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제추행치상 혐의는 계속 부인
- 피해자측 “권력형 성범죄 구속을”
- 8일 공판기일, 빠른 진행 이례적
부산시장 재임 당시 직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거돈 전 시장의 첫 공판이 진행됐다. 법정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오 전 시장은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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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원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1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부산지법 형사6부(류승우 부장판사)는 1일 오전 10시 301호 법정에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기소된 지 5개월여 만에 모습을 드러낸 오 전 시장은 재판 시작이 임박해 양복에 중절모를 눌러 쓴 모습으로 법정에 도착했다.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데 대해 시민에게 미안하지 않느냐” “여전히 강제추행치상 혐의를 부인하느냐”는 등 질문이 쏟아졌지만 오 전 시장은 “피해자와 시민께 거듭 송구하다”는 짤막한 말을 남긴 채 법정으로 들어섰다.
재판부는 오 전 시장 신원 등을 확인하는 인정심문을 거친 뒤 지난 4월 공판준비기일 때와 마찬가지로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의사를 묻자 오 전 시장은 변호인단과 짤막하게 이야기를 나눈 뒤 “희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날 공판기일은 재판부와 검찰, 양측 법률대리인 이외에 검찰 측 1명, 피해자 측 1명이 추가로 참석한 상태에서 2시간40분가량 진행됐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민심 최황선 변호사는 “영상, 음성 등을 포함해 사건과 관련한 기록을 살피고 심문하는 절차였다”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 측은 공판준비기일 때와 마찬가지로 강제추행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 변호사는 “이 사건은 단순한 성범죄가 아니다. 공무원 성범죄를 예방해야 할 기관의 수장에 의해 저질러진 권력형 성범죄”라며 “오 전 시장을 법정구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일주일 뒤인 오는 8일 공판기일이 잡힌 데 대해서는 “통상 한 달에 한 번 정도 공판기일이 진행되는 것과 비교하면 간격이 매우 짧다. 빠른 재판 진행을 원한다는 요청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선고 시점을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이 끝난 뒤 오 전 시장은 모자를 쓰지 않은 모습으로 법정을 나섰다. 그는 입을 꾹 다문 채 법원 후문을 황급히 나섰지만, 취재진 질문이 계속되는 가운데 엉뚱한 방향을 향하거나 주차된 차들 사이의 좁은 틈을 파고드는 등 크게 당혹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차량 준비를 마친 수행원이 나타나 오 전 시장 팔짱을 낀 채 잡아끌다시피 차로 인도한 뒤 법원을 벗어났다.
오 전 시장은 시장으로 재직하던 2018년과 2020년 직원 2명을 강제추행하고, 이 가운데 한 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강제추행치상)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성추행 의혹을 제기하자 오 전 시장은 운영자들을 고소했지만, 이번 재판에서 오히려 운영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무고 혐의가 적용됐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