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주거기준 10년간 개정된 적 없어
- 임대주택 가점·주거 개선 지원 등 필요”
국토교통부 고시로 규정되는 최저주거기준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조건’을 의미한다. 현행 기준은 4인 가족의 경우 주거 면적 43㎡(13평)에 방 3개를 최저 조건으로 규정한다.
부산복지개발원 최훈호(사진) 박사는 “최저주거기준은 강제가 아닌 권고 사항이다. 13평이라는 열악한 조건은 2011년 최저주거기준이 시행된 이래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았다. 성장기 아동에 대한 고려도 이 기준에 포함돼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간 시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최 박사는 “국토부와 국토연구원 등 기관이 관련 연구사업을 진행해왔다. 앞서 2016년 최저주거기준의 최상위법이 주택법에서 주거기준법으로 바뀌면서 최저주거기준법도 개정해보려 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럽이나 일본 등 국가가 이 기준을 여건에 맞도록 여러 차례 개정해온 것과 대조적이다.
최 박사는 이유 중 하나로 최저주거기준 개정 시 정부가 받을 수 있는 부담감을 꼽았다. 이 기준은 권고 사항이자, 주거 실태를 조사할 때 조사지표로 사용돼 통계적 활용 가치를 지닌다. 그는 “열악하다고 할 수 있는 현재의 기준으로 조사해도 기준 미달 가구가 전체 5.5% 정도 수준으로 집계된다”며 “이 기준을 강화하면 부산의 경우 미달 가구 비율이 두 자릿수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개선 자체를 부담으로 느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저주거기준 설정에서의 아동 배려’는 지금까지도 반영이 요원한 상태다. 그는 “열악한 환경 탓에 부모, 또는 이성 형제와 분리되지 못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것은 성장기 아동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그런데 아동에게는 경제적으로 주거결정권이 없다. 선거권이 없으니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도 없다. 주체적으로 현실을 개선하기 어려운 처지”라고 말했다.
최 박사는 부산시 청년, 노인 이외에도 아동을 정책 지원 주체로 인지하고 적극적인 상황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가운데 아동이 있는 경우 공공임대주택 입주에서 가점을 주거나, 당장 이주가 어렵다면 환경개선사업 지원 등을 고려할 수 있다”며 “하다 못해 주거 급여를 추가로 보전해주는 방안도 가능하다. 서울은 물론 수원 안산 전주 등 지자체가 국비가 아닌 시·구·군비를 통해 이 같은 시책을 시행중이거나 강구하고 있다. 아동 가구의 경우 중위소득 기준을 낮춰 추가로 주거비를 지원해주는 ‘시흥형 주거비’ 사례도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