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 100주년을 맞아 외진 곳에서 도심으로 이전할 것이란 기대를 모았던 독립운동가 박재혁 의사 동상이 현 위치에 머물게 됐다. 대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흉상이 새로 세워질 예정이지만 이마저 예산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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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 수변공원 내 박재혁 의사 동상 앞에서 열린 ‘박재혁 의사 순국 100주기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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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혁의사기념사업회는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박 의사 동상을 이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동상은 현재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원 초입에서 1.6km 떨어진 수변공원 내 자리한다. 사업회와 부산보훈청은 부산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 중 한 사람인 만큼 시민이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이전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부지를 적극 물색했다. 박 의사 생가 인근 동구 범일동 자성대 사거리 쌈지공원(145㎡)이 낙점되고 동구도 부지 제공에 동의하면서 이전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하지만 사업회는 동상 높이가 6.5m에 이르고 제단까지 있어 이전 부지가 너무 좁다고 판단했다. 이전 비용도 2억 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상징성과 유동성 등을 따졌을 때 마땅한 다른 부지가 없어 이전 대신 동상 보다 작은 규모의 흉상을 쌈지공언에 건립하기로 했다. 동상의 크기와 상관없이 박 의사의 공헌과 뜻을 시민이 가까이서 기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예산이다. 흉상은 단순 철조물이 아닌 하나의 예술작품이어서 사업회 측은 약 3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한다. 사업회는 1억 원은 자체 마련할 예정이지만 남은 2억 원은 부산시와 동구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구는 이전을 위해 5000만 원을 준비했지만 새로 건립하면 중복지원 문제 등이 있어 보류했다. 동상 소유자인 부산시 역시 “신규 건립에는 공감대 형성이 먼저”라며 말을 아꼈다. 이경재 ㈔박재혁기념사업회 회장은 “쌈지공원은 박 의사 생가가 바라보이는 곳이어서 의미가 크다. 부산을 대표하는 독립투사인 박 의사를 곳곳에서 기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95년 동구 범일동에서 태어나 부산공립상업학교(현재 개성고)를 졸업한 박 의사는 의열단원으로 활동했다. 1920년 9월 14일 일제의 심장부였던 부산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했다 체포됐다. 이는 의열단 최초로 성공한 거사이자 전국적인 무장투쟁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박 의사는 이듬해 26세의 나이로 숨졌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