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 때 코딩 배워 컴퓨터 입문
- 대학 휴학 후 선배 회사에 입사
- 현장 경험 쌓고 대기업 갔지만
- 게임제작 꿈 위해 1년만에 퇴사
- 동료 2명과 함께 만든 첫 작품
- 日서 관심 끌었지만 흥행 실패
- 좌절 딛고 다음 버전 개발 박차
- 9000만 다운로드 ‘포코팡’ 탄생
- “인생 한가지 버전만 있는것 아냐
- 자신을 믿고 계속 개선해 나가야”
2013년 일본에서 출시하자마자 앱 다운로드 수 1위 기록. 국내로 역수출해 대박 신화. 일본인의 ‘국민 게임’이자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 9000만 건을 돌파한 퍼즐 게임 ‘포코팡’ 이야기다. 모바일 게임의 전설 포코팡은 부산 기업 트리노드의 작품. 김준수(40) 트리노드 대표는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3명으로 게임 개발에 도전해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김 대표는 “홀로서기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실패해도 ‘실패의 감정’에 오래 머물지 말고 새로 도전한다면 나무마디처럼 조금씩 확장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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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 게임 업체 트리노드 김준수 대표가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도전과 성공이 가능했던 비결에 대해 설명한 뒤 회사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오찬영 PD |
■이른 경험이 중요하다
김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컴퓨터와 게임에 남다른 관심이 있었다. 초등학생 시절 코딩을 배우고 고등학생 때는 컴퓨터 동아리 회장을 맡아 다양한 공모전에 참가했다. 부산대 컴퓨터공학과 진학은 자연스러운 일. 많은 것을 독학한 탓인지 강의 내용은 새로운 것이 없었다.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치기도 전에 휴학한 이유다. 온라인 게임 태동기에 선배가 창업한 게임 스타트업에 입사한 그는 현장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작은 기업이다 보니 1인 3, 4역을 해야 했어요. 덕분에 어린 나이지만 중국·일본·대만으로 출장 가 현지 엔지니어들과 많은 소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생각보다 엄청 어려운 일은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창업에 대한 심리적 허들(진입장벽)이 낮아진거죠.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도 조금 일찍 쌓은 경험이 인생의 큰 자양분이 될 겁니다.”
김 대표는 게임 스타트업에서 보낸 6년 경력을 인정받아 엔씨소프트 과장으로 입사했다. 당시 보급이 시작된 스마트폰이 그를 매혹시켰다. 지금까지 없던 인터페이스와 디바이스를 경험하자 신이 났다. 개인이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는 사실도 즐거웠다. 퇴근 후 매일 앱 개발에 몰두했다. “직장 생활은 편안했어요. 그런데 ‘이대로 쭉 간다면 10년, 20년 뒤에 내가 어떤 모습일까’하는 그림이 뻔하게 그려지더군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에 뛰어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퇴사를 고민했어요.” 그렇게 입사 1년 만인 2010년 사표를 냈다. 결혼을 불과 석 달 앞둔 시점이었다. 주위 반대가 엄청날 수밖에. “99%가 반대했어요.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듯 하시지만(하하). 저도 주관과 확신이 있었기에 제 길을 갔습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주변 의견에 휘둘리지 말고 스스로를 믿으세요. 자신의 인생이니까. 나중에 잘못돼도 후회할 필요 없어요.”
■포코팡 성공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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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노드가 만든 게임 포코팡과 포코타운. |
부산으로 내려온 김 대표는 2011년 트리노드를 설립했다. 단 3명이서 시작했지만 의욕적으로 게임 개발에 몰두했다. 첫 작품은 ‘애니멀다운’이라는 과녁 맞히기 게임. 네이버 메신저 ‘라인’을 통해 일본에 출시되자마자 높은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받지 못했다. “실의에 빠질 겨를이 없었어요. 머릿속에는 ‘빨리 제대로 된 다음 작품을 만들자’는 생각뿐이었어요. ‘비장의 무기는 사실 따로 있습니다’는 전략이었죠(하하). 내심 실망하기도 했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다른 분들도 실패하게 되더라도 실패의 감정에 너무 오래 갇혀 있지 않았으면 합니다. 인생은 한 가지 ‘버전’만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계속 개선해 나간다면 성공이 ‘최신 버전’이 되는 날이 있습니다.”
김 대표는 애니멀다운이 스마트폰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대중에게는 어렵게 느껴졌다고 판단해 남녀노소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구상했다. 그렇게 트리노드의 두 번째 작품이자 모바일 게임의 신화 포코팡이 탄생했다. 포코팡은 3개 이상의 블록을 ‘한 붓 그리기’ 방식으로 연결하는 퍼즐게임. 2013년 일본 라인을 통해 출시되자마자 매일 700만 명이 접속하는 현지 국민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국내로 역수출됐다. ‘국민 게임’이라는 호칭을 얻으려면 글로벌 다운로드 1000만 건 정도를 기록해야 하는데 포코팡은 지금까지 9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한때 구글 플레이스토어 전체 매출순위 5위권을 유지하기도 했다. “출시하고 석 달 뒤에 일본 출장을 갔는데 지하철 칸 마다 꼭 한두 명은 포코팡을 하는 거예요. 그때 포코팡의 인기를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영업이익은 처음보다 200배 가까이 올랐죠.”
■진정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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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코팡 시리즈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들. 오찬영 PD |
트리노드는 매칭형 퍼즐게임 ‘포코포코’와 스토리가 가미된 퍼즐게임 ‘포코타운’를 출시해 포코팡의 인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포코시리즈는 현재도 200만 명의 유저가 매일 접속한다. 3명이던 직원은 10주년인 올해 기준 220여 명으로 늘었다. 부산 해운대구 본사에는 150여 명이 근무한다. 비수도권에서 성장한 기업이 사세가 커지면 인재 확보를 위해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일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트리노드의 뚝심은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 트리노드가 부산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김 대표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부산에서 인재를 발굴하고 게임 인프라를 확대하는 일에 보람을 느낍니다. 트리노드가 부산에 있는 것만으로도 지역에서 무언가를 하려는 청년들에게 희망이 되기도 하고요. 트리노드는 ‘나무마디’라는 뜻입니다. 나무 마디처럼 늘 뻗어 나가고 확장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었습니다. 부산에서 만든 게임으로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트리노드’가 아닐까요?”
김 대표는 트리노드 설립 10주년을 맞은 소감도 전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아득하게 느껴지지만 더 큰 성장을 위한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10년, 20년 뒤의 트리노드는 어떤 모습이 돼야 할까’를 많이 고민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내러티브’ 방식인 것 같아요. 게임은 다른 콘텐츠와 달리 쌍방향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용자의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앞으로 트리노드가 전할 내러티브를 지켜봐주세요.”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제작지원 : B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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