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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청년과, 나누다 2 <9> 석창규 웹케시 회장

기업 금융업무 디지털화 선도…핀테크 시장 독보적 존재로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1-05-23 19:40:32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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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F 때 다니던 은행 퇴사하고
- 1999년 동료 8명과 함께 창업
- 편의점 ATM 도입·가상계좌 등
- 고객이 편한 금융 서비스 선도

- 외주 방식 구조 수익창출 한계
- 대기업 물량공세에 위기 빠져
- 못 따라 할 고유기술 개발 매진
- 기업 재정관리 상품 탄생시켜

- 캄보디아 인재육성센터 세워
- 일찍이 인재 품귀 현상도 대비

- “당장 성과보다 성장성에 주목
- 겁내지 말고 다양한 도전하길”

웹케시그룹은 국내 핀테크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국내 1호 코스닥 상장사인 웹케시와 지난달 상장한 쿠콘의 시가총액만 1조 원에 이른다. 가상계좌와 편의점 ATM기·기업 인터넷 뱅킹 상품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해 기술력을 입증했다. 일찌감치 해외 인재 확보에 투자해 요즘 IT기업들의 고민인 ‘개발자 품귀 현상’에도 대비했다. 석창규(60) 웹케시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성장할 수 있다. 눈앞의 이익보다는 미래의 성장을 위한 경험을 쌓아라”이다. 최근 그를 부산 연제구 거제동 국제신문사에서 만났다.
   
핀테크 업계 1위를 달리는 웹케시그룹의 석창규 회장이 20여 년간의 창업 일생으로 얻은 깨달음과 소회를 전하고 있다. 오찬영 PD
■상품 개발만이 살 길

부산대 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석 회장은 1990년부터 동남은행 전산금융을 담당했다. 부산에 본점을 둔 동남은행은 전산금융 기술이 탁월한 곳이었다. 기업 전용 온라인 은행업무 시스템인 ‘펌뱅킹’ 서비스와 교통카드의 원조인 하나로카드를 처음 도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외환위기(IMF)에 따른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주택은행(현 국민은행)에 흡수합병 되고 말았다. 퇴사한 석 회장은 1999년 웹케시그룹의 전신인 피플앤커뮤니티를 설립했다. 2000년에는 웹케시로 사명을 바꿨다. “뛰어난 금융시스템을 보유한 동남은행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앞으로 ‘평생 직장이 존재할 수 있을까’는 의문이 들어 창업을 결심했죠. 전자금융 기술 수요가 증가하던 시기라 성장성을 믿고 동료 8명과 의기투합해 창업했습니다.”

   
아직도 직접 상품 개발과 설계에 나서는 석창규 회장. 웹케시그룹 제공
웹케시의 목표는 ‘금융이 일상 속에서 편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한다’이다. 은행 점포에만 있던 ATM기를 편의점까지 확대하거나 가상계좌 아이디어를 실행한 이유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대기업이 비슷한 서비스로 물량공세를 펼치자 위기에 빠졌다. 금융시스템 통합(SI) 서비스 역시 은행권으로부터 외주를 받아 노동력을 제공하는 방식이어서 수익 창출에는 한계가 있었다. 석 회장은 “초창기에는 정말 힘들었다. ‘그냥 직장이나 다닐 것’ 하는 후회도 막심했다. 대기업이 우리와 똑같은 상품을 출시하는 것을 보고 억울해 특허소송도 고민했으나 비용 때문에 접었다”면서 “위기를 타개하는 방법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고유의 기술·상품 개발뿐이라 판단했다”고 회상했다. 매출의 상당액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이유다. 그렇게 기업용 자금관리시스템(CMS)과 공공기관용 재정관리 서비스처럼 웹케시그룹을 국내 최고 핀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게 한 ‘작품’들이 탄생했다. 석 회장은 “아직도 고객과 시장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기획해 직접 시스템 설계에 나선다”고 했다.

