바로 ‘개발도상국 차세대 리더육성사업(Future Global Leaders Project·FGLP)’이다.

쉽게 설명하면, 동남아지역 우수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경상국립대가 무상교육을 한 후 다시 자국으로 보내 경남과 제대로 된 협력체계를 구축할 토대를 마련하는 전략이다. 지난 3월 선발공고를 내고 인도와 필리핀, 파키스탄 등 동남아와 가나,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지역 우수 청년인재 20명을 지난달 최종 선발했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 이상 취득자이며 각 대학에서 석차 상위 20% 내인 학생들이다. 이들은 오는 2학기부터 경상국립대에서 2년간 석사과정을 밟는데, 연간 1800만 원씩 2년간 장학금을 제공한다.

권 총장은 “이런 방식으로 ‘친경상국립대’ 해외청년 우군이 만들어지면 결국 ‘친경남도’ ‘친한’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해외 진출한 국내기업이 이들 인재와 협력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부응하는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경상국립대는 경남형 공유대학(USG)을 경남+울산형 공유대학(USGU·University System of Gyeongnam and Ulsan)으로 확장해 시너지를 내려 한다. USG는 대학 위기 해소를 위해 지역 내 대학이 연합해 공통교양·전공 수업을 벌여 지역 산업계에 투입될 인재를 키우는 사업이다. 기존 USG 과정을 이수한 학생은 LG전자와 NHN 등 지역기업에 취업할 수 있었는데, 울산의 참여가 최근 확정되면서 울산의 현대자동차와 SK에너지 등 기업 연계가 확대돼 경쟁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울산은 자동차 산업이 강하고, 경남은 관련 부품 산업 인프라가 육성된 까닭에 두 지자체의 산학이 협력구조를 이루면 ‘미래모빌리티’와 ‘스마트제조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권 총장은 “울산과의 협력을 넘어 부산도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다양한 분야의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부울경이 협력해야 수도권 쏠림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김화영 기자

◇ 권순기 총장의 대학 통합 전략

-물리적 통합 자체만으로는 위기 극복에 큰 도움 안 돼
-유사 중복학과 및 단과대학의 통폐합 필요성
-지역과 시대 요구 반영한 새로운 분야 학과 신설(ICT융합·AI 등)
-뼈를 깎는 구조개혁과 혁신이 반드시 수반돼야 위기 극복 가능
-민주적 통합 과정과 통합 이후 비전 제시하며 구성원과 끊임없는 소통 필요


◇ USG+U 개요

-기존 경남형공유대학(USG) 개편해 경남울산형 공유대학(USGU) 확장
-기존 3개 분야 6개 전공을 5개 분야 8개 전공으로 개편. 정원도 300명에서 500명으로 확대
-기존 스마트공동체와 스마트제조엔지니어링 등 3개 분야서 미래 모빌리티, 저탄소그린에너지 등 2개 분야 추가
-LG전자와 NHN 등 경남 기업과 협력+현대차 현대중공업, SK에너지 등 울산의 자동차, 선박, 에너지 대기업 추가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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