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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빈곤 주거 개선-사업 성과와 과제 <상> 환경 변화에 밝아진 아이들

벌레·곰팡이 사라지니 자존감 쑥쑥 “우리 애가 달라졌어요”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21-09-14 22:22:04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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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움 받은 85명 만족도 조사
- 집 바뀌자 2.65→ 3.85점 올라
- “친구 초대할 수 있게 돼 좋아요”
- 아토피도 28.2→ 9.4%로 감소

- 미혼모·다문화 사각지대 여전
- 촘촘한 복지그물망 정책 필요성

‘10대의 빈곤’은 2019년 9월 국제신문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공동으로 진행한 기획 시리즈다. 시리즈는 특히 주거 빈곤 문제를 집중 조명했는데,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의 후원을 받아 실제로 아동 빈곤을 해결하는 데 힘썼다. 지난해 9월부터는 ‘10대의 빈곤 시즌 2 - 아이에게 집다운 집을’이라는 기획 시리즈를 통해 지역사회의 후원금을 모아 주거 문제를 개선했다. 부산시의회는 아동 주거 빈곤 조례도 제정해 제도적인 뒷받침을 했다.
주거 지원 사업 전 은수(8·가명)네 주방 모습(왼쪽)과 지원을 받아 이사한 집의 개선된 주방 모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국제신문은 어린이재단과 함께 지난 2년간의 아동 주거 지원 사업의 성과를 분석하고, 앞으로 정책 방향에 대해 제언하는 시리즈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아이와 부모 모두 “밝아졌어요”

“보일러가 잘 돌아요” “잘 때 비좁지 않아서 좋아요” “곰팡이와 벌레가 없어요” “피부가 안 좋아서 태권도를 못 갔는데, 지금은 약 바르면 금방 나아요.”

어린이재단의 주거 지원 사업 후 아이들의 인터뷰 내용이다. 그저 두어 평 남짓한 작은 방이 생겨서, 화장실이 실내에 있어서, 약을 바르니 피부병이 잘 나아서, 곰팡이와 벌레가 없어서 좋다고 답했다.

어린이재단이 지원 아동 85명을 대상으로 주거 만족도(5점 만점)를 조사한 결과 사업 전 2.65점이었던 점수는 3.85점으로 1.2점 올랐다. 자기 방이 있다고 대답한 비율도 28.2%에서 68.2%로 늘었다. 집이 바뀌자 아이들은 자존감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주거 지원 후 자신에게 무엇이 크게 변했느냐고 묻자 아이들이 가장 먼저 꼽은 대답은 “마음이 편하다(21.2%)”였다. 다음이 “밝아졌다(20.0%)”였고, 세 번째로 많이 꼽았던 대답은 “친구를 집에 데려올 수 있다(16.5%)”였다.

보호자도 마찬가지 대답이었다. “아이가 밝아졌다(20.8%)” “마음이 편하다(18.3%)” “아이가 친구를 데려올 수 있다”(9.2%)를 꼽았다. 부모 A 씨는 “전에는 집에 비가 새고 이러니까 아무래도 부끄러워했다. 이제는 친구가 와도 편해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들은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질문에 천식(11.8→4%), 비염(45.9→30.6%), 아토피(28.2→9.4%)가 모두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부모 B 씨는 “이사 후에 비염 때문에 이비인후과 가는 일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아동 주거권은 보편적 권리”

지난 3년간 주거 지원 사업에도 불구하고 부산에는 여전히 도움을 기다리는 사각지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부산의 한 미혼모 복지시설 퇴소를 앞둔 미혼모 C 씨도 사각지대에 놓였다. 입소 기간이 만료돼 곧 복지시설을 나가야 하는데 주거비와 생활비 모두를 동시에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C 씨는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홀로 아이를 출산했고, 임신 출산 양육 기간 등 거의 2년 동안 제대로 경제활동을 하지 못했다. C 씨는 “이곳의 입소 기간은 1년이다. 나는 1년을 채운 후 6개월 연장 기간까지 끝나 곧 나가야 한다”며 “임신하고 아이를 키우느라 돈도 모으지 못했는데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베트남에서 한국 남자와 결혼해 부산에서 정착한 D 씨도 마찬가지로 막막한 처지다. 남편과 사별한 후 재혼했는데 남편의 폭력 탓에 아이 셋을 데리고 어렵게 살고 있다. 제3 금융으로 200만 원을 대출받아 방 2개짜리 집을 잡았지만, 방 한 곳은 짐을 보관해야 해 3명이 모두 한 방에서 생활한다.

지적 장애를 가진 아들과 둘이 사는 E 씨는 단칸방에 살고 있다. 아내는 집을 떠난 지 오래고, E 씨는 신용불량 상태다. 보증금 150만 원에 월세 14만 원짜리 원룸에 사는데, 화장실이 밖에 있어 아들의 대변 실수도 잦다. 그러나 샤워실이 없어 항상 E 씨가 아동을 어렵게 씻기고 있다. 방에 습기가 심해 벽마다 곰팡이가 가득한 상태다.

전문가는 촘촘한 복지 그물망으로 사각지대를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노희헌 부산본부장은 “정부가 여러 정책을 시행하지만 여전히 아동 주거 빈곤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고, 주거 지원이 매우 절실한 상태”라며 “모든 아동이 보편적 주거권을 누리도록 아동 주거 빈곤 가구를 유형화한 체계적 지원으로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기획: 국제신문·초록우산 어린이재단

◇ 최저주거기준 미충족 세대 주거지원 전·후 비교     

항목

주거지원 전(비율)

주거지원 후(비율)

증감 비율

면적

15세대(19.7%)

6세대(7.9%)

11.8%p↓ 

6세 이상 부모 방 분리 안됨

42세대(55.3%)

21세대(27.6%)

27.7p↓ 

8세 이상 이성 자녀 상호 분리 안됨

15세대(19.5%)

6세대(7.8%)

11.7%p↓

필수 설비 기준

17세대(22.4%)

7세대(9.2%)

13.2%p↓

구조 성능 기준

73세대(96.1%)

46세대(60.5%)

35.6%p↓

※자료 : 76세대 응답,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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