■사람에 대한 투자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웹케시그룹 인재개발센터. 웹케시그룹 제공
웹케시그룹은 현재 B2B 핀테크 기업 웹케시와 ▷비즈니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쿠콘 ▷무증빙 경비지출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비즈플레이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된 웹케시와 쿠콘의 시가총액만 합쳐도 약 1조 원. 꾸준한 성장 비결에는 고객을 가장 중요시하는 석 회장의 경영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고객은 항상 성공과 실패의 신호를 보낸다고 생각합니다. 성공 신호를 받으면 괜찮은데 실패 신호를 무시하면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간단하지만 중요한 원리입니다. 고객의 소리를 꼼꼼하게 챙기고 상품을 통해 다시 돌려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또 계속 성장하려면 임직원들의 마음도 사야 합니다. 급여·복지와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늘 노력합니다.”

석 회장이 신경 쓰는 또 다른 분야는 인재 확보. 그는 10년 전 캄보디아에 들렀다가 우수한 젊은 노동력이 넘치는데 주목했다. 캄보디아에서 디지털 인재를 키워 채용하면 한·캄보디아 모두 도움이 되리라 판단했다. 2013년 캄보디아 프놈펜에 인재개발센터를 세우고 매년 3억원 정도를 투자해 소프트웨어 개발자 양성에 나섰다. 이곳에서는 상위권 인재를 모아 10개월 동안 IT 교육을 진행한다. 1학기에 선발된 80명 중 절반만 2학기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자격을 준다. 스파르타식 교육 덕에 졸업생 취업률은 100%. 이 중 일부는 웹케시의 캄보디아 현지법인 혹은 국내 법인에서 개발자로 일한다. IT산업 성장으로 개발자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에서도 웹케시가 인력난에 시달리지 않는 이유다. 석 회장의 혜안이 캄보디아 IT 선진화와 개발자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 “국내 개발자는 이직률이 높은 편인데 캄보디아 인재개발센터 졸업생들은 그렇지 않아요. 실력도 뛰어나 웹케시가 아니라도 현지 금융권에서 서로 채용하려고 합니다.”

■마음껏 경험하고 실패하라

석 회장은 청년들에게 “겁내지 말고 다양한 경험을 하라”고 조언했다. “취직하든 창업하든 지금 당장의 이익보다는 성장 가능성을 따져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과거 30년 동안 잘나가던 대기업이 미래 30년 동안 성장한다는 보장은 없거든요. 반대로 지금은 시작 단계지만 10년 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많아요. 확실히 보장된 길이 아니라 무서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실패의 경험이 자신 안에 고스란히 쌓여 다음 성공의 발판이 될 겁니다.”

석 회장 역시 실패가 전화위복이 된 경험을 했다. 2000년대 초반 수주하고 싶던 대형 금융 프로젝트 5건이 있었다. 이 중 2건만 따냈다. 2건을 수주했을 때는 뛸 듯이 기뻤는데 3건 수주에 실패할 때는 몇 주간 끙끙 앓았다. 시간이 지나자 정반대의 결과가 찾아왔다. 수주에 실패한 ‘덕분’에 웹케시가 더욱 성장할 수 있었던 반면 성공한 수주 때문에 위기를 경험했다고. “우리 역량에 맞지 않는 큰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실수를 범해 위기를 맞았어요. 반면 프로젝트 수주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느라 철치부심했더니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그래서 성장할 수 있었죠. 모든 일의 결과를 장담할 수 없으니 당장의 성과와 이익에 집착하지 말고 조금 멀리 보는 게 좋아요.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석 회장이 지난 인생을 돌아보며 얻은 깨달음은 무엇일까. “욕심도 상대적인 것 같아요. 가령 10억 원이 있는데 20억, 30억 원을 갖고 싶어서 위만 쳐다보면 늘 불행합니다. 숫자에 집착하기보다 가진 것에 만족하고 주위를 챙기고 배려하는 삶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현재 하는 일도 더 즐겁게 느껴져요. 돈 때문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 더 좋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 뛰고 싶거든요. 창업가나 기업가라면 더욱더 탐욕을 경계하세요.”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제작지원 : B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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