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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의 청년 관점 <4> ‘청년시민’은 왜 부산시의 ‘그런 조직 개편’ 반대했나

일자리만 해결하면 된다? 市 청년정책 역행에 2030들 반기

  • 김지현 시민기자
  •  |   입력 : 2021-06-24 19:13:19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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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정책 담당 성장전략국 해체
- 산학창업국 신설해 정책 이관
- 청년문제가 취창업 하위범주 돼
- 기업·대학 중심 논의체로 회귀

- 대안적 삶 꿈꿨던 젊은이들 실망
- 청년모임 재조정 촉구 서명운동
- 시장직속 청년부서 배치 등 요구
- ‘청년산학창업국’으로 수정 성과

지난 6월 17일 부산시의회 정례회 1차 기획재경위원회에서 부산시가 제출한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이 안건으로 다뤄졌다. 지난 한 달여 동안 뜨거운 논쟁거리였던 부산시의 ‘산학창업국’ 신설 방침을 담은 개편안은 결국 ‘청년산학창업국’ 설치로 수정되어 가결됐다. 이 논쟁의 중심에는 ‘청년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알리는 청년모임’(이하 청년모임)이 있었다.
   
청년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알리는 청년모임(이하 청년모임 구성원들이 지난 5월 31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모임은 당시 부산시가 추진하던 조직 개편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며 청년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더욱 명확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산학·창업의 하위범주? No!

‘청년모임’은 올해 5월 26일 부산시가 입법예고한 조직개편안에 대한 우려와 문제의식으로 모였다. 조직개편안의 주된 내용은 청년정책을 담당하는 ‘성장전략국’을 해체하고 ‘산학창업국’을 신설하며, 산학창업국의 하위 과제로 ‘청년정책’을 배치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산학창업국이라는 이름처럼, 최우선 과제를 ‘대학 및 산학협력’으로 설정했다. 청년정책의 주요 파트너로 청년이 아니라 ‘기업과 대학’을 설정한 것이다. 미래를 위한 우선 과제이자 전략사업으로 평가받던 청년정책은 개정안에서 산학·창업의 하위 범주로 여겨져, 일자리 문제가 곧 청년문제의 전부라는 과거 인식을 되풀이한 것이다.

산학창업국의 이름으로 열리는 회의 테이블에서 ‘취업 이후의 삶’을 살고 있는 청년, ‘대학 밖의 삶’을 살고 있는 청년, 취업·창업을 넘어 ‘대안적 삶’ 형태를 꿈꾸는 청년은 투명인간이 될 것이라고 우리는 판단했다.

■ 시계를 거꾸로 돌리지 마오!

급작스러운 상황에서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움직인 ‘청년모임’은 부산시가 조직 개편 관련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마지막 날인 5월 31일 기자회견을 했다. 시가 입법예고를 알린 날부터 주말을 포함해 단 5일이라는 촉박한 기간이었음에도, 부산시 조직개편안에 대한 반대 의견 온라인 서명에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기자회견 현장에서는 시험기간인 대학생 청년,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년, 교수, 청년단체 활동가, 부산시 청년위원, 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 참여자 등 다양한 시민이 목소리를 냈다. 부산시 청년정책이 후퇴하는 것에 대한 우려 목소리였다.

지난 20여 년간 산업 중심·대학 중심·기업 중심의 청년정책을 편 결과가 지금의 청년 현실이다. 청년의 마음건강지표는 악화하고, 청년자살률은 낮아지지 않았다. 대학이 제공하는 교육이 더는 안전한 미래를 약속해주지 않기에 대학진학률이 낮아진다. 코로나19로 소상공인이 무너졌다. 청년문제 대응 방법으로 푸드트럭과 청년몰을 제시했지만, 점포 정리를 하는 청년 창업자의 곁엔 아무도 없었다.

물론, 부산에서 청년이 새로운 청년정책을 조금씩 만들어가는 과정에 부산시는 좋은 파트너였다. 부산청년행복박스 청년월세지원사업 등 다른 지역에 귀감이 되는 정책을 만들었고, 이는 부산시와 청년이 함께 숙의하는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부산시 청년정책은 더디더라도 조금씩 발전해나가는 과정에 있었다. ‘청년모임’은 청년기본법도 제정된 시점에 부산시가 청년정책을 본격화하지 않고 오히려 퇴보시키려 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취업·창업은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유용한 방법일 수 있지만, 유일한 방법이 될 수 없다.

