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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32> 원칙과 변칙 : 세상이치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1-09-27 19:20:04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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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음악시간에 배웠다. 도가 근음일 때 도-미-솔은 으뜸화음, 파-라-도는 버금딸림화음, 솔-시-레는 딸림화음이다. 세 가지 화음 모두 3화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3화음만으로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 수 있다. 그러다 네 개 음으로 이루어진 화음이 생겼다. 가령 도-미-솔 3화음 위에 시를 넣은 4화음이다. 도로부터 7번째 음인 시가 들어 가서 7th 코드라 부른다. 그러다 옥타브 위로 맨 아래 도로부터 9번째 음인 레, 11번째 음인 파, 13번째 음인 라를 넣었다. 긴장(tension)하는 듯한 소리가 들리니 변칙적 텐션 코드다. 음악적 색깔이 묘해졌다. 이렇듯 3화음으로부터 시작하여 근음으로부터 7번째 음을 넣은 4화음, 옥타브 위 9, 11, 13번째 음을 셋 다 넣으면 7화음 코드까지 만들 수 있다.

원칙보다 변칙적인 4화음 이상 코드와 4주기 이상 원소
이러한 일곱 7음계 음악세상 이치는 일곱 7주기 만물세상 이치와 닮았다. 만물세상의 이치가 원소주기율표에 오롯이 다 들어 있다. 원소주기율표 3주기까지의 원소들과 3주기 원소와 전자껍질이 똑같은 4주기 1족 칼륨과 2족 칼슘까지, 즉 원자번호 20번째까지가 음악세상에서 3화음 코드에 해당한다. 3화음 코드 만으로도 아름다운 음악세상을 만들 수 있듯이 수소 산소 탄소 질소 인 등이 있는 3주기까지의 원소들 만으로도 얼마든지 조화로운 만물세상을 이룰 수 있다. 그런데 원자번호 21번부터 4주기 원소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질량이 보다 큰 금속 원소들이 시작되는 것이다. 다른 전자껍질로 구르듯(轉) 옮겨간(移) 이러한 원소들을 전이(轉移) 원소라 부른다. 4주기 원자번호 21번부터 30번까지에 철과 구리가 있다. 태양보다 큰 별들 내부에서 생겨 어쩌다 지구로 박힌 원소들이다. 음악세상에서 4화음 코드에 해당한다. 5주기 39번부터 48번까지, 6주기 57번부터 80번까지, 7주기 89번부터 112번까지에 은, 금, 우라늄 등이 있다. 인공실험으로 만든 원소들도 있지만 주로 초신성 폭발로 생겨 어쩌다 지구로 박힌 원소들이다. 이러한 원소들은 음악세상에서 텐션 코드에 해당한다.

음악세상이 3화음 코드만으로 이루어졌다면 단순했을 것이다. 4화음 7th 코드를 주로 쓰는 블루스 음악도, 텐션 코드를 많이 쓰는 재즈 음악도 생길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만물세상이 3주기까지의 원소들 만으로 이루어졌다면 단순했을 것이다. 구리를 쓰는 청동기 문명도, 철을 쓰는 철기 문명도 나타날 수 없었다. 음악세상이 3화음을 넘어 다양해졌듯이 만물세상도 3주기까지의 원소들을 넘어 다채로워졌다. 다양함과 다채로움은 원칙이 아니라 변칙으로부터 나온다. 7음계 안에서 3화음이 원칙에 따른다면 4화음 이상부터는 변칙적이다. 거슬리게 들리는 불협화음까지 받아들인다. 마찬가지로 7주기 안에서 3주기까지의 원소들이 바로 전 글 531회에서 언급한 8전자 원칙에 따른다면 4주기 이상부터의 전이원소들은 변칙적이다. 원자의 성질을 결정짓는 외곽(外廓)의 외각(外殼) 전자들이 요상하게 움직인다. 또라이같다. 그런데 세상은 원래 그렇게 움직인다. 도는 고래인 돌고래처럼 이리저리 돌고 도는 아이인 돌아이, 즉 변칙적 또라이가 오히려 대원칙이다. 세상이치가 원래 그렇다. 주로 변칙에 따른다. 그렇다고 반칙은 아니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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