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원전시설 중 가장 최신모델
- 전국 비슷한 사고 43년간 4번뿐
- 탈핵단체 “불량부품 원인일 수도
- 민관조사단 꾸리자” 정부에 촉구
지난 29일 울산 울주군 신고리원전 4호기에서 발생한 화재는 부산과 울산에 있는 원전 가운데 ‘가동 도중 일어난 최초의 화재’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리 4호기가 국내 모든 원전 중 가장 ‘최신의 모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화재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책 수립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울산지역 탈핵단체는 민관 합동조사단 구성을 정부에 제안했다.
31일 국제신문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1호기의 상업 운전이 시작된 1978년부터 지난 28일까지 고리원전(1~4호기)과 신고리원전(1~4호기)에서 가동 중 화재가 일어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06년 3월 8일 고리 4호기 격납건물 내 증기발생기 상부에서 화재가 일어난 적은 있지만, 당시 사고는 계획예방정비를 위해 원자로가 멈춰있는 기간에 발생했다. 계획예방정비는 원전의 성능 유지와 고장 예방 등을 위해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점검을 말한다. 결국 지난 29일 화재는 고리원전과 신고리원전을 합쳐 동남권에서 발생한 ‘가동 중 첫 화재’였던 셈이다.
전국 모든 원전을 기준으로 보면 1978년부터 현재까지 원전 화재 발생 건수는 총 6건(신고리 4호기 포함)으로 집계됐다. 6건은 가동 중 일어난 화재(4건)와 계획예방정비 기간에 발생한 화재(2건)를 합친 것이다. 이 기간 국내 원전에서 발생한 모든 ‘사고·고장’ 건수(768건)의 1%도 안 되는 비중이지만, ‘원전 화재’라는 특수성과 위험성을 고려할 때 이번 신고리 4호기 화재를 계기로 경각심을 더 크게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방사능 유출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신고리 4호기가 재가동 이후 석 달 만에 문제를 일으킨 것을 놓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2019년 8월 29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신고리 4호기는 140만kW급 최신형 가압경수로 모델(APR-1400)이다.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간 계획예방정비를 받은 뒤 지난 2월 5일 발전을 재개했다. 최신형 원전에서, 그것도 정기 점검을 마친 뒤 불과 3개월 만에 화재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울산의 탈핵단체는 “신고리 4호기의 원자로 가동을 완전 정지하고 민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원인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원자로는 화재 이후 5%의 출력 상태를 유지 중이다. 용석록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신고리 4호기 내 혹시 모를 불량 부품 탓에 화재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