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과당 전공 인원 20명으로 축소
- 학기 이수과목도 9개 →5개로
- 교육과정 단순화해 집중도 높여
- 수업 시간은 늘려 체험기회 확대
- 학생 선발·강의내용·현장실습 등
- 200여 개 기업 맞춤형 교육 실시
- 채용기간 맞춰 학사일정도 조정
- 교수 ‘킬러 콘텐츠’ 역량 강화
- 재학생 각종 편의시설 리뉴얼
- 진로직무매칭시스템도 운영
대학에서 직무 관련 이론과 실무를 배우고 취업을 하지만, 정작 기업에선 ‘쓸 만한 인재가 드물다’는 푸념이 나오기 일쑤다. 결국 재교육이 이뤄지는데 이때 학생은 학교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는 불만을 품게 된다.
부산과학기술대는 이러한 결과가 반복되는 건 교육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전공별 인원을 줄여서 전문성과 집중도를 높이고, 실습 시설에 과감하게 투자해 현장감을 살리는 등 다양한 시도와 혁신을 거듭하는 이유다.
강기성 부산과학기술대 총장은 “대학이 위기일수록 아낌없는 재정 투자로 학생이 오고 싶은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며 “학과당 20명으로 전공을 분리하고, 교육과정을 단순화하는 한편 융합 수업을 늘리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 과목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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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과학기술대 강기성 총장은 “대학이 위기일수록 아낌없는 투자로 학생이 오고 싶은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곽재훈 기자 |
부산과기대는 학생의 학습 부담을 덜고 제대로 심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학기당 이수 교과목 수를 줄이고 있다. 한 학기에 보통 7~9개 교과목을 이수하는데, 제대로 공부하는 과목은 1, 2개에 불과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학은 학기당 수강 과목을 3~5개로 줄이고, 대신 시수(주당 수업 시간)를 5, 6시간으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일부 교과목은 이미 이 같은 수업 형태를 적용하고 있다. 강 총장은 “융합교육을 하려면 기존 시수(2, 3시간)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며 “수강 과목 수와 시수를 바꾸는 등 다양한 교육 형태를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강의실도 반으로 나눠 한쪽은 이론 수업 공간을, 다른 한쪽은 현장과 같은 형태의 실습 공간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한 반에 학생은 10~15명으로 줄여 직접 체험해보는 기회를 확대했다. 강 총장은 “이론 수업의 집중도를 높이고 실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많은 투자를 한다”며 “단순히 직무만 가르치는 건 기업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고, 전문대는 그 이상을 제공해야 존재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맞춤형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가령 워커힐 호텔의 경우 입학생 선발 과정에서부터 호텔 측과 함께 학생을 뽑고, 교육 프로그램은 공동으로 구성해 강의 및 현장실습을 나눠 교육한다. 학사일정도 기업에 맞춰 유연하게 진행한다. 워커힐 호텔은 매년 10월 채용을 하기 때문에 부산과기대는 9월까지 2학기를 모두 끝내는 집중식 교육을 실시한다. 이러한 맞춤형 교육에 200여 개 사업체가 협약을 맺고 5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지금은 해외 진출한 우리나라 업체와 협약하고 현지 유학생이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도 추진 중이다.
■교수 전공별 특성화 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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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과학기술대 캠퍼스 전경. 국제신문DB |
부산과기대는 교수의 콘텐츠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대학의 특성화 못지않게 교수의 자기 분야 특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곳 교수는 학생이 취업할 기업체에 직접 가서 선체험을 하고, 방학 기간 연수도 받고 있다. 강 총장은 “교수도 킬러 콘텐츠를 가지고 실무 기업인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을 갖춰야 한다”며 “그동안은 학생들이 부산과학기술대라는 이름을 보고 입학했지만, 앞으로는 교수의 네임밸류를 보고 오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 번 명장이 됐다고 평생 명장인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꾸준한 자기 발전이 없으면 도태될 수 있다”며 “전문대라면 재취업 교육을 받는 학생도 제대로 배웠다고 할 정도의 수업 질을 담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학은 강의실뿐만 아니라 각종 편의시설까지 학생이 만족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데 공을 들인다. 요즘 MZ 세대는 학업이든 일이든 즐거워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공부하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직장에 취업하고 일을 하는 것도 즐거움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대학의 사명으로 여겼다.
강 총장은 “학생이 아르바이트나 현장실습 데이터를 입력하면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자동 연계되는 진로직무매칭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학생의 적성과 특기를 파악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업체를 찾아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기업도 직원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는 쓴소리도 했다. 그는 “기업이 잘 키워놓은 학생을 뽑아갈 때엔 대학에 도네이션을 해야 한다. 쓸 만한 인력이 없다며 핀잔만 주는 건 잘못이라 생각한다”며 “최근엔 기업이 먼저 학생에게 가르쳐주길 바라는 프로그램을 주문하고 함께 수업 설계를 하는 등 교육에 적극 참여하는데, 여기 참여한 학생 90%가 취업에 성공하고 유지취업률도 높다”고 지적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