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칙금·과태료 등 세외수입
- 지방이전 정부에 건의 예정
부산자치경찰위원회(부산자경위)가 범칙금과 과태료를 지방 세외수입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자치경찰제도의 순항을 위해 안정적인 예산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부산자경위는 “다른 지역 자경위의 의견을 모아 다음 달께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618억 원을 징수한 범칙금과 과태료는 현행법상 국가 세외수입으로 잡혀 있다.
정부가 자경위의 건의를 받아들이면 부산은 연간 600억 원을 자치경찰 예산으로 쓸 수 있게 된다. 경찰은 지난해 부산에서만 635억3900만 원의 범칙금과 과태료를 거둬들였다. 전국의 7.4%다. 경찰관이 운전자에게 직접 부과하는 범칙금은 지난해 부산에서 18만7141건이 부과돼 73억5200만 원이 걷혔고, 무인단속기기가 자동차 차주에게 부과하는 과태료는 지난해 102만6038건 부과돼 561억8700만 원을 거둬들였다.
지난 6일 출범해 업무에 돌입한 부산자경위는 오는 7월 정식 출범한다. 국가경찰이 맡아왔던 교통, 생활안전, 여성·청소년 관련 치안 업무가 모두 자경위 소관으로 넘어왔다. 업무는 이양됐지만, 예산은 이양되지 않았다. 출범 첫해인 올해는 72억 원 정도의 국비를 직접 지원받았지만, 내년부터의 예산 규모나 지원 방법에 관한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자경위가 국고 보조금 형태로 예산을 지원받을 경우, 국가경찰권한의 지역 이양과 분산이라는 자치경찰제도의 취지에 반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매년 정부 상황에 따라 지원 예산의 규모가 바뀌고, 자치경찰의 사업 규모와 내용도 중앙정부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예산 철마다 국회나 정부 부처에 찾아가 읍소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 자치경찰의 독립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자경위 관계자는 “정부에서 자치경찰을 출범시켜 놓고 예산 지원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예산권을 쥐고 있는 정부 부처에서는 ‘왜 지역 조직과 지역 사무에 국비를 지원해야 하느냐’는 의식이 팽배하다”며 “자치경찰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정확보가 필수다. 이를 위해 지역에서 걷힌 범칙금과 과태료를 지방 세외수입으로 이전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의대 최종술(경찰행정학과) 교수도 “정부 부처에 예산을 따내기보다는 매년 예측 가능한 규모의 재원을 마련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