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에게 가장 큰 문제는 자금이다. 부산 산복도로에서 로컬 콘텐츠를 만드는 영초산방과 공공플랜은 기업들이 자생력을 가지려면 관(官)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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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동구 초량동 ‘영초산방’에서 로컬 크리에이터들과 최형욱 동구청장이 로컬 콘텐츠 활성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정빈 기자 |
이들은 로컬 콘텐츠만으로는 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영초산방의 경우 여행 수화물 운송보관 플랫폼인 ‘짐캐리’의 자회사다. 모기업이 어느 정도 수익을 내는 덕에 큰 무리 없이 회사를 운영할 수 있었다. 반대로 마땅한 ‘백’이 없다면 사업을 오랫동안 끌고가기 어려워진다. 영초산방 전혜인 팀장은 “우리만의 목표를 위해서 외부로부터의 지원이나 개입 없이 회사를 운영하려 한다. 하지만 로컬 콘텐츠만으로는 절대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점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많은 로컬 기업들이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주관하는 지원 사업에서 자금을 구한다. 그런데 이들 지원사업은 대부분 유연성과 자율성이 떨어진다. 먼저 사업 지원금은 세세한 부분까지 용처가 고정된 채 내려온다. 이 때문에 사업을 진행하면서 좀 더 강화해야 할 지점이나 다소 힘을 빼도 될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 눈에 들어와도 최초의 틀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지원 사업에서 지정한 컨셉에서 변화를 주기도 어렵다.
청년을 대상으로 한 마을 만들기 ‘교육’ 사업이 있다고 가정하자. 사업에 선정된 기업이 자신들의 역량을 살려 마을과 관련한 굿즈 제작 등 다른 범주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차후 사업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게 된다. 공공플랜 이정우 공동대표는 “정해진 대로 돈을 써야 한다는 데에만 집중하다 보면 원래 계획했던 사업이 방향성을 잃는 경우가 많다. 사업 자체도 자율성이 부족하니 똑같은 테마의 공간이 전국에 우후죽순 들어선다”며 “메이커 스페이스만 전국에 수백 개다. 기존 회사의 영업 경쟁력만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