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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의 청년 관점 <8> 2021 부산청년주간 참가기

가족돌봄 책임진 청년, 자립 힘든 보호아동…정책 사각지대 들추다

  • 김지현 ㈔부산청년들 이사장
  •  |   입력 : 2021-10-21 19:09:28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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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병·장애가족 돌보는 영케어러
- 사회 환경 변화따라 증가 추세
- 어린 나이 독립 보호종료아동
- 경제적 고충·직업교육 한계 직면
- 구직 뜻 꺾인 무직 청년도 많아

- 부산시 조직 ‘청년국’ 승격 제안
- 내년 청년패널조사 진행 등으로
- 사각지대 없앨 세심한 정책 필요

지난 10월 1일부터 나흘간 ‘2021 부산청년주간’이 개최됐다. 부산청년센터·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부산시·부산청년주간기획단이 함께 열었다. 2020년 부산청년주간 슬로건은 ‘지금이야말로’였다. 2021년 슬로건은 ‘지금부터 더하기’다. 부산청년주간은 청년 이행기에 일어나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목소리를 지역사회에 알리는 공론의 장이다. 올해는 청년의 일상과 그것의 ‘회복’을 주제로 여러 온라인 행사가 펼쳐졌다.
올해 청년주간의 주제는 ‘지금부터, 더하기’였다. 온라인으로 토론을 펼치는 부산청년주간 참가자들 모습이다.
‘이야기 더하기’ 세션에서 ‘청년정책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토론회 : 메우다’의 좌장을 맡은 엄창환 부산청년센터장이 토론회 문을 열었다.

“청년정책의 외연이 확장되고 있으며 청년의 목소리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사각지대에 있던 청년들이 드러나는데, 청년정책에 사각지대가 있는 이유는 소수이거나 사회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놓여있는 등 여러 요인 탓이다. 무엇이 사각지대이고 무엇이 아닌지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리고 청년의 삶이 조금 더 안정되도록 삶의 기반을 보장하기 위해 사각지대 논의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 조기현 저자의 ‘돌봄’ 발제

지난 1~4일 열린 ‘2021 부산청년주간’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
첫 번째 발제는 ‘아빠의 아빠가 되었다’ 저자 조기현이 ‘돌봄받던 존재에서 돌봄하는 존재로’라는 제목으로 했다. 청(소)년기에 가족 돌봄을 하게 되는 상태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를 ‘영 캐어러(young carer)’라고 한다. 영 캐어러는 만성 질병이나 장애, 정신 문제나 알코올·약물의존을 가진 가족 등을 돌보고 있는 18세 미만의 아동 또는 젊은 사람을 가리킨다.

일본에서는 ‘영어덜트케어’ 라고 해서, 후기청년의 가족돌봄에 대한 문제를 가시화하자는 제안이 있기도 하다. 영국은 만 18세 이하로, 호주는 만 25세 이하로 규정했다. 보통, 진로 이행에 필요한 모든 활동과 가족돌봄이 이중고로 얽혀 자립을 준비하는 절대적인 시간이 모자란 청년이 30대가 돼도 이런 상태에서 가족돌봄을 하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을 조기현 씨는 제기했다.

“이 문제는 과연 가족돌봄을 하게 된 청년 소수의 문제일까. 급속도로 변하는 인구 구조, 이혼을 통한 한부모 가정 증가, 조손 가정 증가 등 돌봄을 일찍 시작하는 다양한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 청년기나 청소년기가 돌봄과 무관하다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가정에서 자립하는 시기라고 청년기를 정의한다면, 이러한 영 캐어러는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돌봄의 저평가도 문제다. 돌봄이 ‘공짜 노동’이고 여성들이 하는 일이라며 평가절하해왔던 맥락과도 이어진다.”

“갑자기 부모님이 아프기 시작한다면? 언제 일어날지 예고되는 상황이 아니다.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교육받거나 정보를 습득할 창구가 없다. 어느 날 갑자기 돌봄이 시작되고, 가족 보호자 역할을 병원에서 시작하며 공공기관을 찾아다니긴 하지만 혼자선 감당하기 힘든 문제다.”

