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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의 청년 관점 <5> 청년정책, 큰 전환 필요하다

주거 고민 덜어주고 사회진입 활동 지원…청년 선호정책 더 늘려야

  • 김지현
  •  |   입력 : 2021-07-22 19:16:37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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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살리기 목표로 한 인재 양성
- 결혼·출생 유리한 환경 조성정책
- 청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아냐

- 2030 유입 목표로 한 과제들
- 일자리 창출에 초점 맞춰져 한계
- 자율성·권리보장 위한 고민 필요

- 월세·사회 진입 활동비 지원 등
- 만족도 높은 기존사업 확대하고
- 신규과제 발굴에 市 역량 쏟아야

“한 번도 게으르게 산 적이 없는데 왜 이렇게 남는 게 없고 힘든지 모르겠다.” 올해 4월 3일 MBC 방송에서 기획한 ‘코로나 시대의 K청년’ 마지막 편에서 인터뷰이로 나온 한 청년의 말이다. 이 프로그램의 유튜브 영상 아래에는 ‘2030세대는 이런 세상에 내 자식이 나 같은 경험을 할까 봐, 불행할까 봐 안 낳는거다’ ‘하루하루 살아가기 버거운데 인구소멸이 위기라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숨이 턱 막힌다’는 댓글들이 눈에 띈다.
   
지난 13일 부산경실련 ㈔부산청년들 부산청년유니온이 공동 주최한 세미나 ‘부산 청년, 나의 일은 어디에 있을까?’에서 참가자들이 청년일자리 정책 분야 등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 누가, 왜, 자꾸 청년을 ‘규정’하나

부산시는 인구정책 기본조례를 제정(2020년 2월)하고, 인구정책위원회 심의를 통해 2021년 인구정책 기본계획을 수립(2021년 7월)했다. 앞으로 10년이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한 마지막 골든 타임임을 인식하고, 그간 사회경제적 통념 및 행·재정 여건상 표면화하기 어려웠던 주요 과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새롭고 혁신적 접근방식을 제시하는 것이 기본방향이다.

인구정책 기본계획에 명시된 청년정책 과제 중 청년인재 지역정착 기반 조성 세부과제는 ‘지역대학 위기 극복’ ‘디지털 융합’ ‘지역기업’ 등이 언급돼 있다. 산학협력을 통한 일자리·창업활성화와도 일부 연관된, 단순히 계량화된 목표 인구수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패러다임 변화를 핵심으로 두자는 것이 부산시 인구정책 기본계획이 제시하는 방향성이다.

그러나 여기서 호명되는 ‘청년’은 여전히 ‘인구재생산력을 높이기 위한 인구수’로 측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 살리기를 목표로 청년인재를 양성하고, 출생률 제고를 위해 결혼·출생에 유리한 환경을 만드는 청년정책은 ‘새로운 패러다임’도, ‘청년을 위한 정책’도 아니다.

■ 방향과 과정, 면밀히 챙겨야

청년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는 청년정책으로는 행정안전부 예산으로 집행되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이 있다. 2018년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 중 ‘우리 마을 청년보안관’의 이슈가 발단이 돼 사업 참여 청년들과 청년단체들의 문제제기가 있었다. 노동 착취와 폭력적 조직문화, 원하는 일경험을 제공받지 못하는 문제에 청년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낸 것이다.

2021년 기준으로 부산시의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은 70개가 시행되고 있다. 청년의 지역 정착을 목표로 하는 기존 정책사업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언급하는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디지털 경제혁신 키워드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변화하는 고용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추경이 투입된 비대면·디지털 분야 청년 일자리 지원사업(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4유형)도 정원 미달이 되는 등 여러 문제가 있다. 최근 부산시와 쿠팡의 MOU 체결을 통한 ‘2200억 원 투자 3000명 일자리 창출’ 계획 발표는 양적 확대를 이뤄낸 성과로 볼 수 있으나 쿠팡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보도를 보면 청년을 위한 좋은 일자리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 청년? ‘이행기의 시민’이다

올해 7월 13일 부산경실련, ㈔부산청년들, 부산청년유니온이 공동 주최한 세미나 ‘부산 청년, 나의 일은 어디에 있을까?’에서 4차 산업혁명 분야 청년일자리 정책 논의가 있었다. 부산경실련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산의 4차 산업혁명 관련 일자리 정보를 알아본 적이 있습니까?’에 대해 ‘없다’는 응답이 70.4%였다. 4차산업혁명 관련 취업 또는 창업을 준비한 적이 없는 비중은 68.5%였고, 관련 자격증이 없다고 응답한 비중은 66.3%였다.

이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인프라를 늘려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청년이 겪는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당장 중요한 게 4차 산업혁명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에서 끊임없이 언급되는 ‘청년 유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청년’ 개념 재정립이 필요하다. 청년정책에서 말하는 ‘청년’은 단순히 법적 연령으로 규정되는 집단이 아니다. 교육, 일자리, 주거, 독립 등 사회적 과업을 수행하는 시기, 즉 ‘이행기’로 봐야 한다. 청년이라는 시기를 지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회문제, 불안정성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 바로 청년정책이다.

■ 일자리 정책의 ‘부속품’ 아냐

‘부산광역시 청년 기본 조례’와 ‘청년기본법’ 제정은 청년 이행기에 일어나는 사회문제를 지역사회가, 국가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였다. 2004년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이 제정되고 일자리 중심, 시혜적 관점, 전문가와 행정 주도로 만들어져왔던 청년정책 패러다임은 ▷종합적 정책 ▷기본권 관점 ▷청년 당사자 주도로 변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청년인구 유입을 목표로 하는 청년정책은, 청년 이행기의 시민이 ‘자율성’을 구현하는 동안 특정 지역에 정착하기를 스스로 결정하고, 청년시민으로서 권리를 평등하게 행사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거나 차별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현재 부산시 청년정책 사업은 청년 문제를 일자리 문제로만 다루었던 과거 패러다임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2021년 기준 부산시 전체 예산의 1%도 채 안 되는 소규모 예산으로 다종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73개 청년정책은, 정책 대상이 ‘청년 50% 이하인 청년정책’은 시행계획에서 제외하라는 중앙정부 지침과 70개나 되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을 1개로 총괄 적용한 숫자다.

■ 청년 세대, 단일하지 않다

   
부산시 청년정책 패러다임 전환은 청년 이행기 관점을 잘 적용하고, 단일하지 않은 청년을 위한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청년 월세 지원 사업, 청년 사회진입 활동비 지원사업(청년 디딤돌카드+) 등 청년의 만족도가 높은 기존 직접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불안정한 상황을 잠시나마 버티기 위해 기획됐던 한시적 사업의 다음 신규 과제를 발굴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시민기자·㈔부산청년들 이사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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