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구 행정 착오? 업자만 배 불린 일몰해제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 주차장, 실시계획 인가 없이 20년 운영

  •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   입력 : 2021-09-26 22:05:00
  •  |   본지 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일몰제 해제로 300억 시세차익
- 법 절차 따른 업자만 억울한 셈
- 고의든 실수든 구청 대처 도마위

46년간 도시계획시설상 주차장으로 묶여 있던 부지가 관할 지자체의 안이한 행정으로 일몰제에서 해제되는 특혜를 봤다. 규제가 풀리면서 단기간에 수백억 원의 시세차익이 발생, 민간업자의 배만 불린 꼴이 됐다.


26일 부산 해운대구에 따르면 우동 그랜드호텔 옆 주차장 부지는 1974년부터 도시계획시설상 주차장 용도로 지정됐다가 일몰제에 따라 지난해 6월 30일 해제됐다. 당시 5필지 중 4필지가 해제됐는데, 해제가 안 된 A 필지는 2014년 민간 사업자가 주차장 용도로 쓰겠다며 실시계획 인가를 받아 주차장을 건립하면서 집행이 완료돼 제외됐었다.

그랜드호텔이 소유하고 있던 주차장 부지도 20년 전부터 주차장 용도로 써왔기에 일몰제 해제 대상에서 제외됐어야 했지만, 행정 행위 누락으로 큰 시세 차익을 얻었다.

국토계획법상 도시계획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자는 실시계획을 작성해 인가를 받아야 한다. 해제가 안 된 A필지는 이 절차에 따라 주차장으로 건립해 인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랜드호텔은 인가 과정 없이 주차장을 지어 사용해 왔다. 2층 높이 주차장을 지으면서 2002년 관할 지자체에 공작물 축조 신고를 했을 뿐이다. 실시계획 없이 도시계획시설 사업을 한 경우, 해운대구는 공사 중지나 공작물 이전, 그 밖에 필요한 처분을 할 수 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2002년 공작물 축소 신고 당시에라도 실시계획을 받도록 했다면 일몰제 대상이 아니었지만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 주차장 부지는 지난해 자동 해제됐다.

그 결과 가치는 급변했다. 해당 주차장 부지는 해운대 해수욕장 라인 중 40년 넘게 개발되지 못했던 알짜배기 땅이다. 일몰제 해제 3개월 전 이 부지를 57억7000만 원에 매입한 ㈜엠디엠플러스는 지난 5월 378억 원에 매도해 3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차익(국제신문 지난 10일 자 3면 보도)을 얻었다.

행정 절차대로 주차장을 지은 A필지 소유주는 “옆에도 같이 주차장으로 써 왔는데 우리만 해제되지 않았다. 형평성에 어긋나지만 지자체와 대립하기 싫어 참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행정이라고 비판한다. 경성대 강동진(도시공학) 교수는 “구청이 관련 절차를 정말 몰랐을 수 있지만, 일대 주차장이 부족하니 아무 조치를 안 했을 수도 있다”며 “해당 부지의 가치 변화를 고려하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부산대 정주철(도시공학) 교수는 “주차장인 도시계획 부지에 주차장을 설치했으니 당연히 실시계획을 받아야 한다”며 “해제 전에라도 현장을 살펴 조치했어야 했지만 그냥 넘어간 것은 책임 행정을 넘어 윤리의 문제”라고 말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해제되기 전까지 실시계획이 들어오지 않아 자동 해제됐다”며 “과거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6. 6[사설] 신세계타운, 센텀시티의 새 도약과 부산의 미래 이끌길
  7. 7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8. 8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9. 9“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10. 10“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1. 1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2. 2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3. 3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4. 4‘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5. 5“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6. 6민주, 조희대 ‘계엄 동조’ 여부 정조준
  7. 7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8. 8이 대통령 '순방 외교' 공방, '돼지 눈엔 돼지" 표현 논란도
  9. 9사천 공군기지 훈련기 공중 충돌 뒤늦게 알려져…부상자 없어
  10. 10北, 집속탄두 위력 과시…‘축구장 18개 면적’ 초토화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6. 6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7. 7롯백 편집숍 ‘시시호시’ 부산 감성 입었다
  8. 8중산층 10명 중 4명 벌이 줄었다
  9. 9조선 빅3 공동납품망 완성…부산 기자재 플랫폼 안착(종합)
  10. 10‘고부가 데이터’ 노린 AI해킹…새로운 보안 패러다임 급부상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3. 3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4. 4“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5. 5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6. 6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7. 7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8. 8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9. 9대학·마을에 스며든 이전 기관…지자체는 정주지원 화답
  10. 10“부산형 상병수당, 고령노동자도 줘야”
  1. 1“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2. 2“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3. 3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우리은행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부산에 살어리랏다…신(新)청산별곡
대학·마을에 스며든 이전 기관…지자체는 정주지원 화답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