조기현 저자는 돌봄 위기 상황에서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 같이 논의할 상담 창구, 방문동행 서비스, 방문진료 서비스, 신체·정신적 의존 상태만 보는 게 아닌, 돌보는 사람이 있을 때 적합한 사람인지 파악하는 사회적 관계 및 환경을 고려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 기준 재설정 등 청년정책 사각지대를 메울 정책을 제안했다.

■ 자립준비청년 이채원 의견

두 번째 발제는 자립준비청년 이채원이 ‘자립준비청년을 준비하는 청년을 위한 고민’ 이라는 제목으로 했다. 2020년 12월 28일, 광주시 남구에서 보호 종료를 앞둔 고교생이 극단적 선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강선우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강서구 갑)은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 주요 내용은 아동보호종료 연령을 만 18세에서 만 24세로 상향하고, 자립 지원 전담기관을 설치·운영하는 등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을 돕는 내용이다.

이 개정안을 토대로 중앙정부는 지난 7월 ‘보호종료아동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보호 연장, 자립지원전담기관 확충, 자립수당 지급 연장, 공공 주거지원, 직업경험 및 진학 기회 확대, 심리·정서 지원을 보장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이런 정책 개선이 추진되면서 보호종료아동의 생활뿐 아니라 명칭도 ‘자립준비청년’으로 바뀌었다. 여전히 어딘가에는 사각지대에서 신음하는 자립준비청년이 존재한다고 이채원은 강조했다. ‘2020 보호종료아동 자립실태 욕구조사’를 토대로 자립준비청년이 여전히 겪는 문제를 크게 ‘경제적 어려움’ ‘진로 탐색의 제한’을 이채원은 언급했다. 자립준비청년 대상 정책이 과거보다 발전한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는 자립준비청년이 많음을 강조했다. 경제적 어려움, 대학교육 접근의 한계, 직업교육 실효성 등 측면에서 조금 더 세밀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 부산경제진흥원 정덕원 팀장

세 번째 발제는 부산경제진흥원 정덕원 팀장이 ‘우리 모두가 니트(NEET)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는 제목으로 했다. 2021년 3월 관계 부처 합동으로 ‘청년고용 활성화 대책’이 발표됐고, 부산시는 구직 단념 청년 지원을 위한 ‘청년도전 지원사업’ 을 신설했다. 청년도전 지원사업은 구직 단념 청년의 자신감 회복과 취업시장 재진입 지원을 목표로 ‘위닛 캠퍼스(We knit Campus)’ 프로그램을 6주간 운영한다. ‘위닛 100 프로젝트’로 니트 청년의 사회적 회복을 위한 100일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정덕원 팀장은 청년들이 각자 현재 여건에서 자기 삶을 사는 것인데, 기성 세대의 일반적인 판단으로 청년을 분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청년 시각에서 니트 청년 문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니트(NEET)는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약자다. 취업 의지가 꺾여 일할 뜻이 없이 지내는 청년 무직자이다.

토론자로 참여한 부산청년정책조정위원회 정서원 위원장은 ‘OO청년’이라는 용어를 계속 만들 것인가, 지금 가장 시급한 사각지대는 20대 여성, 저소득 청년이라 하는데 어떤 문제를 우선 다루고 어떻게 가 닿을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계층으로 구분 짓는 게 아니라, 사례를 중심으로 우리가 어떻게 전체적으로 같이 논의할 수 있는지 체계를 만드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은 정책과 거리가 먼 경우가 있고, 도움이 필요하다고 나타난 청년도 계속 용기 있게 나설 수는 없는 상황이다. 가령 어떤 청년이 니트도 아니고 부양 청년도 아니고 자립준비청년도 아닐 경우, 정책 대상이 아닌 청년을 지원할 수 있는 전반적 체계를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질문을 남겼다.

■ 사각지대 잡는 세심한 정책

노기섭 부산시의원은 부양청년, 자립준비청년, 니트 청년 등의 정책 반영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청년국’ 승격으로 청년정책 위상을 높이며 컨트롤 타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부산시 오미경 청년희망정책과장은 2022년부터 청년패널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청년 당사자들과 접촉하며 필요한 점을 더 세밀히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정서원 위원장은 가장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마음건강상담 사업과 같은 것을 더 촘촘하게 만들어 논의하고, 청년 삶 전반을 보장하기 위한 종합정책 관점에서 빈곳을 어떻게 메꿀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시민기자·㈔부산청년들 이사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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