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군이 수승대 이름 지키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거창군은 24일 군청 상황실에서 문화재청의 수승대 이름 변경과 관련해 지역 예술 관련 단체와 지역 기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군은 간담회에서 모인 의견을 토대로 오는 27일 문화재청장을 만나 수승대 이름 변경에 대한 거창군의 입장과 여론을 전달할 계획이다.
앞서 문화재청은 영남의 절경지인 수승대(搜勝臺·명승 제53호)의 명칭을 수송대(愁送臺)로 바꾸기로 했다. 또 지난 6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이를 확정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이 수승대 명칭을 바꾸기로 한 것은 명승으로 지정된 일부 문화재가 역사성 논란을 빚은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최근 문화재청은 이를 엄격히 하기 위해 전국 명승과 별서정원(전원이나 산속에 지은 정원)을 대상으로 역사성 고증작업에 들어가 그 결과를 공개했다. 공개 결과 수승대 명칭은 퇴계 이황의 제명시인 ‘수승대에 부치다(寄題搜勝臺)’에서 비롯됐다는 것. 고증을 통해 수송대라는 이름은 삼국시대부터 유래된 것으로 확인돼 명칭 변경을 결정했다.
수송대라는 이름은 거창 일대가 백제국에 속했을 무렵, 국력이 쇠했던 백제는 당시 강대국 신라로 사신을 보내는 일이 잦았는데, 신라로 간 백제 사신 가운데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에 근심 수(愁)와 보낼 송(送)을 써 수송대로 불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역 주민은 “수송대에서 수승대로 바뀌어 불러온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며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쓰고 있는 수승대 명칭을 굳이 역사적으로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수송대로 변경하는 문화재청의 결정은 잘못됐다”고 강하게 반발한다.
한편 수승대는 거창군이 1986년 관광지로 지정하고 조성했다. 특히 거창 국제연극제 개최와 함께 전국에서 관광객이 방문하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해 널리 알려진 명승지다. 또 동일 지구 내 관광지로서의 수승대와 문화재로서의 수송대로 명칭이 이원화되면 관광객과 군민의 혼선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