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사립대 교수들이 학교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잇달아 승소하고 있다. 지난달 경성대에 이어 동아대 교수 100여 명도 동아학숙에 제기한 임금 소송에서 2심까지 승소했다. 하지만 경성대와 달리 동아대는 2심 결과를 수긍하지 않고 재판을 대법원까지 끌고 갈 거란 전망이 나온다.
25일 동아대 교수협의회에 따르면 부산고법 민사1부는 동아대 전·현직 교수 등 교직원 130여 명이 제기한 임금 소송에서 밀린 임금과 연구보조비, 명예 퇴직수당 차액 등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동아대는 교수들에게 1993년부터 10년간 ‘국립대학 교원 봉급표’에 준해 봉급을 지급했다가, 2013년부터는 봉급을 동결했다. 교수들은 대학 측이 구성원 동의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임금 규정을 파기했다며 소송을 제기(국제신문 2019년 8월 17일 자 8면 등 보도)했다.
동아대 교직원 보수 규정은 교직원의 봉급에 대해 ‘공무원별 봉급표 구분표상의 일반직·기능직 및 대학 교원 봉급표에 준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동아대는 해당 규정의 ‘준한다’는 표현은 ‘준용한다’란 의미로,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며 학교 법인의 재량에 달린 문제라고 주장했지만, 1·2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교수협의회는 이번 선고 결과에 따라 아직 법적 대응을 하지 않은 교수들까지 소송전에 뛰어들면 동아대가 지급해야 할 금액이 1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동아대 교수들의 소송 제기 경위 및 2심까지의 결과는 경성대 사례와 매우 유사하다. 경성대 역시 재정난을 이유로 2012년부터 교수를 포함한 교직원 임금을 동결하면서 교수들이 소송전에 나섰다. 1, 2심 재판부 모두 취업 규칙 변경 과정에서 구성원 과반수 동의가 없었던 점을 들어 교수들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두 대학의 대응은 딴판으로 갈린다. 경성대는 지난달 말 2심 결과를 받아들자마자 지급을 위한 임금 산정 절차를 시작했다. 하지만 동아대는 “아직 상고가 가능한 기간”이라며 “상고를 검토 중이어서 답변할 수 없다. 기한 내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태도로 일관한다.
교수협의회와 변호인 측은 동아대가 상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 사건을 맡아 진행한 법무법인 민심 변영철 변호사는 “아직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교수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동아대로서는 상고를 통해 판결 확정 시점을 뒤로 미루는 게 낫다고 판단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성대의 경우 적어도 취업규칙을 변경하려는 절차는 밟았지만, 과반수 동의를 얻지 못한 게 문제가 됐다. 하지만 동아대는 이런 절차조차 없이 임금을 동결하고 연구보조비를 삭감해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지역 명문 사립으로 꼽혀 모범을 보여야 할 동아대가 일방적 임금 동결에서부터 소송 대응에 이르기까지 부끄러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