■ 관점 명확해야 유연함도 가능

   
부산시의회를 방문해 간담회를 하는 ‘청년모임’ 구성원들.
5월 31일의 기자회견 뒤 ‘청년모임’이 준비한 ‘조직개편 조정안’과 시민 119의 연서명을 함께 부산시와 부산시의회에 전달했다. 대학·산업·기업 하위 범주에 놓이는 청년정책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과 함께 청년 중심의 청년정책이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는 조직개편을 제안했다. 청년정책의 위상과 규모가 개선될 수 있도록 조직개편 조정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청년정책 부서를 시장 직속 기획조정실로 옮기거나 청년국으로 개편할 수 있는지 논의가 있었다.

부산시의회 상임위에서 청년들의 이런 목소리를 반영한 시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노기섭 의원은 “‘산학창업국’ 신설 발상은 청년의 문제를 너무 협소하게 보는 것” “다양한 청년을 위해 필요한 것이 청년정책” “청년들과 소통하고, 들어보고, 그런 내용을 담는 조직개편이었어야” “나무는 보는데 숲을 보지 못한다”’며 이번 조직개편안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밖에도 입법예고 전에 소통이 부족했던 점에 대해 의원들이 공통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부산시의회가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목소리를 대변하였다. 부산시는 이런 목소리를 수용해 ‘청년정책과’를 선임 과로 하고, ‘산학창업국’이 아닌 ‘청년산학창업국’ 설치로 조정했다.

‘청년모임’은 이 상황을 부산시의회 인터넷방송에서 실시간으로 함께 시청했다. 이 과정에 함께 참여한 김미타(22·가명) 씨는 “급작스러운 상황에 무언가 해보자며 동참했다. 시험 기간이라 여력이 없었지만 시간 내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부산시와 시의회를 찾아다니며 준비한 문서를 전달하고, 우리 이야기가 시의원 발언에서 언급된 경험까지. 청년·시민의 목소리로 무언가 변화하고 반영됨을 오늘 느꼈다”고 말했다.

부산시의 청년정책은 2017년부터 기반을 다지기 시작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여전히 부족함은 있고 정책 형성기를 못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가 이번 일을 계기로 청년정책의 관점을 명확히 해주길 바란다. 정책이 신규 과제를 중심으로 성장기에 들어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작은 변화라도 조금씩 진전할 수 있도록 청년정책의 주요 파트너로서 청년시민들도 함께 목소리 낼 것이다.

■ 참여와 응원의 메시지

‘청년모임’은 이번 일을 진행하면서 119명의 연서명을 받았다고 앞서 밝혔다. 주최 측은 서명과 함께 참여·응원 메시지도 부탁했다. 지면이 한정돼 있으므로 일부를 소개해본다. 청년과 시민의 마음을 진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의 다양한 삶이 존중되길! 정서원.” “청년 중심의 청년정책을! 우동준.” “부산에 계속 살고 싶은 김하라!” “부산 5년 차 배승희.” “요즘 것들이 미래다 요즘 것들을 위한 정책이길! 안수미.” “소통을 바라는! 문소희.” “빌런은 서울만으로도 버거워! 이칠.” “부산청년들의 울타리! 씬수.” “늘 진로를 고민하는! 김예선.” “부산에서 오래 살고픈 한 청년.” “부산 떠날까 말까 하는! 김새암.” “안전하고 서로를 해치지 않는 사회를 바라는! 치키차카초코초코초.” “사랑하는 부산으로 돌아온! 정석호.”

   
“부산에서 일하고 싶은! 나다.” “청년의 경험과 시선으로! 구정선.” “부산에 정뚝떨! 메밀.” “마을에서 살아가는 청년! 영돌.” “부산에서 일하고 싶은! 위종문.” “부산 청년정책 변화의 증인! 박진명.” “청년정책에 대한 생각 좀 그만하고 싶은 사람.” “부산에서 청년으로 살아갈 세명의 자녀를 둔 부산 시민.” “청년들과 함께 살고픈 부산시민! 규니맘.” “홍익인간.” “부산, 지켜보고 있다.” “청년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청년정책을 바라는! 양예빈.” “다시 부산으로 돌아온! 남기태.” “청년 팔이에 지친 1인.” “부산시가 ‘청년’의 존재를 다시 정립하길 바라는! 허태준.” “비진학 청년 노동자! 구아바.” “부산이라는 도시가 청년이 살 만한 도시가 되기를 바라는! 영민.” “부품이길 거부하는! 석현.” “다시 피곤해지는! 이대한 .” “친구들 다 떠난 부산이지만 여기가 너무 좋은! 광안리해적.” “부산을 떠나기 싫은! 박소현.” “부산과 경남을 오가는데 부산에 화가 난! 챈들러.” “부산 구직자 1인.” “ 억장이 와르르! 지윤리.” “부산을 사랑하는 두 딸 엄마.”

김지현 시민기자·㈔부산청년들 이사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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